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 2011 여행

1. 동티벳, 자전거 그리고 청도(靑島)까지

정안군 2011. 8. 15. 21:11

 

 

7월 19일 화요일

 

올해의 여행 주제는 원래 ‘자전거로 백두산가기’였습니다.

 

대충 코스는 인천에서 단동까지 배를 타고 간 다음, 압록강을 따라서 백두산 근처까지 일단 간다.

 

그리고는 자전거로는 천지에 못 올라간다니까 셔틀버스든 뭐든 천지 구경을 하고, 연변 자치주에도 가보고 하다가 단동으로 돌아와 다시 배로 인천으로 컴백 뭐 이 정도였네요.

 

그런데 혼자 여행하는 것은 밤이 너무 길다는 단점이 무척이나 크지요..

 

혼자 여행해 본 사람은 남 동네에서의 밤이 얼마나 긴지 잘 알겁니다. ㅎㅎ

 

해서 청도에 사는 탱이님(http://cafe.naver.com/acebike)에게 같이 여행하자고 콜을 보냈더랍니다.

 

그런데 탱이님은 그쪽은 날이 더우니 시원한 청해성(靑海省)에서 자전거를 타자고 역 제의를 해옵니다.

 

나야 어디서든 자전거를 타면 되는 거라서 일단 ‘콜’.

 

그리고 탱이님에게서 다른 한 명이 또 제안을 해왔다고 연락이 와, 이번 여행은 중년남자 3명이 청해성에서 자전거타기로 최종 결정이 된거죠.

 

탱이님은 인터넷 상에서만 만나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또 다른 한 분(이하 palette님)은 내가 사는 충주에 놀러 오셔서 한 번 만났답니다.

 

이 분은 미리 중국에 가셔서 나중에 서녕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요.

 

어쨌든 그럭저럭 출발할 날은 되었고 오늘 출발합니다. 

 

 

 

짐은 가방에 담긴 자전거 그리고 잡동사니.

 

여기에 텐트가 추가되고 침낭과 깔개는 중국에서 사기로 했어요.

 

될 수 있으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카메라도 그냥 똑딱이를 준비하고요.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13시 15분 출발하는 것인데, 자전거를 분해해서 담은 가방이 무거워 충주에서 인천공항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이 버스는 인천공항에 직접 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더 걸리고 도착 시간이 비행기 시간과 맞지 않지만 별 수가 없었네요.

 

6시 20분 집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인천공항으로 갑니다.

 

버스는 인천공항에 가는 사람이 적어서 언젠가부터 동서울터미널에 들려 갑니다.

 

아무래도 충주 인구가 적다보니 인천공항에 가는 손님이 적어 그런가 봅니다.

 

3시간이 좀 더 걸려 10시 30분 쯤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마침 큰 아들이 미국에 가는 친구 배웅하러 나온다네요.

 

잘 다녀오시라며 돈이 든 봉투를 줍니다.

 

한국 돈인 줄 알고 돈은 필요 없다고 하니 중국 돈이랍니다.

 

아~~,

 

아들이 벌써 많이 컸구나.

 

그리고 벌써 아들에게 용돈을 받을 나이가 되가나 봅니다.

 

좋기도 하면서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네요.

 

바로 아들은 가고 혼자서 11시 15분까지 대기하다가 동방항공에서 티켓팅을 합니다.

 

자전거 무게를 재니 19.1kg이나 되네요..

 

뭐 20kg까지니 괜찮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무게가 많이 나왔습니다.

 

동방항공 카운터에서는 이런 식으로 자전거를 부친 적이 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여러 차례 된다고 말을 했더니 여기서는 추가 요금이 없지만 혹 중국에서 요구할 수도 있다네요..

 

여러 차례 운반했지만 한 번도 추가 요금을 낸 적이 없다하니 규정이 그렇다고 하며 혹시 모르니 말해두는 거랍니다.

 

뭐, 그런데 한 번도 추가 요금이나 이것에 대해 말을 들을 적이 없으니 이건 정말 괜한 소리가 됩니다.

 

대형화물은 다른 곳에서 부쳐야 하기 때문에 알려준 곳에 가서 부치니 이제 홀가분해졌네요.

 

출국심사장으로 갑니다.

 

끌고 가는 가방은 무게 검사를 하는군요.

 

등에 맨 가방은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할 때 무게가 많이 나가면 참고할 사항입니다.

 

출국심사를 하는데 다른 증명서를 요구합니다.

 

아마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않아 얼굴이라든지 지문이 뜨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출국하는 사람이 여권 말고 뭔 다른 증명서가 있겠느냐고 퉁명스럽게 대답을 해주니 더는 별 소리 안합니다.

 

외국항공사이니 이동이 깁니다.

 

언제 국내항공사를 타보나?

 

돈이 비싸니 지금은 방법이 없네요.

 

가다보니 뮌헨 행 루프트한자 항공이 있습니다..

 

그것을 보니 갑자기 독일이 가고 싶어집니다.

 

언젠가 갈 수 있겠죠?

 

독일이나 유럽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게이트에 가니 중국 관광객도 많이 있습니다.

 

한화 약세로 중국 관광객이 많다 하더니 그런 가 봅니다.

 

어쨌든 이웃 나라의 소득이 올라가는 것은 우리나라에게도 좋은 일일 겁니다.

 

 

 

동방항공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네요.

 

가슴이 뜁니다.

 

제일 기분이 좋을 때이지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가장 기분 좋을 때는 집에서 공항갈 때이고 가장 우울할 때는 공항에서 집에 돌아갈 때라고.

 

비행기는 정시 탑승해서 정시 출발합니다.

 

3*3석 비행기로 아주 아담 사이즈인데 모처럼 창가입니다.

 

이륙하자마자 밥을 줍니다.

 

아침도 제대로 못 먹은 터라 허겁지겁 빵 한쪽까지 다 먹어치웁니다.

 

비행시간이 짧다보니 밥을 먹고 나면 바로 착륙이랍니다.

 

13시 15분 출발해서 13시 30분 도착입니다.

 

15분 만에 가냐고요?

 

시차가 한 시간 있으니 사실은 1시간 15분 걸리는 것이지요.

 

정말 중국은 가까운 나라입니다.

 

청도에 도착을 해서 입국심사를 마칩니다.

 

심사장 애들도 전보다 조금은 세련되었나요?

 

사실 연한 쑥색 유니폼이 세련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일반 화물대에서 자전거를 찾아 나서니 맞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없네요.

 

어~~~

 

마중 나오기로 되어있는데..

 

뭔가 이상해서 다시 출입문으로 돌아가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데 없습니다.

 

그래서 짐을 한쪽에 놓고 인터넷 상에서 본 탱이님을 찾으니 한 구석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더군요.

 

내가 자전거를 박스에 실어 나올 걸로 생각했답니다.

 

이제 초면이 구면이 됩니다.

 

일단 자전거를 조립하잡니다.

 

좀 성질이 급한 분인 듯하더군요. *^^*

 

 

해서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조림하고 승용차 위에 답니다.

 

승용차에는 미리 탱이님 자전거가 있었으니 두 대가 올라선 셈이지요.

 

그대로 달려 자이언트 매장으로 갑니다.

 

 

 

혹시 필요한 사람을 위해 주소와 사진을 같이 올립니다.

 

주소 : 延安三路 74號 丁 (전화 0532-83667143)

 

혹 세계여행을 준비하거나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는데 자전거가 없다. 그리고 자전거를 사려고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사지 마시고 중국에서 사기 바랍니다.

 

훨씬 싸거든요.

 

중국말을 모르면 청도에 사시는 탱이님에게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틀림없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실 겁니다.

 

아무튼 여기서 대충 자전거 손을 보고 짐받이를 구입하여 장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5만원이 넘었는데 여기서는 조금 깎아서 그냥 100원입니다.

 

역시 많이 싸네요.

 

 

 

그 다음은 청도역으로 갑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청해성 서녕인데, 서녕에서 마침 청해성 유채꽃 축제가 열려 표가 없을 것 같아 역 매표원을 잘 아는 탱이님 친구를 대동하고 갑니다.

 

중국에서 통한다는 ‘꽌시(관계)’를 사용하려구요.

 

 

 

청도역에 도착해 일단 자전거를 화물로 부칩니다.

 

자전거는 무조건 화물 25 kg을 적용한다네요.

 

그래서 서녕까지 125원이라는군요.

 

그래도 이게 났답니다.

 

분해해서 싸면 자전거 안전(?)을 보장할 수가 없답니다.

 

그 다음은 매표소에 가서 그 꽌시가 통하는 매표원을 찾습니다.

 

한참 눈 거래가 오간 다음 서녕(西寧) 잉워 중 1장과 보계(保鷄) 잉워 중 1장을 삽니다.

 

 

서녕까지 표가 2장이 없다네요.

 

그래서 한 장은 보계까지랍니다.

 

서녕까지 잉워 중이 465원입니다.

 

465원*175=

 

얼마인가요?

 

거리가 멀기도 하지만 요금이 싸진 않군요.

 

탱이님이 요즘 청해성이 여행 성수기인 것을 깜빡했다며 자책을 하는데 이렇게라도 구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이제 오늘 미션은 완수입니다.

 

나머지는 자투리 시간..

 

역에서 멀지않은 잔교(棧橋)에 가보잡니다.

 

 

가는 길, 길가 행상은 모두 위구르족입니다.

 

그들의 과자는 견과류를 엿에 녹인 듯한 것인데, 먹어보니 맛은 있는데 가격이 좀 세더군요.

 

 

 

 

 

 

 

 

어쨌든 잔교 구경은 나를 위한 배려인데 실제 가보니 별로입니다.

 

바다 구경 못한 내륙 중국 사람에게나 대단하지 며칠 전 강릉 앞바다 구경을 하고 온 나에게는 그저 그런 경치입니다.

 

게다가 안개까지 짙게 끼어 빼어난 경치는 못되었네요.

 

녹조까지 엄청납니다.

 

일삼아 걷어 내는 친구들도 있더군요.

 

대충 구경을 마칩니다.

 

저녁 약속이 있다네요.

 

청도에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성양(城陽)의 한 한국 해물찜을 하는 식당입니다.

 

여기서 장갑공장을 한다는 사장님과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이 분이 준 장갑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식당 메뉴표의 요금은 십 원 단위라서 감이 잘 잡히지가 않습니다.

 

아직은 중국 물가에 익숙해지지가 않아서 좀 생소하지요.

 

식사를 마치고 탱이님 집에로 갑니다.

 

사모님 그리고 청화대(淸華大)에 입학한다는 둘째딸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긴 하루를 마감합니다.

 

휴~~

 

정말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이동입니다.  

 

그래서 중국 청해 2011 여행으로 가서 여행기를 계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