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 2011 여행

20-1. 태산(泰山) 가는 길 1

정안군 2011. 9. 27. 13:45

 

8월 8일 월요일

 

여기서 중국 동방항공에 연락하는 것보다, 1시간이 빠른 우리나라가 더 낫겠다는 생각에 집사람에게 비행기 표를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랬더니 내 비행기 표는 가장 싼 것이라서 뒤로 미룰 수도 없고 또 더 중요한 것은 오늘 좌석도 없다더군요.

 

지금은 중국 관광객의 성수기 중 최성수기라네요.

 

그냥 여유가 있다는 대한항공 표라도 사서 오라는 것을 가볍게 거절합니다.

 

아니 여기서 며칠만 더 있으면 되는 것을 왜 헛돈을 쓰나?

 

다시 기운을 넣어 새로 시작을 해보자고.

 

그래서 정한 것이 태안(泰安)에 있는 태산(泰山)을 올랐다가, 곡부(曲阜)에 가서 공자님을 만나고 오기.

 

이렇게 2박 3일 여행을 다시 시작합니다.

 

우선 버스로 갈 것인가, 기차로 갈 것인가 망설입니다.

 

그러다가 망설일 거 없이 기차역에 먼저 가보기로.

 

기차역 앞에 버스 터미널이 있던 것이 생각 나서리.

 

탱이님에게 3일 후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일단 시내버스를 타러 이동합니다.

 

 

탱이님이 사는 천태성(天泰城)에서는 801번 버스가 시내 쪽으로 가는군요.

 

뭐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가다가 도중에 갈아타면 되니.

 

버스비는 2원이랍니다.

 

한참을 가다가 앞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에게 말을 걸어보니 통 훠처짠을 못 알아듣네요.

 

아무래도 적당한 곳에서 내려 택시를 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이런 위기(?)에서 나타나는 나의 천사는 반드시 있더군요.

 

오늘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천사님.

 

“어디 가세요?”

 

한 아주머니가 불쌍한 나를 구원하러 나타나셨답니다.

 

청도역에 가려고 한다고 하니, 301번 버스로 갈아타면 간단한데 왜 그 버스를 안 탔냐고 하시네요.

 

“몰라서요.”

 

이 아주머니 운전기사에게 가서 어떻게 하면 청도역에 갈 수 있는지 알아봐준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내가 내리고 나서 세 정거장을 더 가면 ‘원양광장(遠洋廣場)’이 있는데 거기서 길 건너로 가면 청도역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는군요.

 

넵...

 

이 아주머니 아무래도 내가 못미더웠는지 종이에다가 운전기사에게 보여주라고 뭔가를 써줍니다.

 

넵.. 감사합니다.

 

 

아주머니가 내린다고 예고를 하고는 정확하게 세 정거장을 더 가서 내립니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중국 동포 아주머니 참 감사했습니다.

 

 

그리고는 횡단보도도 없는 길을 무단 횡단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비가 억수로 쏟아지네요.

 

다행히 차를 타고 청도역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비는 그칩니다.

 

여기서는 버스비가 1원이네요.

 

 

까르푸를 지나고 한참을 가더니 눈에 익은 청도역이 나옵니다.

 

 

일단 청도역 건너편 버스 터미널에 가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태산가는 버스는 없군요.

 

그래서 일단 기차로 제남(濟南)까지 간 다음, 거기서 태산이 있는 동네 태안(泰安)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청도에서 태안까지 직접 가는 D계열의 동차(動車)가 하루에 한 대 있고요, 제남까지는 동차가 꽤 많이 다닙니다.

 

 

한 삼십분 기다려서 표를 구입합니다.

 

 

12시 1분 출발이고 2등석인데 요금은 122원입니다.

 

이 D계열 기차표를 사려면 신분증을 꼭 보여야 합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기가 좀 애매해 대합실 매점에서 음식물을 사서 점심을 때우기로 합니다.

 

대합실은 서녕갈 때 기다렸던 그 대합실인 듯 합니다.

 

매점에서 파는 음식물은 꽤 비싸군요.

 

 

그래도 반가운 크라운 산도가 있어서 낼름 하나 집어 담는데 가격이 헉~~~

 

그렇죠 뭐...

 

수입품이니.

 

그리고 오리 알 2개 뭐 이런 나부랭이를 쌌는데 이 오리 알은 아마 주인 아들이 한 놈은 오리 사육을, 한 놈은 소금을 파는 가 봅니다.

 

엄청나게 짜군요.

 

이렇게 기다리다가 기차를 타러 이동을 합니다.

 

이 D계열 동차는 일본 신간선을 모델을 했다고 하죠?

 

하지만 이들이 전수한 기술을 중국에서는 자기네 기술이라고 하며 다른 나라로 이전하려고 해서 일본이 꽤 속이 상한 듯 합니다.

 

어디 믿을 놈을 믿었어야죠.

 

 

화해호(和湝號)이라는 이름의 중국 고속철은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놈입니다.

 

실제 안에 들어가 보니 더욱 신간선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깨끗하고 좋기는 하군요.

 

그런데 내 자리는 하필 3좌석이 연결된 곳의 가운데입니다.

 

양 쪽은 중국 총각들인데, 오른쪽에 앉은 친구는 입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흑~~~

 

정시에 기차는 출발하고 서녕갈 때 지났던 철길을 그대로 달립니다.

 

물론 속도는 더 빠르겠지만요.

 

197km까지 찍더군요.

 

실외 온도는 33도까지 보이는 동네가 있고 날씨도 정말 변화무쌍하더군요.

 

비가 오다가 개고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연무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여기도 분명 한족이 사는 동네이니 그렇겠네요.

 

2시간 40분 걸려 제남에 도착을 합니다.

 

청도에서 태안에 가려면 이 방법이 제일 좋겠군요.

 

아님 시간만 맞으면 태안으로 한 방에 가는 것이 무엇보다 0 순위지만요.

 

아무래도 버스는 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해도 이 시간에 절대로 못 올테니.

 

 

제남(濟南)역은 상당히 큽니다.

 

교통의 요지면서 산동성의 성도답군요.

 

엄청나게 뜨겁고 무더운 날씨입니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버스터미널이 역 바로 앞에 있다는 거.

 

그리고 태안에 가는 버스가 많이 있다는.

 

아마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대는 되어 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