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하 2014 여행

새로운 경험, 새로운 땅 영하 회족 자치구 은천(銀川)을 찾아서 140524 은천박물관

정안군 2014. 6. 29. 22:47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도 가렵고 손도 가렵고.


이게 웬일이람.

아무래도 모기가 어제 밤에 잔치를 벌인 것 같아서 방안 구석구석을 잘 찾아보는데, 얼마나 처 드셨는지 배가 빵빵해서 잘 나르지도 못하는 미스 모기 한 마리가 벽에 붙어 있더군요.

이럴 땐 목욕탕에서 수건을 잽싸게 가져와서 한 방을 날리면, 끝.

벽에 빨간 내 피가 증거로 남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가 아니네요.

여기저기 찾아내어 4마리를 즉결처분하고 상황을 종결합니다.

이게 끝이었을까요?

흐~~~


오늘은 일단 은천 역에 가서 청도 가는 기차표를 사기로 합니다.

그전에 어제 가려다 가지 못했던 은천 터미널을 확인하기로.

별거 없네요.


청화북로를 따라 내려가면 북로가 남로로 바뀌고 그렇게 따라 가면 종점에 은천기차참이 나옵니다.


이게 바로 은천 터미널 건물입니다.



역시 거대한 건물을 자랑하는 터미널이 내가 대장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제 도착한 여유기차참이나 총참 같은 것들은 그냥 껌이지요.


안에 들어가 보니 참 엄청납니다.

크기도 크지만 각 방면으로 가는 버스 노선도 엄청나더군요.

역시 중국이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은천에는 도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 Bus Rapid Transit)가 있더군요.

중국 다른 도시에서 못 봤는데, 여기는 여러 가지로 환경이나 도시 교통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세종시를 중심으로 대전 - 오송 간, 유성 - 세종시 간에서 운행되고 있다지요?

명바기가 시장할 때 그나마 잘 했다고 하는 서울시 교통 체계 망도 사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시행하던 이 체계를 도입한 것이랍니다.

한번 타보고 싶은데, 어디를 가는지 또 어떻게 타야 되는지 알 수 없어서 대충 미루다 그냥 못 타고 말았네요.

이게 못내 아쉽습니다.


터미널은 구경을 했고, 그 다음은 은천역으로 가서 표를 가는 것이 미션입니다.

어려울 게 없더군요.



시내버스 노선이 은천 기차참에서 은천 화차참(火車站)까지 한 방에 연결합니다.

종점에서 종점으로요.

은천화차참이 은천역이라는 것은 잘 아시지요?

참, 은천 화차참 말고 서화차참(西火車站)도 있으니 혼돈하시면 안 되고요.

종점에서 타는 것이니 자리 걱정은 없고 시내구경을 하면서 가면 되겠다고 여유를 부리지만, 참 멀기도 멀더군요.

은천은 구시가지가 있고 은천역 뒤쪽으로 신시가지가 조성이 되어 있는데, 그 거리가 엄청납니다.

그런데 신시가지라고 해도 조성된 지 시간이 제법 지나 이제는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고, 은천 구시가지 북쪽에 조성되는 행정 타운 쪽이 이제는 훨씬 새로운 느낌입니다.


아무튼 지겹게 가더군요.

무려 1시간 20분이 걸립니다.

막힌 것도 아니고 제대로 간 것인 데도요.


아무튼 은천역에 잘 도착을 합니다.



이 역도 크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엄청납니다.

회족 자치구의 도시라서 그런지 건물은 이슬람 냄새가 풍기더군요.

그런데 이 이슬람 세력에 속하는 신장 쪽 분위기가 심각해서 그런지 역 입구 앞에는 착검을 한 총을 뒤로 빗겨 매고 긴 몽둥이를 들고 있는 무장 경찰의 모습이 좀 살벌합니다.

이런 아저씨를 보고 그냥 지나가면 안 되겠죠?

괜히 이 동네 사람들 기를 죽이고 있으니 내가 좀 상대를 해 주어야죠.

우선 영어로 기를 죽입니다.

“익스큐스 미”

그리고는 어디서 표를 사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더군요.

내가 무섭지 않나 하는 표정인가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어리둥절하기에 종이에다 표라고 한자로 써서 보여주니, 앳된 얼굴의 경찰 총각 손으로 방향을 알려 주더군요.

이 친구야, 어깨다 힘을 너무 주지는 마라.

이제 중국도 인터넷이나 자동 발매기가 잘 설치가 되어 있어 역 매표소도 그다지 붐비지 않는 것 같습니다.

10분 정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미리 메모지에 쓴 종이를 여권에 붙여서 턱하고 창구에 드밉니다.

몇 월 며칠 청도(靑島)

경와 하(下) 아님 연와 하.


청도에서 이쪽으로 올 때 화화공자님에게 미리 부탁을 해서 연와를 샀는데, 가서 표로 바꾸니 아래 칸이 아니라 위 칸이더군요.

내가 탄 칸은 아이들에다가 아줌마 부대가 같이 타고 있어서 참 고역이었습니다.

결국 식당 칸에서 계속 놀다가 밤이 되어서 위 침대에 올라가 잠을 잤었지요.

그러니 연와라고 해도 상이면 별로 재미가 없었어요.

그럴 바에는 경와 하가 훨씬 낫겠다고 생각을 했지요.

일단 경와 하는 없고, 연와 하만 있다더군요.

“커이”

거리도 멀긴 하지만 무려 537원입니다.

아무튼 간단하게 돌아갈 표는 해결을 합니다.



역 앞에는 장거리 버스들이 있더군요.

성도나 란주, 서녕 가는 버스인데, 언제 출발을 하는 건지 시간도 없고.

아무래도 이런 버스를 타려면 터미널로 가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네요.

청도 가는 기차표 미션도 간단하게 끝냅니다.

이렇게 오늘은 일정을 마치냐고요?

아닙니다.

오늘의 메인 구경거리 하나가 남아 있어요.


그게 은천 박물관 구경입니다.

은천역에서 박물관은 어떻게 갈까요?


다음 운행을 기다리는 시내버스 운전기사 아줌마에게 박물관을 가려면 몇 번을 타야 되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이 아줌마 수박을 열심히 먹고 있다가 웬 놈이 와서 귀찮게 하나 하는 표정이었는데, 내가 어리바리한 외국인인 것을 알고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보더니 알려줍니다.

“45번을 타고 가다가 행정중심이라는 곳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된다네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합니다.

그런데 사실 행정중심에서 박물관은 좀 멀기는 합니다.

그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가 왜 그리 멀고 긴지.



이게 박물관이고요.



이 건물은 뭔지 잘.

그냥 예뻐서.

바로 옆에 지어지고 있답니다.



이게 도서관이지요.


도서관이 나오고 그 다음 박물관이 있습니다.

모두 엄청난 규모입니다.

점심때가 지나서 식당이 있으면 뭐를 좀 사먹고 박물관 구경을 하려고 했는데, 가게나 식당은 눈 씻고 봐도 없습니다.

그냥 행정타운이랍니다.

여기 다니시는 분들은 높은 분들이니 식당은 멀리 자기 승용차를 이용해서 가는 모양이지요?

아무튼 가방 검사를 간단하게 하고 박물관으로 들어가는데, 여기는 여권 검사 그런 것은 없고요.

가방 검사가 다입니다.


이제 박물관 구경을 해볼까요?


일단 암벽화를 전시한 방이 있습니다.









이 근처는 암벽화로 유명하다지요?

훈족의 흔적도 있는 모양이던데,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니 그냥 그런 구경거리였습니다.

다른 방은 박물관하면 생각나는 골동품(?)이 전시된 방이고요.





















이 지역은 문명의 변두리라서인지 특별한 것은 눈에 띠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국립박물관 수준은 훨씬 넘으니 구경거리가 부족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서하(西夏)문명에 대한 전시도 있습니다.

서하는 칭기즈칸에 의해 멸망한 나라이지요?

한자와 비슷하지만 다른 문자를 가진 나라였고요.

아참, 시내에는 웬만한 곳에서 서하 맥주를 팝니다.

서하(Xixia) 맥주라고 하지요.




서하를 세운 탁발부에 대한 소개도 있습니다만, 크게 흥미를 끌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청 제국이 무너지고 각 지역에서 군벌들이 세력을 잡고 있을 때, 이 지역은 마(馬) 서방이 대장이었습니다.




여기는 회족의 땅이고, 마 서방의 마는 마호메트를 뜻한다고 하네요.

아무튼 이 마 서방들은 섬서성으로 들어온 홍군과 협력 관계를 맺어 그 세력권에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이런 내용에 대한 전시물도 있습니다만, 힘이 정의이던 시절이니 그대로 믿기는 좀 어렵습니다.


아무튼 이래저래 그래도 제법 볼거리가 많아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배가 고프니 뭔가 해결을 해야 되겠더라고요.

다행히 콜라와 과자를 파는 자판기가 있어서 그걸로 허기를 면합니다.

그러면서 생각난 것이 동티벳에서 자전거를 탈 때 콜라로 기운을 차렸던 일이었습니다.

진이 다 빠져서 힘이 들 때 콜라를 마시면 기운이 생기더라고요.

이걸 인제서 생각해 내다니.

지금처럼 오랜 여행으로 진이 많이 빠져 있을 때를 위해 콜라를 마셔둡니다.

역시 효과 만점이었어요.


박물관의 제일 구경거리는 홀에 전시된 만한전석(滿漢全席)이었습니다.






만한전석이란 대청제국 시절 만주 음식과 한족 음식을 망라한 무시무시한 음식상이라지요?

그런데 은천 박물관에 전시된 만한전석은 이 지역에서 나오는 돌을 가지고 꾸며 놓았습니다.

실제 음식 같은데, 잘 보면 모두 돌덩어리입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이것도 제법 힘이 드는 일이더군요.


오늘 일과는 이것으로 끝을 냅니다.

다행히 박물관에서 호텔까지 한 방에 오는 버스가 있어서 그것으로 돌아옵니다.


밤에 보행가에 나가보지만 오늘도 그다지 구경거리는 없었어요.

그냥 월병처럼 생긴 과자와 떨이로 파는 오디를 사서 돌아옵니다.

모처럼 오디를 먹어 보는데, 확실히 중국 것이 맛은 덜합니다.

그래도 몇 년 만에 먹어보는 오디인지.


오늘의 지출


시내버스 5회 5원

청도 기차표 연와 537원

과자+콜라 10원

점심 12원

호텔 120원

월병 8원

오디 500g 5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