독일 베를린 연수기

O&K 중기 공장 견학

정안군 2006. 7. 29. 12:27

오늘 방문지는 베를린 서쪽 끝 Rathaus Spandau에 있는 O&K 중기 공장이다.   오늘부터 담임 교수가 바뀐다.   Mr. Strum에서 Mr. Sell로.   전 Mr. Strum도 그랬지만 이번 담임은 더 말이 없다.   전형적인 독일인.


우선 회사 홍보관을 둘러보는데 피로가 쌓여서 그런지 다리가 몹시 아프다.   나와서 앉아 있었더니 그렇게 아무데나 앉으면 실례라고 통역 정 선생이 좀 언짢은 소리를 한다.


뭐 몸이 힘드니 구경도 일단 뒷전이다.   굴삭기 최대 크기는 800 ton인데 자기들 도르트문트 공장에서 만들었고 그것이 세계 최대란다.    그러나 말로만 들으니 그 크기가 짐작이 가질 않아 뭐 그저 그렇다.   원래 베를린 석탄 저장소였던 장소에 1876년 회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1904년도에 증기기관을 이용한 철 굴삭기를 만들었고 1962년 유압식 굴삭기를 최초 제작했다고.   1876년이면 우리나라는 구한말 시절이고 1904년도이면 일본 아자씨들이 우리나라를 집어 먹으려는 시점인데 우린 그 때 뭐했나 싶어도 그 엄청난 세월의 격차를 뛰어넘어 우리도 굴삭기를 만들고 있으니 우리 민족도 그런 면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원에는 베를린 장벽이 몇 개 놓여있는데 베를린 철거에 이 회사 제품들이 쓰였고 그 때 가져다 놓은 것이란다.


어쨌든 그 임무를 마치고 별로 어울리지도 않는 정원석 역할을 하고 있는 장벽을 보니 우리는 언제 휴전선 장벽이 이 놈들처럼 그 철거 회사 정원 장식품으로 쓰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회사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당연히 우리들 부담이다.   여기는 어디를 가도 공짜는 없다.   그래도 회사 식당이라서 좀 싸게 먹을 수는 있었는데

야, 어떻게 자기네 회사 견학 온 사람들에게 공짜 점심도 안주냐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런 공짜 없음이 회사 측으로 보면 낭비되는 비용을 줄여 노동자들이 충분하게 휴일을 즐기게 만드는 셈.   이래서 유급 휴가 60일에 주 5일 근무로도 회사가 잘 돌아가는 모양.


이 중기공장 견학으로 오늘 일과는 끝이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샤를로텐부르크 궁전에 가본다.


독일제국 황제를 위한 정원이니 당연하겠지만 넓은 공간과 잘 꾸며진 건물들이 아름답다.   그 근처 이집트 박물관에 갔는데 월요일이라서 휴관이다.


오늘은 일찍 쉬라는 것 같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최 선생이 식당에 갔다 나오더니 한마디 한다.   자기네들끼리만 밥 해먹고는 하나도 안 남겨놓았다고.


같은 공간에서 계속 같이 지내다보니 좋지 않은 현상이 눈에 보인다.   그동안 아침은 내가 빠짐없이 해 왔는데 그 동안 고맙다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일일이 반응하다보면 명대로 못산다.


냉장고를 뒤져서 무와 쇠고기를 넣어 국을 끊여서 같이 먹는다.


조금만 비겁하면 세상이 즐겁다는 말.   참 명언 중 명언이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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