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땅끝마을까지 輪行記

부여에서 함열까지

정안군 2005. 5. 30. 10:00


<부여 궁남지의 연꽃필 무렵>

 

어제 힘이 들긴 들었던가 봅니다... 하여튼 8시 40분경 아침을 먹고 슬슬 집을 나섭니다.   궁남지 근처의 경치가 좋아졌다고 해서 일단 가봅니다.   옛날보다 그 주변을 습지로 만들고 연들을 심어 분위기가 한참 더 좋아졌네요... 8월 연꽃이 피면 다시 한번 집사람과 와봐야 되겠습니다.   새로난 백제교를 지납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까지도 현역에서 노익장(?)을 자랑했던 이곳 출신 정치인 김x필씨가 한참 잘 나가던 시기에 놓아준 다리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 고장 사람들이 자랑을 했었던 옛 다리는 자전거와 보행인 전용이 되어 그 임무를 계속하고 있군요...

수북정를 돌아 국도 29번을 타고 귀암 구시가지를 지나 장암 방면으로 향합니다.   귀암 구시가지는 제가 어렸을 때 자라던 곳에서 멀지 않아 무척 눈에 익습니다.   일본식 집들도 아직 보이는군요... 홍산이나 은산으로 나가기 위한 새로 뚫린 도로와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니 수박으로 유명한 땀뻘입니다.   부여 백마강변의 기름진 평야이지요... 당연히 자전거 타기는 신납니다...

곧 장암입니다.   제 할아버지가 사셨고 아버지가 이곳에서 나셨지요.   우회 도로가 나 있지만 옛날 풍경이 고대로 남아있는 장암면 면소재지에 가봅니다.  

쇠락한 분위기가 짙게 남아있군요.   제가 어려서 추석 때 성묘오느냐고 왔던 그 시간에서 그대로 멈춘듯 하네요...   다시 큰 도로로 합류하니 원문리, 합곡리 제 고등학교 동창들이 살던 마을 이름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오늘의 험로... 임천 고개가 기다립니다.   이곳만 넘으면 큰 고개는 없습니다.   고개를 넘으니 점리라는 마을이고 지티리 입구가 나오는군요...  조그만 고개를 다시 넘으니 임천입니다.


이곳은 성흥산성과 대조사가 있지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 교회에서 놀러 온 적이 있는 곳인데 성흥산성에 올라가면 이 근처가 모두 보였었지요.

조금 더 가니 강경과 장항방면의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쉬면서 오늘 목적지를 정합니다.   원래는 익산까지 가려고 했는데 어제 좀 힘들게 탔고 오늘 집에도 가야 되니 강경까지 일단 가보고 거기서 더 갈 것인지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아침에 미리 강경에서 출발하는 기차표를 예약해 놓았었지요.   삼거리에서 68번 지방도를 타고 가는 강경까지는 거의 평지입니다.   기분 좋게 달리니 강경과 연결되는 황산대교가 나오는군요.   다리 중간쯤에서 좀 쉬면서 경치 구경을 합니다.   옛날 백제가 망할 때 당나라 소정방은 이 강을 타고 올라왔을겁니다.   이 강이 교통로로서 활용될 때 강경은 아주 번화한 도시였었지요.


강경 입구 작은 공원에서 쉽니다.   시간은 10 시 30 분... 기차 출발시간이 1 시니까 시간이 상당히 많이 남습니다.   익산까지 가면 될 것도 같은데 아무래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을 듯해서 함열까지 간 다음 집으로 돌아 가기로 하고 기차 예약을 다시 하려니 그 기차는 함열에서 안 선다는군요...   그래... 여기서 함열까지 12 KM이니까 갔다가 돌아와도 충분하겠다.

국도 23번을 타고 함열쪽으로 나섭니다.    바람이 되어서 불어주니 시속 40 KM 언저리까지 나오는군요...

참 제 자전거는 자이안트 이구아나구요... 타이어를 세미 슬릭 타이어로 했습니다.


나바위 성지라는 곳을 지나는데 괜찮아 보여 오다가 한 번 들려 봐야 되겠더군요...

용안을 지납니다.   용안 우회도로 옆으로 참 멋있는 건물과 정원이 있네요...

여기도 오다가 들려봐야 되겠습니다.   함열까지는 고속도로와 같은 4차선입니다.   함열입구에서 4차선을 벗어나 구불구불한 2차선 길을 타고 함열로 들어서니 아담한 함열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함열역입니다.   참 작군요... 역 안에 들어가 보니 많은 기차들이 서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나중에 다시 올 때 별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다시 강경으로 돌아갑니다.   용안으로 가서 그 건물에 가니 오씨 충신 3대를 모신 사당이군요.   안에 들어가 보고 싶은데 문을 잠가 놓았습니다.   좀 아쉽군요... 밖에서 쉬다가 다시 출발합니다.   갈 때는 내 컨디션이 좋아서 속도가 나는줄 알았더니 올 때보니 바람탓이었더군요...

 

당연히 올 때는 좀 힘이 듭니다.   나바위 순교지에 들려봅니다.   천주교 순교지같은데 잘 꾸며 놓았더군요.. 좀 둘러보다가 다시 강경쪽으로 갑니다.   얼마 안가니 전북과 충남의 경계가 나오는군요... 바로 강경입니다.

이제 점심을 먹고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역으로 일단 가보니 식당이 좀 마땅치가 않습니다.   열쇠잠금장치가 없어서 안에서도 보여야 하는데 그런 식당이 없더군요... 함참을 둘러보다가 중국음식점이 조건에 잘 맞아 어제와 같이 짜짱면으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식사 후 슬슬 역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분해해서 가방에 넣습니다.   군인들이 여러 가지를 물어보는군요..   나중에 여유가 있거든 자전거 여행을 해보라고 권해주었습니다.   기차는 무궁화호인데 아주 좋군요.   자전거 가방을 둘 수 있게 수납 공간도 있습니다.   앞으로 자전거 보관은 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조치원을 거쳐서 통일호로 충주로 돌아옵니다.   통일호는 좀 불편하군요.   기차 맨 뒤의 좌석 공간에 놓았는데 조금 공간이 작아 뒷디레일러가 문에 닿는듯 해서 신경이 쓰입니다.  

충주에 도착해 역 구내에서 자전거를 조립해 집으로 돌아옵니다.   60 KM정도가 나오는군요...   다음은 함열부터인데 언제 시간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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