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2013 여행

우돔사이에서 새로운 출발을.

정안군 2013. 4. 28. 22:50

어제 저녁에 집사람과 상의하기를,

그냥 처음 계획한대로 베트남 사파를 거쳐서 중국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왜냐하면 이번 주부터 중국 노동절 연휴가 겹쳐서 아무래도 애로가 많을 거 같다나?

그러자고 했는데, 우리가 사파가는 도중 거치는 디엔 비엔 푸에서 벌어진 한국 청년의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베트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모드로 다시 넘어간다.

무슨 얘기냐 하면,

한 청년이 디엔 비엔 푸에서 일만 동을 내기로 하고 머리를 깎는데, 주변 사람과 뭔가 대화를 나누고는 깎던 중 그만두더니 이만 동을 내지 않으면 안 깎아주겠다고 하더란다.

해서 여행 중이라서 누가 봐줄사람도 없고 또 모자를 쓰고 다니니 그만 두어도 아쉬울 것 없어 그러라고 했더니 다시 웃으면서 그냥 그 돈에 깎아주겠다고 하더라나 뭐라나.

이렇게 어이없는 행동을 하는 베트남은 무섭다나?

그래서 일단 우돔사이까지 오늘 가보고 다음에 결정하기로 하는데.

 

7시 30분경 숙소를 나오니.

성태우가 길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하도 바가지 이야기를 많이 들어 가격을 물이니 그냥 쿨하게 ‘텐’이란다.

10000킵이라는 이야기이다.

바가지하고는 전혀 관계없이 그냥 자기들 받는대로 받는 값이어서 두 말할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중국 멍라와 징홍까지 가는 차가 MANYCHAN 레스토랑 앞까지 와있었다.

그 시간에 나가면 성태우 타고 먼 터미널까지 갈 이유도 없겠고 또 여행사 커미션 일만 킵을 안 주어도 되니 그 쪽 방면으로 갈 사람은 참고할 사항이다.

우리도 멍라로 오늘 갔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었고.

 

터미널에 가보니

멍라 가는 버스와 징홍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대에 각 방면 버스가 거의 다 출발하니, 숙소에서 7시 30분쯤 나오면 대충 모든 버스 시간대와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터미널에는 어제 저녁을 함께 한 사람들 가운데 오늘 트레킹에 나선 청년 둘만 빼고는 모두 만날 수 있었다.

한 명은 루앙 푸라방, 다른 한 명은 훼이사이 그리고 우리는 우돔사이.



이렇게 또 한 번의 이별이다.

그 대신 오늘도 길에서 동무를 얻는다.



'치카'라는 일본 아줌마.

일단 우리는 우돔사이로 오늘 간 다음 하루 자보고 다음 행선지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우리 앞자리에 앉은 아줌마는 우돔사이를 거쳐 농키아우 그리고 무앙 응아이 느아로 해서 무앙쿠아 그 다음은 베트남 디엔 비엔 푸란다.

와, 이럴 수가 있나?

내가 처음 가기로 마음먹고 계획을 잡았던 코스였다.

그래서 우리도 그 코스로 가고 싶은데 함께 갈 수 있겠냐고 물으니 좋단다.

이래서 우리는 좋은 가이드를 얻게 되었다.

그것도 준비가 철저해도 너무 철저한 일본인을.

나중에 그 준비가 확실한 것은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그런데 좋은 것이 있으면 좋지 않은 것도 반드시 함께 하는 법.

우리와 훼이사이에서 함께 온 할머니인 영국 메리 할머니를 다른 동무로 삼게 되었다.

이래서 영, 일본 한국인 연합군이 새로 탄생하게 되었다는 거.

 

루앙남타를 출발한 버스는 엄청난 고개를 넘어서,

어제 라오스에서 사업하는 한국인 사장님이 말한 대로 고무나무가 엄청나게 심겨진 산속을 누빈다.


 

라오스 북쪽은 중국이 거의 접수한 셈이란다.

정말 엄청난 중국이다.

 



이런 다정스런 모습의 고산족 아줌마 가게도 보이고.

어쨌든 거의 4시간을 달려 우돔사이에 도착을 하는데.

 

우리 메리 할머니는 오늘 바로 농키아우로 향한단다.

그래서 내가 시간표에 오후 차는 없다했더니 있다나?

버스 매표소에서 확인을 해보니, 있기는 뭐가 있어.









그래서 우리는 매리 할머니를 모시고 호텔을 찾아 나서는데.

아니다,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고 일본 아줌마 치카상이 가이드북에 나온 호텔로 가지고 해서 그녀를 따라 나선 셈이다.

얼마를 가니 와이파이가 확실히 보장되는 호텔이 나오고 요금 교섭을 한참동안 한 끝에 이곳을 숙소로 결정.



그런데 메리 할머니는 이 호텔이 너무 비싸서 싫다고 오늘 농키아우로 끝까지 가본다고 고집을 피운다.

그래서 갈림길까지 갈 수는 있지만, 거기서 성태우를 혼자 대절을 해야 해서 돈이 너무 많이 나갈 테니 오늘 그냥 여기서 주무세요 그렇게 한참을 설득한 끝에 그렇게 하기로.

와, 하여튼 노인네들 고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단할 수밖에.

 

치카 아줌마와 점심을 함께 한다.



이 때 치카 아줌마가 가지고 있는 라오스 책자와 안내 가이드북을 보니 정말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확실히 일본과 우리는 이런 면에서 비교 대상이 아니다.

걱정했던 디엔 비엔 푸 지도와 그 쪽으로 가는 방법 또 버스 시간까지 거의 완벽.

정말 완벽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오후 잠깐 틈이 나서 숙소 앞 절과 뒤쪽 박물관에 가보는데.

나무들이 가려서 도시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 동네가 분지라는 것을 확실히 알겠더라고.







그리고 모기는 얼마나 굶었는지, 잠깐 꽃 사진을 찍으려고 멈췄는데 그 사이에 네 방이나 물리고 말았다.

 

숙소 앞에서 숭실대학교 봉사팀을 만난다.

학기 중이지만 대체 학습의 일환으로 이곳에서 봉사 활동 중인 청년들을 만난다.

이렇게 여학생 세 명과 또 숙소에 태권도를 가르치는 남학생 한 명이 있다고.

이들에게 고맙고 대견하여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한다.




이들이 추천한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하는데, 이들을 보면 우리나라 청년들 참 대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들을 통해 이곳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선교사의 센터를 가보기도 하는데, 선교사는 지금 출타중이라서 만나지는 못했다.

 

자랑스런 한국인 그 한국인이 세운 기업 코라오

오토바이는 코라오가 꽉잡고 있단다.



어디선가 다시 만나요.

이렇게 인사하고 이들과 다시 헤어진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받은 너무나 고마운 선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버물리

 

버물리.

이제 모기의 고통에서 해방이 되려나?

 

내일부터 인터넷과 거리가 먼 동네로 이동을 해서 아마도 베트남 사파에 가서야 인터넷을 접속하게 될 듯싶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