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0 살이 81

[충주] 남산에서 미리 만난 가을

아직 장마도 끝나지 않고 대단할 복날이 기다리고 있지만 자연은 가을 준비에 바쁘다. 다들 열매를 부지런히 키우고 있다. 백당나무, 덜꿩나무, 쥐똥나무 그리고 기타등등. 모처럼 한국에서 7월을 만난다. 치앙라이의 7월은 이제 꿈이런가? 코로나로 무섭게 변해버린 세상이 여전히 낯설고 이상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연은 여전히 그들의 법칙에 충실하다.

한국 2020 살이 2020.07.02

[충주] 남산에서 만난 말채나무

이름도 생소한 말채나무. 사실 말채나무인지 100% 확신할 수도 없다. 영 자신이 없어 탐구에 탐구를 계속해 말채나무일 확율이 97.5% 정도가 되었다. ㅎ 그래서 올린다. 나무를 지켜보니 판별할 수단은 꽃이 제일 좋다. 사실 꽃이 지고 나면 무슨 나무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더라. 요즘은 그 동안 열심히 꽃을 피웠던 나무들이 열매를 키우고 있다. 이것은 조물주가 모든 생물에게 준 신성한 의무이다. 네 씨를 많이 퍼뜨리거라. 종족 번식의 의무이다. 자연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그렇게 많이 남산에 올랐는데 이런 나무와 꽃들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 왔을까? 역시 그 말이 맞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한국 2020 살이 2020.07.01

[충주] 남산에서 만난 딱총나무

이름도 재미있는 딱총나무. 꽃은 언제 피고 졌는지 보지 못했는데 어느새 빨갛게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딱총나무는 잎이나 줄기를 비비면 화약 냄새가 나기 때문에 붙였다는 설도 있고, 줄기의 속이 독특하여 줄기를 부러뜨리면 '딱'하고 '총'소리가 나서 딱총나무가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딱총을 만들수 있기 때문에 딱총나무라고 붙인 것이 가장 신빙성이 있다. 딱총이란 팽나무 열매를 대통에 두개 박아 넣고 싸리 등으로 만든 자루를 밀어 공기 압력으로 나가게 하는 장난감이다. 팽나무 열매 총알이 나갈 때 딱 소리가 난다. 팽나무 열매를 못 구하면 종이를 뭉쳐서 사용한다. 딱총나무 줄기와 가지는 수수깡같이 퍼석한 고갱이인데 이를 빼내고 딱총을 만들 수 있다. 딱총나무의 한자 이름은 접골목(接骨木)이다. 딱총나..

한국 2020 살이 2020.06.29

[충주] 남산에서 만난 산수국

백당나무가 아직도 피는 분이 계셔? 양지가 아니라 음지라서 늦게 피셨는가? 그런데 잎을 보니 백당나무가 아니고 산수국이었다. 잎이 세갈레는 백당, 깻잎 모양이 산수국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토양의 상태에 따라 꽃의 색깔이 바뀐단다. 산성이면 푸른 색, 알카리성이면 붉은 색 그리고 중성이면 흰색. 이걸로 보면 산수국 꽃이 살짝 파란색이니 아래의 흙은 약산성인 듯 보인다. 그나저나 백당나무와 산수국 꽃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산수국보다 백당나무가 꽃이 일찍 피고 보편적으로 더 크게 자란다고 한다.

한국 2020 살이 2020.06.25

[충주] 남산에서 만난 민산초나무

남산에는 산초나무가 흔하다. 이 산초나무 열매로 짠 기름으로 부친 두부가 맛있지만 비싸서 이 열매를 따모아 보려고 했다가 이걸 따서 기름을 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 포기를 했었다. 왜 그런지는 열매 크기를 보면 알게 된다. 언젠가 남도 지방에 놀러 갔다가 산초와 비슷한 제피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냄새도 비슷한 듯 하고 모양도 비슷해 상당히 헛갈렸지만 값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제피나무는 중부지방에는 없는 듯 하다. 일단 남산에도 이 제피나무는 없다. 그래서 제피를 음식에 넣은 습관은 남도에서만 많이 행하여 지는 듯. 중부지방에서는 추어탕에 제피 가루를 넣어 먹는 건 알겠는데 그 밖에 다른 음식에 들어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 흔히 추어탕에 넣은 것이 산초가루라고 알려졌지만 ..

한국 2020 살이 2020.06.19

[충주] 남산에서 만난 중나리꽃

나리꽃이 제철을 만났다. 남산에 나리가 피어 있었다. 발랑 까진 꽃잎과 길게 뻗은 꽃술이 매력적이다. 그런데 나리꽃은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다. 제일 흔한 참나리인가? 일단 사진을 찍어와 이 사진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 보기로 한다. 참나리가 아니고 중나리였다. 중나리로 판정된 것은 결정적인 것이 참나리에 있는 주아가 없었다. 참나리꽃은 꽃이 피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기에 잎겨드랑이에 팥알만 한 씨앗의 씨눈이 붙어 있는데 이 씨눈이 주아이다. 참나리는 열매가 없어서 주아로 번식하고 중나리는 열매가 있어서 열매로 번식한다는 것이 참 흥미롭다. 꽃은 비슷하니 참나리와 중나리는 형제나 사촌지간일텐데 이토록 다르다니. 그나저나 자연에 참나리도 있고 개나리도 있는데 그 종류가 완전 다른게 신기하다. 보통은 비슷한 ..

한국 2020 살이 2020.06.18

[충주] 여름에 노란 꽃 피는 나무

너는 누구냐? 꽃이 드문 초여름. 이렇게 화려하고 탐스런 꽃송이를 달고 있다니. 여름에 피는 노란 꽃나무로 검색을 해보니 금방 답이 나온다. 모감주 나무란다. 열매를 염주로 쓸 수 있어 염주나무라고도 한다나. 분위기가 태국 혹서기에 피는 라차프룩과 많이 닮았다. 라차프룩이 생각나다니. 이 모감주 나무를 보니 그리운 태국이 생각난다. 지금은 태국도 우기로 접어 들었으니 라차프룩이나 화염꽃은 다 졌겠다. 내가 좋아하는 리치는 한창일텐데.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세상이 난리라서 태국은 언제 맘 편히 갈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코로나 이전 세상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를 슬프게 한다. 어쩐다냐? 코로나가 앞 일을 전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한국 2020 살이 2020.06.17

[충주] 남산에서 만난 개다래 나무

자연은 참 오묘하다. 그리고 그 자연에 이름 짓는 사람도 오묘하다. 처음에는 누가 장난을 쳤나 싶었다. 분명 다래인데 잎에 흰색은 누가 칠한 것이여? 산딸나무처럼 꽃이 더 잘 눈에 들어 오도록 잎이 희게 바뀐 것도 아니고 맥없이 희였다. 꽃도 없구만. 집으로 돌아 와 찾아보고 이 친구 이름이 다래가 아니고 개나래인 걸 알았다. 개가 앞에 붙어서 있는 걸 보면 사람에게 친한 건 아니라는 말쌈. 그랬다. 열매가 다래와 같지 않아 먹기는 그렇고 그런 모양. 그래도 여러 가지 한약 재료로는 쓰인다네. 효능을 보니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만병통치약 같다. 생잎, 줄기, 특정 벌레가 건드린 열매. 그러고 보면 사람만 다양한 게 아니라 식물도 참 다양하다. 누가 처음 이 이름을 지었을까도 괜히 궁금해졌다.

한국 2020 살이 2020.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