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하 2014 여행

새로운 경험, 새로운 땅 영하 회족 자치구 은천(銀川)을 찾아서 140527 은천 마무리

정안군 2014. 7. 8. 23:05

이제 섬서성과 영하회족자치구 여행을 마치고 청도로 돌아갈 날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은천 시내 구경도 웬만큼 했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하왕릉도 갔다 왔으니 서두를 이유가 없었어요.

기차 시간이 오후라서 여유가 있었거든요.

아침은 호텔 방에서 어제 먹다 남은 찐빵을 먹고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담아 온 일본 드라마 ‘료마전(龍馬傳)’을 봅니다.


 

 

비싸지만 컴퓨터가 있는 방에 들어 온 이유가 여기에 있었거든요.

료마전은 막부 말 고지현 출신 풍운아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제강점기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을 학대한 미쓰비시 창업자가 같은 동네 고지 출신이더군요.

내용이야 여기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고요.

대충 11시 정도까지 호텔에서 료마 이야기로 버티다가 짐을 카운터에 맡기고 점심을 먹습니다.

그리고는 박물관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가보는데, 덩치는 어마어마하게 크지만 내용은 엉터리더군요.


 

책이 전시된 공간은 적고, 넓은 홀에서는 웬 책 할인 판매를 하고 있습디다.

거의 다 역사물에 대한 책들입니다.

사상에 대한 내용은 철저히 규제가 되니 만만한 것이 역사책이겠지요?

싱겁게 도서관 유람을 마치고 옆에 있는 박물관에 한 번 더 가보는데, 저번에 왔을 때 못 보았던 방이 하나가 있네요.


 

 

그것은 소장자가 기증한 모택동 배지 전시물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모택동 배지가 많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네요.

북쪽의 김일성 아저씨 배지도 이렇게 많을까요?

여기 온 김에 콜라 한 병 자판기에서 빼서 먹고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며 지도를 살펴보니 서문(西門) 옛터가 있네요.

정식 이름은 진원문이었던 모양입니다.

서울 서대문도 일제 강점기에 훼손이 되어 이름만 남아 있는데, 여기도 그러네요.

서문의 비운인가요?

시내버스는 중산공원 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옛 서문으로 향하는데 성터 흔적이 남아 있더군요.


 

 

봉황상이 세워져 있는 서문 옛 자리는 그냥 이렇습니다.


 

옆에 옛터라는 표지판만 남아 그나마 후세에게 이름이나마 전하고 있습니다.

참, 싱겁네요.

다시 시내 중심인 고루로 진출을 합니다.


 

 

 

다시 영원에 있는 벤치에 앉아 사람 구경을 해보는데, 여기 오는 사람들은 주로 맥주와 이상한 병에 들어 있는 음료를 먹더군요.

그게 뭔지 궁금해서 한 병 사서 먹어 보는데, 바로 요구르트였습니다.

 

 

우리나라 요구르트 병은 아주 작은 플라스틱 병에 들어 있는데, 이곳은 큼직한 자기 병에 담겨 있는 것이 다르네요.

맛은 그저 요구르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어요.

 

조금 이르지만 전취덕에 가서 이번에는 해물탕을 시켜 먹어 봅니다.


 

 

 

그러나 이번은 기대 이하입니다.

새우가 몇 마리 들어 있는데,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동네에서 왜 해물 요리를 시켰을까요?

이런 후회가 물 밀려 오듯 합니다.

이제 바다가 바로 옆에 있는 도시 청도로 가면서 말이죠.

 

자, 이제 먼 이동을 위해 은천역으로 갑니다.

 

다행히 시내버스에 자리가 있어서 서서 가는 비극은 없었습니다.

1시간이 넘게 걸리니 자리가 없으면 꽤 힘들거든요.

역시 역은 경비가 삼엄합니다.

 

 


그러나마나 나하고는 상관없으니 2층 대합실에서 시간을 기다리는데, 연와를 타고 가니 걱정도 없고 그냥 편한 여행을 즐기면 되겠지요.

다만 먹을거리를 많이 준비하지 못해 그게 좀 걸리지만, 그냥 있는 것으로 버텨보기로 합니다.

시간이 되어 기차에 오르니 일단은 4인실에 손님은 나 혼자네요.

출발시간 6시 30분, 기차는 천천히 플랫폼을 벗어나면서 은천을 떠납니다.

창밖으로 잠시 논이 보이고 하더니 아네 황량한 풍경으로 바뀝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어두워지고 영하를 벗어납니다.

정변(定邊)에서 2사람이 타고 또 다른 정변(靖邊)에서 나머지 한 사람이 타면서 우리 방도 빈 침대 없이 밤을 보내게 되었어요.

정변(靖邊)에도 10시가 거의 다된 시간에 도착하는 거라서 그냥 잠자리에 들었던 나는 누군지 신경 쓰지도 않고 그냥 잠에 빠져들고요.

내일 오후에나 청도에 도착을 하니 그냥 게으름을 피우면서 있어도 되겠지요?

아무튼 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산동성 청도로 갑니다.

그런데 이게 만만한 여정이 아니랍니다.

무려 22시간이 걸리는 긴 여행입니다.

오늘의 지출

 

점심    볶음밥     12원

버스비  4회          4원

콜라                     2원

야쿠르트              5원

저녁                    22원

물+과자 +맥주       13원

빵                        1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