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동 2010 여행

21. 다시 광동성(廣東省)의 성도 광주(廣州)로....

정안군 2010. 9. 15. 08:55

전형적인 가을날이 이어집니다.

 

어제는 일과 후 자전거로 들판을 달렸습니다.

 

벼가 익어가고 있었어요.

 

태풍 때문에 넘어져 있는 벼들의 모습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풍년인 듯하군요.

 

하지만 풍년이라도 기뻐할 수 없는 일이라서..

 

 

역사를 긴 감각으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옛날로 치면 백제 땅의 후손이지만 지금 신라나 고구려 땅 후손과도 잘 지내거든요. ^^;;

 

몇 백 년 아니 몇 천 년이 흐르면 지금의 남과 북에 사는 후손도 같은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그냥 보통 감각으로 풍년이면 풍년답게 모두 즐거워하는 그런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 8월 16일 월요일

 

오늘은 어찌하다 보니 한방에 廣州로 와버렸다.

 

다시 시작점에 섰고.

 

밤에는 광주에 있지만 아침의 시작은 興坪이었다.

 

오늘 興坪은 장이 서는 날이란다.

 

삼육구 삼육구,

 

삼육구 게임 같은 이 수는 興坪이 장 서는 날.

 

싸움 구경, 불구경 그리고 장 구경 이 세 가지는 흥미만점의 주인공들.

 

싸움 구경과 불구경은 가슴 아픈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만 장 구경이야 모두 신나는 거라서 보기도 즐겁다.

 

이곳도 다른 동남아 시장처럼 새벽부터 장이 서는가 해서 어둠이 가시기도 전에 가보니 아직 본격적인 장이 형성되지는 않고.

 

 

수박 한 무더기..

 

 

그리고 배..

 

요놈도 배인가?

 

이 동네 장원은 롱안처럼 생긴 과일.

 

이 놈이 온통 시장 안을  잔뜩 채우고 있다.

 

맛을 보면 롱안 맛은 아니고 무슨 탱자 맛 비슷하게 나는.

 

또 씨도 커서 과육도 먹잘 것도 없는.

 

 

그래도 이 동네에 흔하다고 다른 동네도 그러라는 법은 없으니.

 

이 동네 사람들이 그 과일을 잘 다듬어서 가져오면 수매상이 이를 수매하여 중간상 도매상에게 넘기나 보다.

 

사실 생산자보다는 중간의 상인이 더 수지맞는 거야 우리나라에서도 뻔한 사실이니 그 흔한 과일의 주인은 몇 푼이나 건질까?

 

그래도 현금원이 되니 이 과일은 이 동네 사람들에게 효자 과일일 듯.

 

길거리에서 빵으로 아침을 대신한 뒤 짐을 싼 뒤 슬슬 걸어서 興坪 터미널로 이동.

 

거기서 陽朔까지는 버스는 정말 많다.

 

8시 55분 버스가 桂林까지 간다고 사람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것을 탈 일은 없다.

 

그냥 陽朔까지 간 다음 논스톱 버스를 갈아타고 계림으로 가는 것이 훨씬 빠를 수도.

 

중국의 버스는 정말 수지맞는 장사인 듯하다.

 

이 버스도 처음에는 빈 차로 나갔는데 중간에 사람들이 많이 타서 서서 가더라는.

 

인간들이 많으니 버스가 많아도 탈 사람은 얼마든지 있으니.

 

40분 정도면 가는데 정체가 많이 되어 1시간 가까이 걸렸다.

 

桂林가는 차는 이미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 조금 기다려 10시 15분 차로 陽朔을 떠난다.

 

20분 간격으로 다니니 자리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처음 올 때 올록볼록 신기하던 봉우리들도 갈 때에는 그냥 그렇고 그런 존재로 변했다. 
 

 

이런 폼나는 경치처럼 일 년 열두 달 변함없는 그 모습보다는 산 모양은 조금 떨어져도 사시사철 변화하는 우리나라 산들이 더 정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위 사진은 우리나라 화려한 봄날 모처에서 찍은 사진으로 이 여행기와는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정이나 알고 싶은 분은 저의 블로그에 가셔서 찾으면 나오기는 합니다만 *^^*

 

桂林 가는 도로는 뭐 돈까지 받던데 혼잡하기가 그지없다.

 

중앙선을 넘는 추월은 예사이고 소 떼까지 몰고 자기 길을 가는 농부들까지.

 

길가의 엠보싱은 여전하다.

 

그런데 桂林에서 이미 식상한 엠보싱을 보러 다니느니 오늘 터미널에 도착한 다음 廣州 가는 버스 편이 있으면 그냥 廣州로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엠보싱은 물렸으니까.

 

그리고 내일 아침 廣州로 가면 廣州에 도착을 해도 오후이고 그러면 피곤해서 廣州의 구경거리를 그냥 놓치고 집에 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서 하루를 먼저 가 廣州 구경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도움을 준 아카펠라님에게 고마움을 제대로 전하지도 못하고 가는 것이 조금은 걸리기도 해서 일단 터미널에 가서 시간표를 보고 결정하기로 한다.

 

 

계림에 도착해서 터미널의 표 파는 곳에 가 시간을 확인하니 다행히 오후 1시 차가 있다.

 

그리고는 밤 버스.

 

에라~~~ 그냥 가자고.

 

요금은 170 원이나 되나 700 km가 넘는 먼 길이다.

 

표를 사려고 줄을 서면서 확인을 하니 남은 좌석 수는 3개이다.

 

표를 사는 창구 위에는 전광판이 있어서 남은 좌석 수까지 알려준다는.

 

놀라운 중국이 아닐 수 없다.

 

정말 턱걸이로 표를 구입한다.

 

30명이 정원인 것을 보니 고급 버스인 듯하다.

 

또 버스 시간도 절묘해서 점심을 먹을 시간을 벌어주었고.

 

 

터미널 근처를 기웃거리니 돌솥밥을 하는 집이 있어서 반찬 몇 가지 하고 먹는데 밥이 식고 질어서 맛이 제 맛이 아니다.

 

그래도 싸기는 하니 저번 여기에 처음 왔을 때 같은 돌솥밥으로 바가지 쓴 생각이 나서 속이 쓰리다.

 

어떡해 그냥 수업료라 생각해야지.

 

廣州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1시가 다 되어도 올 생각을 않는다.

 

그래도 옆 아저씨가 廣州 가는 사람이라서 걱정은 되지 않더라는.

 

 

5분 전에 버스가 들어오는데 아주 크고 대형 버스인데 대우이다.

 

계림에 대우 버스 공장이 있는 모양인데 기분이 묘하다.

 

회사는 돌아가신 지 오래되었는데 이름만 남아서 이렇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저번 三江에서 올 때도 대우 버스였는데 이번 버스는 안에 화장실도 있는 아주 긴 버스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형태이다.

 

빵과 물이 든 봉지 하나씩 안기는 것을 보니 얼마나 오래가는지 실감이 나더라는.

 

무려 8시간이란다.

 

어쨌든 출발이다.

 

우리는 턱걸이한 덕에 맨 뒷자리.

 

 

고급 버스라고 해도 의자만 조금 크다 뿐이니 시설은 우리나라 우등고속에 댈 것이 아니다.

 

출발 시간을 조금 지나자 길가 옆 엠보싱이 있는 시내 도로를 따라가다가 고속도로에 접어든다.

 

고속도로는 다니는 차량이 거의 없는데 만들기는 잘 만들어 놓았다.

 

 

멀리 엠보싱이 보이다가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그리고는 끝이 없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산 봉우리가 정상(?)으로..

 

 

정말 오래 동안 계속해서 陽朔 같은 경치가 이어진다.

 

달려도 달려도 엠보싱의 세계는 이어지던데 거의 2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黃姚 고성 입구까지 계속되더라는.

 

정말 땅덩어리가 크기도 엄청나게 크다.

 

중간 賀州 근처에서 고속도로가 이어지지 않은 부분이 구굴 지도에 나오는데 실제로는 廣州까지 전부 고속도로로 연결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감각이면 2시간 정도이면 휴게소에 들를 듯한데 4시간을 달린 다음 휴게소에 서더라는.

 

오랜만에 도착한 휴게소는 파리 날리는 모습이다.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물건을 파는 곳을 거쳐 화장실을 가게끔 해 놓았을까?

 

 

동네 이름이 도수(倒水)인가 보다..

 

 

주차장에는 달랑 우리 차만 한 대.

 

차 안에 화장실이 있기는 하지만 눈치를 보니 사용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아무래도 사용하면 냄새가 나기는 하겠지?

 

그러니까 중국에서 장거리 버스를 타려면 웬만하면 물은 적당히 먹어 두는 것이 좋을 듯.

 

이렇듯 4시간이나 지나서 휴게소에 들어가니.

 

 

이것저것 좀 사서 배를 채우고 나니 버스는 또 달린다.

 

이번에는 밖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그래서 좀 불안한지 앞의 꼬마는 안전벨트를 찾아서 매더구먼.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것에 관심조차 없다.

 

운전기사는 2명이 타고 있고 앞자리에는 침대처럼 자리를 만들어 놓아 한 사람씩 쉬면서 운전을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 廣西는 장거리일 경우 2명이 타서 교대로 운전을 하도록 법으로 그렇게 정해졌단다.

 

그래서 4시간 정도면 교대를 하긴 하던데 그래도 피곤하기는 하겠더라고.

 

아마 廣州에 도착을 하면 밤 버스로 변해서 다시 桂林으로 두 명이 교대로 돌아오는 듯하다.

 

비가 오니까 일찍 어두워진다.

 

廣州에 도착 예상 시간은 9시인데 좀 더 늦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휴게소에서 쉴 때 맛이 더럽게 없던 순두부로 그냥 배를 채우는데.

 

순두부에 간장을 섞어 주지 않고 왜 단 시럽을 넣어줄까?

 

두부를 먹으라고 함께 준 플라스틱 수저는 가에 날이 서 있어서 입천장을 살짝 베기까지 한다.

 

하드웨어는 몰라도 소프트웨어는 아직 멀었다 너네들.

 

기차로 銅仁에 갈 때 거쳐 갔던 佛山, 肇慶 같은 도시들 이름들이 고속도로 안내판에 나오더니 드디어 廣州다.

 

8시간 30분 정도의 긴 여행이었다.

 

6시간 정도는 괜찮더니 그 시간이 넘으니 아주 피곤하고 정신이 몽롱해지더라는.

 

廣東省 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했으니 거기서야 호텔 찾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

 

9시가 넘은 시각인데 터미널 안에는 아직도 떠나지 않은 버스가 있는지 차를 기다리는 사람이 그득하다.

 

그리고 廣州역을 가로질러오는데 늦은 밤 시간이지만 기차역 인파도 여전하고.

 

어디를 그렇게 가려고 하는지,

 

일단 이선생이라는 패스트푸드점이 있는 白雲城市 호텔에 가서 가격을 물어보는데 300원이란다.

 

쉣~~~~~

 

깎아달라고 하니 290원.

 

패스.

 

다음은 지난번 묵었던 南航酒店보다 더 안쪽에 있는 微8이라는 좀 이상한 이름의 호텔에 가서 가격을 물으니 198원이란다.

 

여기가 창도 없고 좁았던 南航酒店보다 나아 보여 그냥 결정을 한다.

 

그런데 처음 확인시켜 준 방이 아니고 다른 방을 주었는데 가보니 거지 사촌 방이다.

 

다시 내려와 원래 보여 준 방으로 바꿔달라고 하니 미안하단다.

 

알기는 알았구먼.

 

그냥 줘서 그대로 쓰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여간 속이 보인다.

 

호텔 방 안에 들어서니 곰팡이 냄새가 확 풍기면서 다시 곰팡이가 살고 있는 정겨운 廣州에 다시 온 기분이 들더라는 거.

 

그동안 뽀송뽀송 동네에서 지내다가 습기가 철철 넘치는 廣州로 드디어 돌아왔다.

 

흐~~~~

 

무려 3 주 만에.

 

그런데 날씨가 변해 있었다.

 

확실히 처음 왔을 때보다 덜 덥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