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연수기

재료 시험 연구소 견학

정안군 2006. 7. 30. 08:31

오늘 오전은 학교 아스팔트 시험실에서 실시하는 아스팔트 시험 참관이다.   아스팔트 시험은 비교적 간단하고 기계도 그다지 고가가 아니라서 우리 학교에도 대부분 있는데 한 번 시험 하면 그 냄새와 뒤처리가 힘들어 그다지 좋아하는 시험은 아니다.


당연히 아스팔트 시험할 때 나는 황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시험은 시험실 담당 기사가 했는데 이곳 독일 사람들은 어디서든 자기는 자기 분야의 전문가라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는데 이 기사도 당당한 모습이다.


아스팔트 신도시험을 했는데 나도 학교에서 여러 번 해본 것이라서 크게 새로울 것은 없었다.


오후 일정은 Friedrichshagen이라는 베를린 동남쪽 변두리 부근의 재료 시험 연구소 견학이다.


모처럼 S3을 타고 한참을 간다.   U-반에 비해 S-반은 지상으로 다녀서 지루한 면이 좀 덜하지만 그래도 너무 멀리 가니 상당히 지루했다.


S-반이나 U-반 구조는 우리 지하철이나 전철보다는 의자 배치가 다양해서 서로 마주보고 앉는 2인석이 있는가 하면 우리 일반 지하철처럼 세로로 놓여진 좌석에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심지어는 자전거를 세워 놓을 수 있는 공간까지 있다.


특히 자전거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은 참 부러웠는데 목적지가 먼 거리일 경우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S-반이나 U-반역까지 온 다음 지하철이나 전철도 이동하고 나머지 구간은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으니 정말 자전거 천국이 아닐 수 없다.


무늬만 자전거 도로인 우리에 비해 그들의 도로는 자전거가 우선권을 가지고 있어서 그 길에서 얼쩡거리다가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학생들이나 일반인에게 혼을 나기도 했었다.   자전거 도로에 주차를 해놓는다든지 물건을 싸 놓은 경우는 보질 못했고.


인류가 발명한 것들 가운데 가장 명품이라는 자전거는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적극 활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홍수나 태풍이 반복되며 상당한 피해를 입히지만 그러나 그 온난화의 주범인 자동차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독일 학생들이나 회사원들은 보통 10여 km 정도의 출퇴근 거리는 거의 자전거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전거를 사랑하게 만들려면 무늬만 자전거 도로가 아닌 전 시내에 온전한 자전거 도로망이 짜여져 있는 그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넓고 넓지만 그래도 매일 출퇴근 차로 꽉 막히는 우리나라 수도권 도로를 확충하느냐 욕보느니 있는 차선 중 하나를 과감하게 자전거 도로화 한다는 공약을 내거는 지자체 후보가 언제 나올까?


S-반을 타고 가다가 지루하서 가지고 있던 나침판으로 베를린 교통 지도를 내놓고 가는 방향을 알아보는데 영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

옆 자리에 초로의 독일인 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에게 어느 쪽이 북쪽이냐고 물었더니 조금 생각하더니 한 방향을 가리킨다.

나침판을 보여주니 다른 방향.

남편의 얼굴이 벌게지고 옆 자리의 부인은 낄낄 웃는다.

남편은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는데.


그러다가 언뜻 이 전철 차량이 쇠라서 방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났다.

해서 그런 생각을 남편에게 말해주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던 그 남편도 고개를 끄덕이는데.

그 옆에 있던 부인이 더 큰 소리로 웃길 시작한다.  남편의 얼굴은 점점 더 벌게지고.


아마도 남편은 집에서 자기 부인에게 잘난 척을 많이 했나보다.   그러니 망신이랄 것도 없는 일에 그렇게 자지러지게 웃어버리니.


괜히 물어봐서 남편 자존심만 건드렸나 하는 생각이 *^^*.


힘들게 찾아간 것에 비하면 재료시험연구소의 견학 내용은 그저 그랬다.   우리나라는 KS, 독일은 DIN이라는 평범한 이야기.


독일의 각 주는 재료를 다루는 법은 의무적으로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 좀 특이했다.

이차대전의 피해를 겪었던 다른 나라들의 압력이었는지 아니면 충분히 자기반성에서 나온 것인지는 몰라도 같은 법 제도로 엉뚱한 일을 다시는 못하도록 하기위한 방안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어디까지 그런지는 물어보질 못했다.


한국 슈퍼에서 쌀을 사고 우리나라 소주도 몇 병사자고 해서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 왔는데 그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우리 행사 주관인 박 박사가 와 있었다.

혹시 스위스 융프라우를 갈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어보니 융프라우는 스위스 베른에 가면 융프라우까지 교통편이 이어지는데 베른은 이곳 베를린에서 왕복 기차로 가능하단다.  그렇다면 한 번 시도해 봐야 되겠다.   이탈리아 로마행은 비행기 편으로나 가능한데 중간에 주선하던 박 선생님 자형이 중간에 있었던 어려 가지 일 때문에 포기해서 로마 쪽은 포기한 상태이었다.   그 다음 목표로 삼은 곳이 스위스 융프라우였는데 여기서 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니 최 선생과 상의해서 그 쪽을 한번 추진해 봐야 되겠다.


이번 주 주말여행은 단장의 생각을 총무가 받아서 독일 함부르크 쪽으로 추진한다며 같이 가자고 몇 번인가 부탁처럼 말을 해왔는데 아주 매몰찰 정도로 싫다고 해두었다.

이번은 최 선생과 우리가 가는 곳을 같이 간다는 대구 강 선생님과 같이 가기로 미리 말을 맞춰 놓긴 했었다.   또 다른 한 팀은 박 선생님 자형의 차로 독일 중부를 여행한다고.


여러 가지 의견을 박 박사와 교환하고 있는데 박 선생님 자형이 왔다.   박 박사는 아무래도 이곳 사정을 잘 아는 그 자형이 영 못마땅한 표정이다.    덩달아 좋지 않은 소리를 우리 단장도 해대고.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그러는지 또 자기가 떳떳하고 당당하면 누가 오던 무슨 관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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