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73

[안탈리아] 올드 타운이 여기구나

내일은 다시 이즈미르로 가야 하니 여기는 오늘 하루가 온전히 남은 셈. 뭔가 알짜배기를 보고 싶어 다시 구시가지로 향한다. 그동안 사진에서 보았던 올드 타운을 빼놓은 듯하여. 별다방에서 조금 내려와 일단 골목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는데. 오 자네 그리스 정교회 예배당이었구먼. 골목 어귀에 자리한 건물은 그 본래 임무를 마치고 다른 일을 맡기 위해 대기 중인 듯 보였다. 여기는 해안가라 전에 그리스계 주민들이 많이 살았던 모양이다. 주민 교환이라는 억지 정책으로 정들었던 삶의 터전을 강제적으로 떠나야 했으니 도대체 나라는 무엇이고 정치가는 누구를 위한다는 말인지. 오늘도 국민의 뜻이 어쩌고 하는 놈들 모면 다 짜가다. 이런 골목인데 조금만 들어가 보면 여기가 진짜 올드 타운임을 알 수 있다. 분위기가 좋은 ..

터키여행 2022 2022.05.20

[안탈리아] 모처럼 유유자적

유유자적(悠悠自適) 여유가 있어서 한가롭고 걱정이 없어서 속세에 속박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로우며 편안하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마음 편히 지내는 상태나 그러한 태도를 뜻한다. 거 좋네. 어제 바나바와 바울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르다가 무리를 해서 오늘은 그냥 편하게 지내기로 했다. 사실 안탈리아는 더 이상 크게 가고 싶은 곳도 없다. 박물관은 석상과 석관에 질렸고 폭포가 있다고 하지만 세계 랭킹 몇 위에 들 정도면 몰라도 그런저런 폭포는 다른 곳에도 흔하니 굳이 이곳에서 그런 곳을 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구 시가지에 가서 놀다 오기. 우리 동네에서 KC06이나 KL08 시내버스를 타면 되는데 가다 보니 전망이 좋은 공원이 있어서 급히 내렸다. 전망대인..

터키여행 2022 2022.05.19

[안탈리아] 바나바와 바울이 이 길을 걸었겠구나

우리 숙소가 있는 곳은 구도심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콘야알트(Konyaalti) 해수욕장 주변이다. 잔 자갈로 구성된 해변은 그다지 좋은 조건이 아니지만 어쨌든 앞으로 펼쳐진 바다가 지중해 아닌가. 지중해. 로마는 이 지중해를 우리의 바다라 불렀다. 그 시기 바나바와 바울은 이런 팍스로마나의 혜택으로 이동의 방해 없이 여기저기를 다닐 수가 있었다. 전체를 다닐 수는 없지만 오늘은 바나바와 바울의 이동 경로의 일부를 찾아 나도 다녀 보기로 한다. 콘야알트 해수욕장 끝에는 토로스 산맥의 막내에 해당하는 산봉우리가 있는데 이곳을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다 하여 가보았다. 버스 종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승강장이 있었는데 어째 콘돌라가 허공에서 움직이고 있지 않더니 아직 영업시간이 아니란다. 구글에서는 10시부..

터키여행 2022 2022.05.18

[안탈리아] 바나바와 바울 따라 입성하다

안디옥 즉 안타키아에서 출발하여 1차 전도 여행에 나선 바나바와 바울은 키프로스를 거쳐 앗탈리아 지금의 안탈리아 항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나는 안타키아에서 에스키셰히르, 퀴타히아 그리고 데니즐리를 거쳐 오늘 안탈리아에 도착했다. 무려 2천 년쯤 뒤의 일이나 어쨌든 같은 출발선에서 들어온 것 사실. 애초에 이곳에 올 계획은 없었고 아라랏산이 있는 동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인생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랴. 어쩌다 보니 이렇게 바나바와 바울의 뒤를 따르게 되었다. 바나바 바울 형님들 사랑해요. 데니즐리와 안탈리아 사이는 높은 산맥이 지나 그걸 통과해야 했다. 주로 석회석으로 이루어진 산들은 윈난 성에서 보았던 새똥 바위들이 깔려 있었다. 200대에서 시작한 해발 고도는 1600대까지 올라갔으니 우리나라 대관령..

터키여행 2022 2022.05.17

[데니즐리] 라오디게아 교회를 찾아서

메흐메드라는 친구 때문에 일정이 조금 꼬이긴 했지만 주일날 다른 곳보다 먼저 이곳을 방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대로에서 라오디게아 유적까지는 좀 걸어야 한다. 해살이 무척 강해 땡볕 아래를 걷는 우리 부부가 안 돼 보였는지 지나가던 돌무쉬 아저씨가 우릴 태워 주어 좀 수월하게 갈 수가 있었다. 돈을 주려 하니 절대로 받을 수 없다는 분. 터키는 친절맨들이 참 많다. 물론 말의 신빙성은 많이 떨어진다. 라오디케이아(Laodikia)라는 간판이 보인다. 거거부터 옛 라오디게아(Laodicea)라는 도시가 있었다. 부유했고 안약 제조의 명수였다는 마을. 로마 사람들은 언덕 위에 도시를 만드는 걸 참 좋아했나 보다. 여기도 구릉 위에 도시가 있었다. 잠시 후 여기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주는 ..

터키여행 2022 2022.05.16

[데니즐리] 카라하이트 그리고 파묵칼레

데니즐리를 대표하는 명소는 누가 뭐라 해도 파묵칼레. 이걸 보러 세계 도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라오디게아 교회 유적. 이 유적을 보기 위해 전 세계 도처에서 크리스천들이 오고 있다. 이 둘이 메이저급이라 한다면 좀 마이너 리그에 속하긴 하지만 카라하이트(Karahayit)를 꼽을 수 있겠다. 사실 가보니 카라하이트는 미국 야구식으로 표현하면 마이너리그 가운데에서도 더블 A급 정도 밖에는 안 되었지만. 아무튼 메이저와 마이너급 모두를 포함해 오늘 일정에 넣었다. 오늘은 주일. 실제로 만난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온라인 상에서 만나 자주 보는 것 같은 친구 목사님이 인도하는 예배에 참여해 같이 했다. 친구 오늘 설교 잘 들었네. 보통은 카드로 결제를 하지..

터키여행 2022 2022.05.16

[데니즐리] 빌라델비아의 성 요한 교회 유적

시내버스에서 함께 내린 승객의 아름다운 도움을 받아 성 요한 교회 유적을 찾아간다. 그런데 찾을 이유도 없는 것이 바로 옆으로 거대한 기둥 두 개가 서있었다. 바로 저기군. 엄청난 크기의 기둥 유적이었다. 미스 타이의 다리 같이 늘씬한 이오니아 도리아 코린트 양식의 기둥이 아니라 헤비급 레슬러의 몸통 같은 모습. 코끼리 모습 같기도 하고. 우리 마나님도 어느샌가 할매가 되더니 걷는 자세도 할매. 아 세월이여. 성 요한 교회. St. Jean Church. 이름이 세인트 존 처치가 아니라 생 장 처치가 되었을꼬? 관광객으로 온 터키 아줌마들과 순례지로 온 우리가 오늘 여기를 찾은 사람이다. 위의 구조는 아치였었고 그 아치를 기둥이 받쳐 주던 구조였나 보다. 너무 크기가 커서 옆에 있는 자미 마당에 가서 찍..

터키여행 2022 2022.05.15

[데니즐리] 빌라델비아였던 알라셰히르(Alasehir)를 찾아서

퀴타히아에서 3박 4일을 지내고 '파묵칼레 익스프레스'라는 기차로 멀리 데니즐리로 왔다. 25분 정도 조금 늦게 도착한 기차는 그 뒤로 7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거의 저녁 8시에 종점인 데니즐리에 도착을 했다. 지겨울 만도 하지만 전혀 지겨움은 없었고 기차 여행의 진수를 제대로 맛보지 않았나 싶다. 대부분 이런 풍경이었지만 녹음이 우거진 지역도 있었고 해발 1200m대를 지날 때에는 새롭게 봄을 시작되는 것도 보았으며 데니즐리 근처에 오니 석회석으로 인해 산 머리가 하얀 백두 설산(?)의 모습도 보이고 밀밭은 누렇게 수확을 기다리는 곳도 있었다. 데니즐리는 해발 200m대이니 한참을 내려온 셈이다. 오랜 시간 기차를 타고 도착한 데니즐리 역. 좁은 역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차들까지 엉켜 첫인상이 그다..

터키여행 2022 2022.05.14

[퀴타히아] 지질학 박물관

성에서 내려와 향한 곳은 이곳의 마지막 구경거리 지질학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우루 자미를 좀 지난 곳에 있어 그 앞을 지나야 한다. 얼마나 정리가 잘 되어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이런 시골에 지질학 박물관이라니. 고등학교 시절에 지학 요즘 말로 하면 지구과학을 배웠는데 말 그대로 지루한 학문이(라고 생각했)고 대학 입시에서도 중요하지 않은 과목이라서 그냥 다른 과목 공부를 하곤 했는데 나중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그때 좀 공부를 할걸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기는 했다. 지구는 돌이기도 하다. 마그마가 식어 암석이 되고 이게 깨져 돌 그리고 모래 여기에 나중에 생긴 유기물이 섞이면서 흙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간다. 이런 것이 지구과학일 수도 있다. 이런 고상한 학문인 지질학을 위한 박..

터키여행 2022 2022.05.12

[퀴타히아] 퀴타히아 성(Kutahya Kalesi)

퀴타히아의 에스키셰히르 동쪽에 거대한 건축물이 언뜻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그것이 바로 퀴타히아 성이다. 오토만 시기 시아파, Jelalis 그리고 1695년 반란 때 반란군이 성을 포위하고 점령하고자 했으나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성이 바로 이 성인데, 아래에서도 그 위용이 느껴지지만 올라가 보면 정말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쉽게 오르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다. 최초로 건설된 시기는 비잔티움 제국 때로 그때는 아랍 세력을 막기 위해 세워졌는데 그 뒤 다른 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 차례의 보강 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퀴타히아는 지대가 높아 온도는 높지 않아도 오후가 되면 햇살이 강해지면서 자외선 지수가 엄청나게 높아진다. 조금이라도 젊은 피부를 유..

터키여행 2022 2022.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