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0 살이 81

[충주] 남산에서 만난 버섯들

요즘 버섯이 한창이다. 송이, 능이, 싸리버섯 그리고 이름 모르는 버섯 다수. 그러다 보니 사고 소식도 흔하다. 버섯 따러 산에 갔다가 제 발로 다시 못 돌아오는. 발효와 부패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전문가가 있었다. 둘의 차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란다. 미생물들이 일하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고. 하지만 부패는 인간에게 해만 끼치는가? 독버섯과 식용버섯도 같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식용버섯, 못 먹으면 독버섯. 식용버섯만 사람에게 도움을 줄까? 모를 일이다. 독버섯 성분 속에 코로나 특효약이 나올 수도 있으니. 이 세상에 쓸데 없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기만 빼고. 누군가가 숲 해설가 해 보라고 권하곤 했는데 산에서 만나는 버섯을 보면 그게 쉽지 않아 보여 꿈도 안 꾸게 된다. 산에..

한국 2020 살이 2020.10.03

[충주] 10월 첫날이라

어느덧 시월의 문턱을 넘는다. 어제부터 추석 연휴라지만 날마다 연휴인 사람에겐 그냥 그렇고 그런 이야기이다. 그래도 명절 공식 행사는 어제 조금 있었다. 그걸 끝내서 오늘은 할 일이 없다. 요양원에 계신 엄마에게 명절이니 얼굴이라도 보여 드려야 하는데 면회도 안 되니 여러가지로 안타깝고 뭔가 많이 허전하다. 아무리 코로나가 위험하다 해도 전혀 면회가 안 되는 건 말이 안 된다. 유리창 너머나 멀리서 보는 정도는 충분히 괜찮을 듯 한데 성가신 참견꾼을 막으려는 요양원 이해와 딱 맞아 떨어진 것 아닌가 몰라. 효자 노릇도 억지로 못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남산에 오른다. 역시 가을이다. 그동안 성가시게 굴던 날파리도 자취를 감췄다. 습도도 낮으니 땀도 거의 나지 않는다. 들국화 삼총사 중 쑥부쟁이와 개미취가 ..

한국 2020 살이 2020.10.01

[충주] 파란 세상

모처럼 최고의 날이었다. 하늘이 온통 푸르던 날. 그야말로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이런 날은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하는가? 언젠가 이런 날이 있었지. 코발트 블루라는 색이 생각나는 날이었다. 지난 봄이었나? 덕분에 며칠간 코로나 블루가 곁에 있다가 몽땅 날라가 버렸다. 곁에 오는 걸 꺼려하는 세상이 되어 느낌이 사람 만남은 피곤하지만 이런 자연은 너무 반갑다. 역시 위대한 어머니 자연.

한국 2020 살이 2020.09.13

[충주] 남산에서 만난 가을 꽃

확실히 태풍이 다녀간 다음 날이 변했다. 이름이 마이삭이라 했던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이 아닌가 싶었다. 태국어로 마이싹이라는 단어가 있거든. 우리나라 소나무 만큼이나 흔한 티크나무가 마이싹이다. 찾아보니 태국에서 내놓은 단어가 아니고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것이었는데 뜻은 태국어와 같았다. 그러니까 태국어와 캄보디아어는 공통 단어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 태국은 캄보디아가 강성한 시절의 크메르 제국 시절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금은 캄보디아가 태국과는 상대가 안 되지만 캄보디아도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건 그렇다고 하고 날이 시원하고 코로나 때문인지 오늘 남산에서 본 사람이 최고로 많았다. 땀도 안 나고 지겹던 날파리도 거의 없어서 가스가 많아 최상의 전망은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았다. 큰..

한국 2020 살이 2020.09.05

[충주] 가을의 향기

어느새 가을의 문턱 9월이 되었다. 얼마전 이른 가을 타령을 했나 했더니 이제 제대로 가을이 오나 보다. 역시 가을이 되면 구름이 다르다. 더 이상 여름 상징은 뭉개 구름은 없으려나 오늘은 새털 구름의 모습이 조금씩 보였다. 어디서 이런 하늘이 왔는지 모처럼 파란 하늘에 새털 구름이 코로나로 찌든 마음을 밝게 해준다. 참 그 놈의 코로나 징하다. 히긴 더 징한 것이 인간이다. 무식에 신념이 더해지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주려고 그런가 요즘 참 징글 징글한 인간이 참 많다. 이번을 기회로 소위 개신교 신자들에서 알곡과 가라지가 구별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긴 가라지 빼고는 남은 알곡이 얼마나 될까? 요즘 오래 전 나온 미드 퍼시픽을 보고 있는데 오늘 본 내용은 비가 줄기차게 내리는 정글이었다. 요즘 세상살이가..

한국 2020 살이 2020.09.01

[충주] 성서 다시 일독

언제 시작하였는지는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대충 8 개월 쯤 전이었을 거다. 성서를 읽으면서 다시 깨닫은 것이 뭐가 있었을까? 그냥 단순히 답하기에는 요즘 현상이 어지럽다. 오호통재라. 요즘 교회가 못난 짓을 많이 하니 부끄럽고 부끄러운데다 참 답답하기 그지없다. 소경(시각장애인)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다. 아니 사탄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라 할까? 거짓 선지자와 거짓 교사와 적그리스도 전성 시대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어둠 속에서는 살판 난 것처럼 날뛰는 바퀴벌레들도 빛이 비추면 도망가지 바쁘지 않던가. 진리의 영이 임하면 거짓된 것들은 모두 심판을 받는다. 그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너희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아멘. 흑암 속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진리..

한국 2020 살이 2020.08.25

[충주] 남산에서 만난 가을꽃

어제 밤 비가 많이 내렸다. 오늘은 완전히 갠 날. 가을 분위기가 살짝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국이 난리다. 온통 코로나 경보. 내가 살고 있는 충주도 환자가 발생했다는 경고가 뜬다. 주인공은 할망구인데 남편과 광화문에 갔다가 감염되었다고. 방문했던 시설 여러 곳과 천주교회 두 곳이 폐쇄에 들어갔다. 전광훈과 그 뒷배 미통당은 나라가 쫄딱 망했으면 하나 보다. 늙으면 곱게 살아야 하는데 좀비들로 변하는 늙은이들이 너무 많다. 유튜브가 돈이 되니 뇐네 좀비들 비유를 맞춰 돈벌이하는 인간들이 생겼고 이것에 빠져 든 좀비들은 더 상태가 안 좋은 좀비가 되는 게 요즘이다. 가짜 뉴스를 내서 돈 버는 것을 못하게 하지 않으면 좀비들이 더욱 창궐하지 않을까 싶다. 조금 이른 시간에 남산에 든다. 햇살이 강해 꽤 ..

한국 2020 살이 2020.08.23

[충주] 남산에서 만난 버섯들

비가 와도 너무 왔다. 거의 일주일간 줄기차게 내렸으니 참 징하게 내렸다. 그 와중에 여름 밭매기 보다 더 어렵다는 애 보기 임무가 더해져 참 힘든 일주일이었다. 비도 그치고 보람찬(?) 애 보기 과업도 이제 끝났다. 해서 운동 부족으로 풀린 다리를 단속하고자 날이 모처럼 갠 날에 남산에 올랐다. 긴 비 끝이라 산길이 단정하지 못하고 살림 잘 못 하는 집구석 부엌 같았다. 참나무 도토리에 알을 낳고서 가지를 끊어 낸다는 벌레의 솜씨가 너무 흔했다. 그 벌레 이름이 뭐던가? 끊어진 가지 끝이 마치 칼로 자른 듯 매끈하다. 세상은 참으로 다양하다. 버섯도 제 세상을 만난 듯 여기저기에서 모습을 보였다. 내가 아는 버섯은 몇 가지가 되지 않아 이름은 모르겠다만 먹는 버섯은 아닌 듯. 확실히 아는 가지 버섯 말..

한국 2020 살이 2020.08.13

[충주] 좋은 책 소개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있다. 양식은 양식이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내가 좋았던 책을 잘 소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마침 책의 고향인 도서관을 소개한 책을 읽고 너무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 이 책만은 소개하기로 한다.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과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이라는 책인데 부산대 명예교수인 최정태님이 쓴 것이다. 그 나라 수준을 보려면 서점에 가보고 그 도시 수준을 보려면 도서관을 가보라는 말이 있다. 어디서 많이 들은 말같은데 내가 그냥 써 본 말이다. 그런데 치앙라이에 살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다. 도서관 건물이 아무리 거창해도 그 안을 채우는 내용이 없으면 꽝이라는 거. 치앙라이 라자팟 대학이나 매파루앙 대학의 도서관을 보면 시설을 우리나라에 비해 나무랄 것이 못 된다. 그..

한국 2020 살이 202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