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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르] 대단한 교회가 있었네

오스만과 헝가리의 싸움이지만 크게 보면 이슬람의 세력 확장에 맞선 기독교 세력의 보루였던 성인지라 의미로 보면 대단하지만 구경거리는 사실 별로여서 흥미를 잃고 그늘에 앉아서 쉬노라니 대단하지 않으면 아래 경치라도 시원하게 보여 주던지 영 아쉬웠다. 그런데 내가 가 보지 않은 쪽으로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하는 모습에 마음이 동해서 가 보니 그곳이 관전 포인트. 이 첨탑 아래였다. 문이 열려 있어서 가보니 뭔 귀신 장난하는 곳인지 분위기가 심난해 얼른 내려왔다고. 이 풍경이 성을 입장료 내고 들어와 얻은 최대의 수확이다. 조그만 소도시의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려 괜히 온 것은 아니네. 성 아래 바늘처럼 솟은 첨탑 하나. 미나렛이다. 오스만 점령 시절 저 자리에 자미가 있었는데 그 세력이 물러 가자 다..

[에게르] 에게르 성 - 처절했던 역사의 현장

너무 커서 질리기도 했고 맛도 없었고 또 배 부르기도 해서 반 이상을 남겼다. 내 다시는 내 돈 내고 팬케이크를 먹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하면서. 하지만 누가 사주면 어찌하겠는가 그냥 먹어야지. 종업원이 너무 많이 남긴 것을 보고 테이크 아웃을 할 거냐고 물어서 니가 먹던지 하고 싶지만 헝가리어도 모르고 또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사람이 그럴 수 있나. 점잖게 노. 하긴 종업원이 뭔 잘못이 있겠어. 사리 판단 잘 못한 내 탓이지. 이제 본격적인 성 구경에 나서보자. 성의 역사에 대해 나보다 이 블로그 설명이 더 확실하니 보실 분은 들어가서 보시라. https://www.doopedia.co.kr/travel/viewContent.do?idx=181114000051275 두피디아 여행기-제3화 - 에게르, 헝가..

[에게르] 기독교 세력의 보루였던 곳으로

에게르(Eger)는 부다페스트에서 북동쪽으로 대략 130 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조용한 작은 도시이다. 1552년 오스만 제국의 군대의 공격으로 포위되었던 요새가 있는 곳으로 온천과 포도주로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갔다 와서 드는 생각. 미리 세계 테마 기행 에게르 편을 보고 갈걸. 포도주와 온천은 별 관심이 없으나 막강 오스만 군대를 막아낸 성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기차는 부다페스트 동역(Keleti)에서 매 시간 출발을 한다. 역에 가는 도중 만난 거리 음악가들의 바이올린 솜씨는 대단했다. 거리에서 듣는 바이올린 연주의 마이웨이라니. 우리나라에서 저 정도면 마스터 급일 텐데 이 나라에서는 거리 음악가라. 거리에 오줌을 싸는 강아지들의 솜씨도 대단하지만 거리 음악가의 실력도 대..

[부다페스트] 안드라씨 대로를 따라서(하)

두나를 따라서 긴 유람선이 지나가고 있었다. 한국인들에게 두나 유람선은 아픈 기억이라서 타고 싶은 마음은 없다만 보기에는 멋진 풍경이다. 벤치에 앉아서 다리로 쉬고 경치 관람을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인간들이 행진하는 것처럼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딱 보면 알겠더라, 그들이 어떤 종자들인지. 유대인들이었다. 아마도 내가 가려는 곳에 가서 무슨 행사를 하려는 듯. 그러더니 경찰이 그쪽으로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왜 안 된다고 하니 잠시면 갈 수 있으니 기다려 달란다. 제네들은 되고 나는 왜 안 되냐 해도 그냥 막무가내. 도로도 경찰차로 막고 도나에도 배가 감시를 하기 위해 떠 있었다. 짜식들. 그렇게 세상 사람들이 무서우면 착하게 살아야지. 영어로 진행하는 것을 보니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인 듯 보인다..

[부다페스트] 안드라씨 대로를 따라서(상)

컨디션 난조인 아내는 숙소에서 쉬고 혼자 거리 구경에 나섰다. 우선 공포의 관(Terror Haza)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념관을 먼저 보려고 했다. 이곳은 박물관 겸 정치적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물이 있다고 한다. 아침부터 좀 으스스하고 보고 나면 우울해지는 곳을 보려니 유쾌한 것은 아니나 사는 게 늘 즐거운 일만 보고 살겠는가? 가는 도중 학생인 듯한 인물상을 만난다. 1956년 헝가리 반소 항쟁 그때를 회상하며 만든 동상일까? 이 항쟁은 소련군의 강경 진압으로 수 천명이 희생되고 20여만 명이 해외로 망명하는 참담한 비극을 남기면서 실패로 끝났다. 학생들의 희생도 컸다 하니 총을 잡기는 했지만 공부를 갈망하는 그때를 회상하는 것 같기도 한데 글쎄다.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듯 헝가리로 현대사가 피로 얼룩졌다..

[센텐드레] 두나 강변의 작은 마을

부다와 페스트를 가르며 흐르는 두나는 조금 상류로 가면 ㄱ자로 급격히 꺾이는 부분이 있는데 그 지역을 다뉴브 밴트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그 언저리에 헝가리를 정복했던 마자르의 옛 수도였던 마을들과 슬라브족이 산다는 마을이 있다. 수도였던 곳은 에스테르곰(Esztergom)과 비셱그라드(Visegrad)이고 그 아래쪽에 센텐드레(Szentendre)가 있다, 앞의 두 마을이 더 의미가 있고 예쁘다고 하지만 센텐드레가 아무래도 부다페스트에 가까우니 더 유명세를 타는 모양. 우리를 좀 더 빨리 그리고 좀 더 많이 알려 주고 싶은 지인의 재촉에 시내 구경도 제대로 안 했지만 센텐드레 나들이에 나섰다. 여기는 버스 편도 있고 기차 편도 있어서 뭘로 갈까 고민하던 터인데 그냥 가볍게 해결이 되고 만다. 인구 100..

[부다페스트] 거리 익히기와 주일 예배

헝가리는 '투르키에'와 시차가 한 시간이어서 한국과는 무려 일곱 시간으로 벌어졌다. 한 시차가 별 것 같지 않아도 아침에 일어나 보면 잘 알게 된다. 어김없는 내 안의 생체 시계. 요즘 너무 과식한 탓도 있어할 일도 없는 우리는 하루에 두 끼만 먹기로 하고 늦은 아침을 먹었다. 여기 오니 다른 것이 역시 햄과 소시지가 나온다는 것. 이 나라는 돼지 나라가 맞다. 여기서 돼지 나라란 돼지(고기를 먹는) 나라라는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잠깐 산책을 하러 나온 근린공원.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으나 개 놀이터와 어린이 놀이터가 완전히 분리가 되어 있었고 출입 제한 시간이 있다는 점은 달랐다. 아침부터 누군가의 신고를 받았는지 구청 관계 직원 같은 사람들이 와서 벤치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거리..

[부다페스트]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

정들었던 이즈미르를 떠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왔다. 여기서 이번 여행의 남은 여정 십여 일을 지내게 되는데 어떤 일이 있을지. 남들은 볼거리가 없어서 별 재미가 없다는 이즈미르에서 지내는 동안 살기에는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었다. 여러 사람들의 넘치는 사랑도 받았다. 거기에 풍성한 먹을거리, 엄청나게 싼 물가 오지랖이 지나치게 넓은 친절한 사람들. 한참 동안 그 이즈미르가 그리울 것이다. 거의 한 달을 산 아다(ADA) 아파트 호텔. 장점 : 교통의 요지라서 여행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단점 : 조금만 겸손해지면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짐이 많고 무거워 여기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물가 비싼 나라에서는 택시는 엄두도 못 낼 소리이지만 이 나라는 경제 폭망의 최고 전성기이니 그걸 ..

[이즈미르] 교회 메들리(하)

사도 요한 교회에서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성 폴리캅 교회로 향했다. 성 폴리캅 교회도 가톨릭 교회인데 밖에서 보는 모습은 그리스 정교회를 닮아 있었다. 인간으로 보면 요한이 더 위 세대이지만 교회로 보면 지은 지는 이쪽이 더 오래된 듯하다. 그리고 사도 요한 교회 정문은 대문이지만 여기는 쪽문 비슷한 소문. 왜 그럴까? 군자는 대로 행이지만 신자는 소로 행이라는 말을 실천하려 했을까? 안에 들어가면 좁은 계단을 통해 반지하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영 구조가 옹색하다. 처음 나오는 공간인 여기가 예배실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고 바로 옆으로 문을 통해 본당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가 본당. 반지하가 주는 느낌이 있는지 많이 어둡고 분위기도 무거웠다. 그리고 사도 요한 교회는 벽이 깨끗했는데 이곳은 ..

터키여행 2022 2022.06.16

[이즈미르] 교회 메들리(상)

이제 이즈미르 생활을 접을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5월 20일 안탈리아에서 비행기로 이곳에 와서 이제 4주가 되었고 이번 주 토요일인 모레에는 이즈미르를 떠나 새 나라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날라 가게 된다. 대단한 것이 처음 호텔 생활을 할 때나 지금 아파트 호텔에서 지낼 때나 하루도 숙소에서 종일 지낸 적이 없어 어딘가를 다녔다. 그렇다고 그렇게 무리하게 다닌 것도 아닌데. 투르키에 다른 곳에서도 그렇고 특히 이즈미르 생활도 너무 마음에 들어 이래저래 떠나기가 아쉽다만 늘 하는 말대로 나그네는 길에서 머물지 않으니 다음을 기약하며 가야겠지. 오늘은 시내 교회 나들이를 다니기로 한다. 오늘 가는 교회들은 거의 항시 열지 않고 시간제한이 있는데 그것이 오후 3시에 개방이라서 시간을 맞추기가 좀 어려웠다. ..

터키여행 2022 202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