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볼거리

[치앙라이] 하늘 아래 첫 동네 도이창 반 마이 파타나.

정안군 2014. 12. 11. 16:42



집사람이 매주 수요일에 하는 태국어 수업이 갑자기 취소되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응 그랴?

 

그렇담, 멀리 공군 골프장에나 가 볼까?

그랬는데 집사람이 도이창에 가 보자는군요.

 

정확히 말하면 나와 같은 교회 다니는 위나이(가명) 집 구경입니다.

위나이 집은 도이창에서도 더 들어 가는 마을에 있는데, 엄마와 오빠가 거기서 커피 농사를 짓는다고 들었거든요.

요즘이 한창 커피 수확 시즌이랍니다.

 

위나이와 전화로 대충 그곳 사정을 알아 보고 조정을 합니다.

도이창 커피 창고까지는 승용차로도 갈 수 있다니 거기까지는 우리 승용차로 가고, 거기서 위나이 집까지는 오빠가 트럭을 가지고 우리들을 태워 가기로.

 

거기까지 가는 사람은 우리 부부와 위나이, 그리고 학업(?) 때문에 반두로 유학온 위나이 조카 꼬마 2명, 해서 5명입니다.

위나이와 조카들 모두 아카족인데, 아카족은 도이창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대표적인 산족입니다.

조카들은 큰 애가 초등학교 1학년이고 작은 애는 유치원에 다니는데, 큰 애는 아카족 언어와 태국어 두 가지 언어가 되고 작은 애는 어려서 마을을 떠나 아카 말이 잘 안 된다네요.

그래서 얘네들 할머니가 애들이 아카말을 잘 쓰게 고모인 위나이에게 신신당부를 했다는데, 아이들 놀 때는 태국어를 사용하더군요.

할머니는 태국어를 전혀 못하니 아이들이 아카 말을 못 쓰면 대화를 못하게 될까 봐 걱정했다는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게 이 두 애들을 포함한 소수민족의 운명일 겁니다.

 

암튼 이 두 친구 우리 차에 타자마자 좋아 죽습니다.

여자 아이답게 쉴새 없이 학교에서 배운 태국 동요를 불러 대더군요.

 

이 애들은 사실 비운의 주인공들입니다.

이 애들 엄마가 아빠랑 무슨 이유인지 사이가 벌어져 집을 나갔답니다.

그 과정에서 엄마가 아이들에게 심한 육체적 정신적 폭력을 휘둘렀구요.

 

암튼  그 뒤 고모인 위나이가 센터로 데려 와서 부모 대행을 하고 있어요.

위나이도 이제 나이가 갓 스물을 넘긴 나이인데 말이지요.

 

그래도 센터에 와서는 고모와 센터 선교사의 사랑을 듬북 받아 명랑하게 자라고는 있지만, 어려서 자기 엄마와 계모에게 받은 상처가 아주 컸던 모양입니다.

가끔씩 어려서 당한 고통의 흔적을 말하곤 한다네요.

아, 큰 애만 그렇답니다.

다행히 작은 애는 너무 어려서 일이라 기억을 못하구요.

모르지요.

무의식 속에 내재가 된지도.

 

이제 위나이가 대학을 일년 남기고 있고, 졸업하면 중국으로 유학을 간다 하던데 그 뒤 이 애들은 또 어찌 될지.

암튼 잘 되어야 될텐데요.

 

그건 그렇고 위나이 부모님에게 줄 선물로 오렌지를 한 자루 사서 담고 일단 도이창을 향합니다.

도이창은 매 쑤아이 거의 다 가서 오른쪽으로 꺽어 들어 갑니다.

 

일단 그쪽으로 접어 들면 식사할 곳이 없으니 매쑤아이 시내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촌이라그런지 도대체 맛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습디다..

 

그리고는 도이창을 향하는데.

 

입구에서 도이창까지는 20km라는데 계속 오르막입니다.

길이 좁긴 하지만 포장 상태는 좋으네요.

아무래도 도이창이 유명 관광지라서 길을 잘 만들어 놓은 모양입니다.

 

경치는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능선을 타고 치고 오르는데, 도이 매싸롱가는 길처럼 호쾌한 경치가 이어지네요.

하지만 급커브가 많아 운전하는데는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한참을 오르고 올라 드디어 도이창 커피 창고가 있는 광장에 도착을 합니다.

넓은 광장에는 탈피한 커피들을 말리고 있네요.

 

저녁이 되면 여기 저기에서 딴 커피콩을 가지고 온다는군요.

그러면 탈피를 하고 말려서 소비자에게 가는 모양입니다.

 

한편에 카페가 있어서 위나이 오빠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합니다.

간 날이 법의 날로 공휴일이라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커피 값은 치앙라이 시내보다도 더 비싸답니다.

나야 커피를 안 먹으니 비싸던 말던 아무 상관이 없지만요.

 

걱정마세요.

그래 봐야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3000원도 안 되니.

생산지 최고 품질로 만든 커피 가격이 그 정도면 납득이 가지 않나요?







쉬면서 잠시 화장실을 다녀 오는데.

이런, 화장실 가는 길과 화장실이 대박이네요.

정말 환경을 고려한 친환경 화장실이 뭔지를 알려 주는 곳 같았어요.

 

그런데 카페에서 좀 멀어요.




위나이 오빠가 좀 늦어져서 여기 저기 구경을 다녀 보는데, 세상에나.

철쭉이 있네요.

물론 햇살이 강한 곳이라 꽃은 훨씬 큽니다. 



이 동네는 여기가 겨울인데다 고지라서 바람이 불면 한기를 느낄 정도로 쌀쌀하더군요.

도이창은 대략 해발 1,000m 정도 되는 곳입니다.

 

그러다가 위나이 오빠가 와서 꼬마들과 오랜만에 재회를 하고 우리와 인사를 나눈 다음 차를 옮겨 타고는 위나이 집을 향해 갑니다.

그렇게 가는데.

 

차를 트럭으로 옮길 정도니 길에 대한 각오를 하긴 했지만 상상 이상의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