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004 여행

내 사랑 치앙라이까지

정안군 2008. 1. 26. 15:38
 

배시간이 12시 30분이니 충분히 여유가 있다.   아니 넘친다.  

뭘 하나?

식사를 위해 밖에 나오니 아침인데도 더위가 꽤 심하다.   일단 밥을 먹고 마을 어귀에 절이 있어 그 절에 가보기로 한다.

허나 땡볕에, 오래된 절도 아니라서 그윽한 멋도 없으니 가야 하나 망설임도 있지만.

오르면 그저 전망이 좋을 듯하고 혹시 멀리 미얀마라도 보일까봐 될 수 있는 한 천천히 올라간다.

다행해 초입은 숲길... 하지만 습기에 더위에 모든 것이 만만치가 않다.

절의 건물들도 한 곳에 밀집해 있는 형태가 아니고 작은 봉우리마다 띄엄띄엄 있는데 그 사이를 걸어서 맨 다리로 이으려면 햇볕이 얼마나 뜨거운지 머리가 홀랑 벗어질 지경이다.


그래도 오르면 조금씩 따똔의 모습이 펼쳐져 나름 괜찮 모드.

 따똔 원경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절의 나라 미얀마에서 갓 돌아온 사람들.

그야 말로 절에 물린 사람들 아닌가?

굳이 말하자면 다른 할 일이 있으면 안 올라왔다.


어쨌든 거의 끝 부분까지 왔다.   중간 조금의 그늘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고 멀리 소수 민족들의 거주지가 보이는데 미얀마 쪽은 끝없는 산과 산들.   경계가 멀지 않다는데 어디가 경계인지 구분은 전혀 되질 않는다.   그저 강이 경계인지.

 왓 따똔 불탑

뭐 대충 이런 모습입니다.  홈페이지에서 실례 


돌아오는 길은 외길..

그래도 오전 2시간을 이것으로 보낸다...  만쉐 ^^;;


혹 이 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아래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http://www.wat-thaton.org/

 

위 홈페이지는 볼 만하군요...

 

그런데 절대로 할 일이 있는데 시간 내서 일부러 가진 마세요.   품질은 장담 못함.

 

하긴 사람마다 흥미 분야가 다르니..쩝.


호텔에 가서 짐을 가지고 선착장으로 와서 그 앞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배 시간이 되자 어디선가 웨스턴들이 하나 둘 나타나는데 도대체 어디 숨었다가 나오냐.

 선착장


이곳은 정말 도를 닦기 위한 목적이 아님 하루 밤 묶어 갈 곳은 못된다.

그냥 치앙마이에서 아침 차로 와서 꼬리 긴 배를 타고 치앙라이로 빠지는 것이 잘하는 것인 듯.


배는 옆으로 기대앉아야 할 정도로 좁다.   이렇게 어떻게 4시간을 가나 했더니 막상 가니 괜찮았다.

 

 사진에 협조해 주신 분들 감사 ^^  꼬리 긴 배 모습


물은 무섭게 흘러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런 걱정은 지워지고 뱃놀이 분위기로.


크게 흥미 있지도 그렇다고 아주 잘못된 선택도 아니고 뭐 그러 그렇다.

소수 민족들이 여기저기에 산다고 하지만 사는 것이 낙후된 것이지 특별한 것은 없다.


그들의 특별 의상을 입고 별난 생활 모습을 기대하려면 민속 박물관을 가는 것이 나을 것.


한 사람을 더 태우고 한 참을 가다가 아카족 마을에서 잠시 쉰다.

아이들은 계속 자잘한 물건을 가지고 나와 투웬티 밧을 외쳐댄다.   이른바 완 달러는 아닌 셈인데 모습이 보기에 좋질 않다.

아카족은 여자들 구슬 모양의 모자로 유명한 부족인데 이렇게 차려 입은 사람들을 원 없이 보려면 나이트 바자로 가면 된다.

나중 나이트 바자에 가보니 카렌족 아줌마도 아카족 여자들 모자를 쓰고 있더군... 음.


그래도 움츠린 자세로 배를 타고 내려오다가 좀 쉬니 다리가 풀어진다.

다시 강을 따라 흐른다.


강을 가로 지르는 쇠줄 다리도 만나고 조금씩 문명의 빛깔이 짙어질 때 대규모의 관광단지(?)를 만나는데 여기가 코끼리 마을 루암밋이다.


코끼리 트레킹을 할 시간도 주고 해서 마을 안쪽 까지 다녀 보지만 그냥 그랬는데 우리 부부는 육 개월 후 보름동안 이 마을의 주민이 되는데 이 때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운 코끼리 마을 루암밋


이 경험담은 옆 카테고리의 아름다운 태국 사람들을 클릭하시라.

  

한참을 쉬고 다시 출발한 배는 마지막 선착장 치앙마이 꼭강 어귀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여기는 오년 전 와 본 곳이다.


그 때는 건기라서 물이 얼마 없었는데 지금은 우기.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성태우가 기다리고 있다가 원하는 게스트하우스까지 택배 서비스를 하는데 일인당 20 밧.

협상의 여지가 없다.


배에서 내린 사람은 모두 이 성태우를 타고 시내로 향하는데 와 본 곳이라 눈에 익다.


길가 가로수에 난을 붙여 놓아서 이국적이던 거리.


생각보다 맘에 들어 계획보다 더 묶었던 이 곳.


다시 올 줄이야.


성태우는 일단 매홍손 게스트하우스로 향한다.   웨스턴들이 좋아하는 곳인가 보다.

그 바로 옆은 한국인 숙소 만남의 집인데 우리는 전에 이곳에 왔을 때 묵은 적이 있는 벤 게스트하우스로.


정말 좋았던 추억 속의 벤은 우리가 왔던 그 시절보다 좀 퇴색해 보였다.

주인도 바뀐 듯.

전에 왔을 때 여자 주인은 미얀마계였는데 기독교 신앙심이 깊어 인상에 많이 남았었다.


내가 워낙 자랑을 많이 해서 기대가 되었던 집사람은 완전 실망 모드.


그냥 하룻밤 자고 가기로 하는데 전에 묵었던 방갈로는 임자가 있었고 우리는 본 건물의 방인데 방음 처리도 안 되고 영 엉성하다.

그 때는 아이들과 다닐 때라서 이 정도도 감지덕지했지만 호텔에 익숙해진 우리 집 사람에게는 수준이하의 숙소이니.

슬슬 시내로 걸어 나오는데 방향 감각이 살아나질 않더니 시내 시계탑이 나오니 감이 잡힌다.

한 여행사에 들려 내일 매사롱 투어 예약을 해 놓는다.

좀 비싸지만 하루 호사 좀 하자.

그리고 중심가 왕컴 호텔의 바우처도 1200 밧으로 사 놓고.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터미널 부근의 야시장은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데 겨울의 본격적인 시즌과는 거리가 있다.

식당가도 안하는 곳도 많고 게다가 가끔씩 비까지 쏟아지니 말 그대로 영 장이 서질 않는다.

그래도 먹을거리 이것저것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에 돌아오는데..


옆방의 아랍 에미리트에서 온 형제는 계속 시끄럽게 굴고 옆방의 화장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까지 원음으로 들리니 이거야 원..


게다가 왜 그리 더운지.   완전 잠 못 이루는 밤이다.

그냥 싼 맛에 하루 밤 보내지만 여름밤의 벤은 쒯이다.

 

뱀다리) 여기 사진은 늘처음처럼님 블로그(http://blog.naver.com/ny0419)에서 가져 왔습니다.   그 때 사진기가 고장나서 사진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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