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 2011 여행

23. 집으로

정안군 2011. 10. 11. 12:08

 

8월 11일 목요일

 

이제 이번 여름 여행을 정리할 시간이 왔습니다.

 

자전거 타기로 시작해서, 자전거와 함께 하다가, 자전거를 떼어놓고 하는 여행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모두 좋았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 그리고 함께 이동할 때 너무 진이 빠져서, 자전거를 떼어놓고 태산을 다녀올 때는 조금 피곤하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어요.

 

하지만 실제 태산 행이 정해지니, 다시금 원기가 솟아나서, 삼복더위에 정상을 걸어서 왕복하는 미친 짓을 가볍게 할 수가 있었네요.

 

오늘은 탱이님은 자전거 타기 약속이 있어서 일찍 나가봐야 한다는군요.

 

나도, 아무도 없는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보다는 많이 이르지만 그냥 공항에 가서 거기서 빈둥거리기로 했답니다. 

 

 

 

무려 출발이 5시간이나 남았는데, 공항에 도착을 해서 사람 구경을 시작합니다.

 

놀랍게도 이 청도에서도 대만가는 비행기가 있었어요.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싶더군요.

 

답답한 현실에 가슴도 답답해지지만 뭐 어쩔 수가 없군요.

 

중국 동포들의 한국행이 꽤 있네요.

 

이들도 우리 남한을 자연스레 한국이라고 부르더군요.

 

누가 결혼을 해서 간다는 사람, 자식이 한국에 살아 다니러 간다는 사람.

 

하여튼 사람도 많고 사연도 많고 모든 것이 많은 공항입니다.

 

그러는 중에 한 중국 동포가 북한 돈 구경을 하랍니다.

 

100원, 10원, 1원 짜리 지폐인데 우리 돈 얼마를 주면 바꿔 준다는군요.

 

호기심에 그냥 바꿨습니다.

 

덤으로 백두산 웅담이라는 조그만 봉지 몇 개도 보너스로 주고요.

 

우훗~~

 

지폐는 한국에 돌아와 마중 나온 두 아들에게 모두 선물로 주었지만, 이 웅담은 그냥 쓰레기통으로 진행을 했네요.

 

이 돈은 인터넷 상에 올리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군요.

 

자전거를 대형화물로 부칩니다.

 

보통은 체크인 카운터 근처에 있는데 여기는 일단 출국 수속을 하러 들어가서 있네요.

 

하지만 한국말을 하는 항공사 직원이 친절하게 알려 줍니다.

 

그리고는 탑승 게이트에 가서 또 지루하게 기다립니다.

 

이제 오후가 되니 비가 내리는군요.

 

탱이님이 자전거 타기에서 돌아 올 시간일 테니 비 맞지는 않았을 거 같네요.

 

비행기는 조금 연착하고, 간식을 하나씩 줍니다. 

 

그런데 뭘 주었더라?

 

생각이 안 납니다요.. ㅎㅎ

 

 

 

왔던 길을 되돌아 이제 한국으로 떠납니다.

 

인천 공항에 도착을 해서, 짐을 찾으려니 모두들 찾아 갔는데도 내 짐만 나오질 않습니다.

 

항공사 직원에게 문의를 하니, 대형 화물은 찾는 곳이 다른 곳에 있더군요.

 

가보니, 내 자전거만 혼자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찾아서 나오니, 두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들들, 이제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같이 저녁을 먹고 큰 놈은 제 집으로, 나는 작은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인천공항에서 집에 오는 버스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짐이 무거우니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표를 보면서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수도권이고, 어디부터 지방일까요?

 

사실 서울도 경기도도 모두 같은 지방인데.

 

이름부터 구별이 아닌 차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아내가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내 얼굴을 보니 이제 정말 여행이 끝났음을 실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