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땅끝마을까지 輪行記

조치원에서 부여까지

정안군 2005. 5. 27. 09:19

 재작년 땅끝마을까지의 여행을 시작을 하면서 조금 더 이동하려고 했었는데 그만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팔이 부러졌었지요... 근육 회복이 무척 더디어 고생 좀 했습니다.   임시 아스팔트 도로인데 턱을 만들어 두었더군요... 그 턱밑에 깔린 모래에 미끄러지면서 다치게 되었습니다.   7월 경에 사고가 있었는데 그 해 여름, 가을은 자전거 근처도 못갔습니다...   나를 과부만들라고 하는냐 소리치는 마누라가 눈치보여서지요...

다시 작년 10 월 9 일, 마침 시간이 나  9, 10일을 달려보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장거리를 타는 것이니까 일단 첫날은 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부여까지 가보기로 합니다.

전날 자전거를 분해하여 가방에 넣고 어느 기차로 조치원까지 갈 까 고민하다가 아침 기차는 너무 일러 10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무궁화호인데 왼쪽 문만 열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오른쪽 문있는 곳에 자전거를 놓아도 좋으냐고 승무원에게 물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전거 걱정은 덜었습니다.

가을이 무르익는 들판을 달려 조치원에 도착합니다.   역내에서 자전거를 조립한 뒤 슬슬 나섭니다.   우선 국도 1번을 달립니다.   조금씩 굴곡은 있지만 거의 평지나 다름없습니다.   옛날 대학 다닐 때 병영집체 훈련을 왔었던 조치원 사단 부대앞을 지나니 감회가 새롭군요...

종촌에서 장기를 거쳐 공주로 가는 길은 길도 좁고 복잡해서 대평리까지 간 다음 지방도를 타고 공주 방면으로 가기로 합니다.

대평리를 지난 다음 쉬면서 지도를 확인하니 금강뚝을 타고 도로가 있는 듯 합니다.   가보니 정말 그렇군요... 지방도 번호도 쓰여져 있지 않은 2차선 포장 도로를 타고 갑니다.   얼마간 평지더니 멀리 금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보입니다.   아마도 저 다리를 건너면 공주 갑사로 들어가는 지방도를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도로 공사하는 곳이 나오면서 길이 이상해 지는군요... 경사가 심한 도로가 있어 그 도로로 가니 공원묘지가 나옵니다..   차가 다가와서 공주가는 길을 묻네요... 저도 확실하진 않지만 이 공원묘지를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해서 가고 있다고 하니 그대로 출발합니다.   역시 차가 좋군요..

무척 경사가 심합니다.   참고 오르니 어째 기분이 묘하네요... 경사는 아주 심하고 아무래도 아닌 듯 합니다.   마침 봉고차가 오길래 길을 물어보니 여기서 공주로 갈려면 장기로 나간 다음 가야만 한다고 하네요..

그럴리가... 갸웃하면서 공사가 진행중인 곳으로 다시 나와 비포장도로를 따라 가봅니다.   승용차가 오는군요.   공주방면이 맞냐고 하니 그렇다네요... 나나 그 봉고차 운전사나 마찬가지로 남에게 폐를 끼쳤군요.

조금 가니 아스팔트 포장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무척 심한 경사입니다.   의샤의샤  힘을 내며 올라가는데 빵하는 경적이 납니다.   길을 잘못 가르쳐 준 차군요.   미안하다고 손을 들어줍니다.   차는 곧 없어지고 나는 계속 오릅니다...

일단 오르니 당연히 내리막... 내달리니 공주영상대학이 그 골짜기에 있군요... 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대학촌, 참 한적한 곳입니다.   좀 더 나가니 큰 4차선 도로가 막고 있군요.   어디로 가야되는지 잠시 망설이다가 공주방면으로 가봅니다.   좀 가니 휴게소가 있군요..   그곳에서 행상을 하는 아저씨에게 갑사방면을 물으니 일단 공주쪽으로 가다가 지하도로로 해서 반대편길로 간 다음 대전 방면으로 가면 다리가 나온다.   그 다리를 건너면 차는 역주행이지만 자전거는 괜찮을 것이다.   그 역주행 도로로 나가면 바로 갑사가는 지방도가 나온다고 자세히 가르쳐줍니다.


그렇군요.   일단 갑사가는 지방도 691번 입구에서 좀 쉽니다.   공주에서 대전쪽으로 가는 도로가 상당히 복잡해졌군요.

영양갱과 사과를 하나 깎아먹고 출발합니다.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득한 고개가 나오는 군요.   그리 거리는 길지 않은데 경사가 무척이나 심합니다.   일찌감치 내려서 걷습니다.   좀 자존심이 상하지만 힘을 아끼는 것이 낫다고 위로를 합니다.   일단 정상 마루에 오르니 당연히 내리막... 최대 속도 62 KM가 찍힙니다...   우와... 온갖 궁상이 다 떨어집니다.

왜 이 복잡한 도로를 선택했냐면 동생네가 신원사 입구인 논산군 상월면에 있거든요.   그곳을 들려서 밥이나 얻어먹고 갈려고 했던 것이지요.^^

내리막 오리막이 반복하는 시골길을 달립니다.   갑사가는 길을 지나고 한참을 내려가니 옛날에 들렸을 때 기억에 남아있는 계룡산 분위기가 눈에 들어오는 군요... 조금 돌기는 했지만 동생네에 도착하고 나니 아무도 없는 듯 하네요...

아쉽지만 그냥 나섭니다.

국도 23번으로 나섭니다.   노성입구 쯤 가니 손짜장면집이 있네요.   그곳에서 짜짱면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물은 한 주전자를 다먹으니 또 가져다 주는군요... 지도를 확인합니다.   여기서 논산으로 나가 부여로 가면 길을 더 좋은 듯 하지만 노송에서 지방도를 타고 공주군 탄천면으로 나가서 부여가는 중간에 있는 아버지 묘를 가보기로 합니다.  

풍요로운 곡창지대인 노성에서는 탄천 방면 도로를 찾기가 쉽군요... 조금씩 굴곡이 있는 도로를 달리니 갈라지는 도로가 있습니다.   지도를 확인해 보며 갑니다.   탄천 방면은 고속도로가 생겼군요... 그 고속도로 입구를 지나니 엄청난 고개가 기다립니다.... 여기서 탄천이 멀지 않으니 힘을 냅니다.   오늘은 고개길이 많고 돌아 오느냐고 생각보다 힘이 더 듭니다.

드디어 국도 40번 상에 있는 탄천입니다. 제가 다닌 중학교를 떨어져 이곳 탄천중학교로 유학을 해야만 했던 제 초등학교 동창도 있었습니다.   전 중학교도 시험보고 들어갔거든요...

부여에 가려면 조그만 고개가 있구요.   그 고개 정상이 드디어 부여군 경계이지요.... 부여까지의 도로는 4차선 도로 공사 관계로 좀 조건이 안좋군요....

그래로 추억에 잠긴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니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석정리... 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곳입니다... 차로 갈 때는 몰랐는데 조금씩 올라가는 도로군요... 마지막 힘을 내서 올라갑니다.   힘이 다할 때 쯤이라서 좀 벅차는군요... 산 밑에 자전거를 놓고 올라가 성묘를 합니다... 내가 벌써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그 나이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한참을 앉아 있다가 내려 옵니다.   다시 큰 도로로 돌아와 외가집이 있던 부여 입구 로터리를 지납니다.   차가 퇴근 시간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많군요...

옛날 외가집으로 심부름다닐 때 넘던 보리고개를 자전거를 넘습니다... 참 오랜만이군요... 정림사지 5층 석탑 근처는 많이도 바뀌었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정림사지 보수 공사 때문에 자리도 작아지고 건물도 바뀌었네요...

어머니가 살고 계신 아파트로 향합니다.   금성산은 그대로 있는데 그 밑 모습은 완전히 바뀌었네요...

6시간 정도 걸렸고 100 KM 탔네요... 생각보다는 많이 탄 셈입니다...

내일을 위해 근육 스트레칭도 하며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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