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 2011 여행

22. 제남(濟南) 산동성 박물관 찍고, 원점 청도(靑島)로

정안군 2011. 10. 10. 14:45

 

8월 10일 수요일

 

에어컨 기능이 잘 안 먹혀서 실내온도가 모기 활동에 알맞은 적정 온도에 설정된 모양이었습니다.

 

덕분에 태안 모기들에게 회식의 기회가 주어졌네요.

 

아침에 일어나니 여기저기가 발갛게 부어올랐고 그 간지러움은 꽤 오래 갔다죠.

 

어제 곡부에 가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인 듯싶습니다.

 

사실 한여름에 9시간 가까이 산행을 하기란 극기 훈련에 속하는 일이니까요. 

 

 

 

 

어제 아침을 먹었던 식당에 가서 오늘도 꽈배기와 콩국으로 아침을 엽니다. 

 

 

길목에는 한류의 영향이 있더군요.

 

하지만 객지에서 한국말이 퍽이나 고생한다는 생각이 팍 들지요?

 

 

쉬운 것은 틀리고 어려운 것은 맞고.

 

그래도 어려운 발음일 것 같은 초콜릿은 정확하지요?

 

그래서 일단 80점은 줘야 될 것 같습니다.

 

 

먹고 나서는 호텔로 돌아와서 짐을 챙겨 나설 때 맡겼던 압금(押金) 100원을 돌려받기를 잊지 않습니다.

 

나도 이번에는 중국인들이 돈을 받으면 하는 행동을 흉내 내 봅니다.

 

주인이 웃네요.

 

음식물 쓰레기 썩는 냄새가 요란한 길을 횡단해서 시내버스를 기다립니다.

 

시내지도에서 확인한대로 시내버스 6번이 버스터미널로 향합니다.

 

1원이군요.

 

태안에서 제남 가는 버스 차표를 사는데 이상하네요.

 

요금이 25원이랍니다.

 

올 때는 23원이었는데 왜 갈 때는 2원이 더 비싼가요?

 

말이 안 통하니 그냥 궁시렁(궁시랑이 표준말이군요) 대다가 말 수 밖에 없군요. 

 

 

밖에 나가니 제남 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출발하는데 기사가 안전벨트를 매라는군요.

 

원 세상에, 중국에도 이런 일이..

 

하지만 여기는 역시 중국입니다.

 

안전벨트가 돼야죠?

 

출발하여서 곧 2원의 비밀을 알아챕니다.

 

옆쪽으로 제남역가는 버스가 있더군요.

 

그러니까 이 버스는 총참(總站)이라고 종합 버스터미널에 가는 버스고, 역 앞으로 가는 사람은 역 앞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 거였어요.

 

나야 산동성 박물관을 가기로 했으니 어디든 마찬가지였죠.

 

산동성 박물관이 어디서 가야 가까운지를 몰랐으니까요.

 

그리고 나중에 보니 총참으로 가는 것이 택시 잡기도 수월하고 더 낫더군요.

 

올 때와는 다른 길을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을 하는데 식당에는 수교(水餃)라고 쓰인 간판이 꽤 많습니다.

 

이 동네는 물만두만 먹고 사는 모양이지요?

 

하여튼 밥 구경 하기는 힘든 동네였어요.

 

배롱나무가 많이 있는 태안 시내를 빠져 나와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그리고는 제남 시내로 들어서는데 어디가 어딘지를 통 알 수 없습니다.

 

목적지가 다르니 당연한가요?

 

한참을 구불구불 달리다가 커다란 터미널에 우리를 내려 줍니다. 

 

 

크기가 엄청나군요.

 

여기서는 청도 가는 버스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산동성 박물관을 찾아가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내 발음이 시원찮은지 통 알 수가 없군요.

 

이럴 때는 별 수 없지요.

 

돈으로 때울 수밖에.

 

택시를 잡아타고는 산동성 박물관에 가자고 말하지 못하고 수첩에 쓴 한자를 보여 줍니다.

 

신박물관이냐고 새롭게 묻네요.

 

아니 못 알아들으니 수첩에 써줍니다.

 

그렇다고 하니 거리가 멀다더군요.

 

커이..

 

정말 한참을 갑니다.

 

외곽 순환도로를 타고 한참을 가더니 큰 건물이 보이는 곳에다 내려줍니다. 

 

 

이 건물이 신 산동성 박물관 건물이랍니다.

 

요금은 36원이나 나왔어요.

 

그래도 반가운 것이 박물관 건물의 규모가 엄청나군요. 

 

 

볼 것이 많다는 거지요.

 

후문에 내려다 놓아서 정문 쪽으로 돌아가는데 그 거리도 제법 됩니다.

 

 

정문 광장에서 바라다 보니 그 규모가 뭐라고 말이 안 나올 정도입니다.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을 하는데 오후 4시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는 말 같지요?

 

그리고 월요일은 휴관이라는 소리도 있는 것 같고요. 

 

더 궁금하시면 이리로

 

http://www.sdmuseum.com/

 

산동성 박물관 홈피입니다.

 

 

일단 로비가 거창합니다.

 

중국답게 엄청나게 넓고 화려하군요. 

 

 

입장료가 있나 했더니 여권 확인을 하고는 무료랍니다.

 

그런데 입장권도 줍니다.

 

택시비가 비싸긴 한데 입장료가 없다고 하니 조금 마음이 가벼워지는군요.

 

여러 관으로 나뉘어졌는데 우선 춘추 ․ 전국 시대관으로 가봅니다.

 

 

 

 

 

이때는 청동기 시대에 해당하는 듯합니다.

 

사실 이 시기에 이 산동은 제(濟)나라와 노(魯)나라의 영역이었고 나름대로 제 역할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진에 의해 통일이 되면 이 산동은 완전히 주변으로 밀려 중심부로서의 화려한 유물은 그다지 없겠지요.

 

사실 유물로 보아도 그렇더군요.

 

청동기 유물을 봐도 정말 기가 팍 죽습니다.

 

여기에 있는 유물 하나만 우리나라 중앙박물관에 진열이 된다면 아니 우리나라에서 출토가 되었다면 그 놈은 우리나라 국보 순위 1위에 들겠습디다.

 

에이~~

 

좀 기분이 나빠지려고 해서 문화는 비교하기 없기, 이렇게 위로를 하네요.

 

일본 만화 삼국지에 나오던 무기나 술잔 같은 것이 많이 있더군요.

 

확실히 그 만화는 고증에도 철저했던 모양입니다. 

 

 

그 다음에는 명나라 때 노나라의 국왕이었던 무덤에서 나온 부장품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계급으로 하면 조선의 왕과 같은 급이었지만, 이 노나라 국왕은 명나라 황제 주원장의 아들이니 같은 급이라고 맘먹을 수도 없었겠지요?

 

우리나라 왕릉의 부장품이 이 정도가 나올까싶었답니다.

 

하긴 우리나라 왕릉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거의 다 훼손되었으니 발굴할 것도 없겠지만요.

 

잔뜩 부러움만 안긴 박물관 견학이었습니다.

 

사진을 좀 더 찍어보려고 했는데 안내인이 조용히 오더니 사진을 찍는 것은 좋지만 플래시 사용은 안 된다더군요.

 

그런데 내 카메라는 지가 알아서 플래시를 터뜨리니 도리가 없지요.

 

해서 부러움을 감출 겸 그냥 그만 두기로 했답니다.

 

흑~~~

 

부러우면 지는 건데.

 

박물관 앞에서 시내버스 노선표를 보니 역이나 총참(總站)에 직접 가는 놈이 없습니다.

 

아마 갈아타야 될 것 같은데 나처럼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은 참 어려운 노릇이지요.

 

또 할 수 없네요.

 

돈으로 막아야지요.

 

택시를 타고 역으로 향합니다.

 

아무래도 버스보다는 기차가 빠르니 그렇게 하기로 한 거죠.

 

택시는 터미널 옆으로 해서 역으로 향합니다.

 

역에 가보니 매표소에 엄청난 줄이 이어지고 있었어요.

 

무덥고 오랜 기다림이 엄두가 안 나서 그 옆 철도빈관(鐵道賓館)에서 표를 사기로 합니다.

 

여기는 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에어컨이 되어 있고 또 줄이 얼마 되지 않으니.

 

하지만 모든 차가 되는 것은 아니고 G나 D계열만 여기서 팝니다.

 

선택 차에서 구별이 되는 거죠.

 

잠시 서 있다가 내 차례가 와서 돈을 내니 더 달랍니다.

 

무슨 소리인지 몰라 더 내니 1등석이더군요. 

 

 

146원에 수수료 5원을 더해 151원을 지불합니다.

 

이 화해호 동차는 장사가 잘 되는 모양입니다.

 

2등석은 매진이 되어 있었어요.

 

그래도 엉겹결에 1등석을 타보고 좋네요.

 

151원이면 꽤 비싼 돈인데 얼른 머릿속에 우리 돈으로 얼마라고 계산이 안 되니.

 

점심을 먹지 못할 것 같아 맥도날드에 가서 닭 날개 튀김을 주문하는데 영 어렵습니다. 

 

 

결국 손에 받아 든 것은 ‘타코’였네요.

 

다시 역으로 돌아와 기차로 향합니다. 

 

 

호~~~

 

역시 1등석은 좋아요.

 

이제 이번 여행의 최종 종착역 청도에 도착을 합니다. 

 

 

 

303번을 타고 유객광장(維客廣場)이라는 곳에서 801번으로 갈아타고는 천태성에 골인하네요.

 

거리가 멀고 중간에 도로가 혼잡해서 한참 걸렸어요.

 

 

 

천태성 입구 식당 밀집 건물에 있는 장터국밥집에서 돼지감자탕을 시켜 먹는데 한국 음식을 오랫동안 먹지 않은 입맛에도 별로더군요. 

 

 

식사 후 탱이님을 만나 off-line 모임에 참가를 합니다.

 

탱이님의 동티벳 여행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그 덕에 덩달아 따라 갔던 나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네요.

 

그 날은 우리나라 축구가 일본에게 0 대 3으로 패한 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긴 여행도 끝났고, 긴 하루도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