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013 여행

용의 아가리 함롱(HAM RONG)산에도 오르며 지낸 사파의 또 다른 하루

정안군 2013. 5. 9. 15:00

사파의 자랑은 누가 뭐래도 구름의 조화이다.

이렇게 구름(안개)가 휘돌아 감으면서 아침이 시작되는데, 그 변화가 짦은 시간에도 정말 다양해서 이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온통 대지를 휘감아 버리면서 온 세상은 안개의 나라가 된다.



그러다가 다시 나타나는 파란 하늘.


아~~~ 좋다.



오늘의 간단한 일정은 Dragon Jaw라고 번역이 되는 HAM RONG에 가보기로 한다.

용의 아가리라...

RONG가 용일테니, HAM은 아가리 좀 예쁘게 말해서 턱뼈인가?


함롱산의 입구는 바로 여기이다.



이렇게 입장료는 얼마라고 친절히 알려주고 그 앞에 매표소가 있는데 모른 척하고 그냥 지나가니 누구도 붙잡는 사람이 없었다.

흐~~~

돈 벌었네.




그런데 베트남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

백 여 미터 오르면 표를 검사하는 곳이 있더라고.

그냥 좀 넣어달라고 하니 죽어도 안 된단다.

70,000동 짜리 표를 사가지고 오라고.

돈은 돈이고 다시 아래까지 내려 갔다가 다시 오기가 너무 힘들어서 할 수 없이 베트남 지하 경제를 일으키기로 한다.


살그머니 두 명 분 입장료 140,000동을 주니 갑자기 족제비 눈이 되더니 일단 주위를 살피고는 잽싸게 집어 넣더군.

짜식, 오늘 용돈 벌었네.


울통불퉁한 돌길을 따라 오르면,

그동안 많이 등장하던 사파 글씨.

 


사실 이 찻집의 배치가 더 예뻤다.



여기는 베트남 사람들에게도 인기있는 유원지인 듯, 단체 모자 부대가 등장해서 여기저기에서 사진도 찍고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더라고.

젊은 애들도 많았는데 담배 좀 피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워 무는 통에 좀 고역이었다.

어떡하랴, 걔네들 나라인 것을.



여기까지는 경사가 고만고만한데, 제법 높은 고지에 전망대가 보인다.

저기까지 가야한단 말이지?




그냥 맹숭맹숭한 언덕 유원지인가 했더니 그래도 돈을 받는다고 뭔가 구경거리가 있었다.

우리나라 오방색을 띤 소수민족의 깃발이 나부끼더니.




이런 문화 공연장이 있었다.



재미는 그저 그랬지만 성의를 봐서 좀 봐주는데,

어떤 조폭같은 놈이 앞자리에 발을 올려 놓았다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그냥 나오고 만다.

내가 잘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새끼 인상이 너무 험해서 보고 싶은 마음이 홀랑 다 달아나 버리더라고.



이렇게 이상한 돌도 좀 있고.



아마도 용의 아가리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건너편 산 봉우리도 있고.




그다지 힘들지 않게 정상에 오른다.

아래에서 150m 정도 오른 셈인데, 이 동네 지대가 높아서 해발로 하면 무려 1650 m의 제법 당당한 산이 되시겠다.

우리나라 덕유산 높이에 해당하는 고산인데 여기서는 그냥 동네 뒷산이다.


역시 높은 곳에 오르면 경치는 좋다.








간단하게 용 아가리 산을 올라 갔다 오는 것으로 오전 일정은 마감하고 숙소에 돌아와 다시 에너지 충전 모드.


그 사이 숙소에서 보이는 건너 계단 논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점심은 라면으로 해결했더니 일찍 배가 고파져서 산책 겸 식사하러 다시 나선다.

길에는 이런 모습이 즐비하다.

서양인들을 둘러싼 소수민족 아줌마들의 모습이.



호수까지 가서는 단골로 삼은 구멍가게에서 파인애플을 사먹는데.

하나가 우리 돈으로 500원인데, 파인애플 하나를 껍질 벗기고 세공하는 것을 보면 정말 품값도 안 나오게 생겼다.



돌아다니다 저녁을 해결한 정류장 옆 식당.

오이 영어 단어는 알아도, Fish가 뭔지는 모르는 이 집 딸의 안내로 간신히 저녁을 해결하는데, 그래도 역시 밥이 좋다.

돼지고기 탕수육 조금과 오이 무침과 국 그리고 쌀국수 모두 해서 80,000동이었다.

여기도 터무니 없이 바가지 씌우거나 하는 것은 없는 동네인가 보다.



슈퍼에서 사다 놓고 간식으로 먹는 쌀과자.

우리나라 쌀과자와 똑같은 맛 그리고 똑같은 모양인데 당연히 값은 훨씬 싸다.



저녁 햇살이 누그러지면서 판시판 산의 모습이 다양하게 변한다.

우리랑 디엔 비엔 푸에서 같이 온 총각은 여기를 1박 2일 여정으로 올라갔는데 어디쯤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