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013 여행

사파에서 동네 구경도 해보자

정안군 2013. 5. 10. 14:44

숙소 앞 길 이름은 Moung Hoa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소수 민족들이 많이 사는 동네로 가는 길인데, 아침이면 사파 시내로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몽족 아줌마들을 엄청나게 만날 수 있다.


오늘 아침은 앞 길을 따라서 산책해보기로 하는데.


바로 앞에 웨스턴과 현지인 몽족이 결합한 부부가 운영하는 헌 책방이 있다.

벽에는 한글로 몇 글자가 적혀있어서 뭔가 한국인과 접촉이 있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조용하기는 하지만, 웨스턴들이 트레킹을 하러 가는 차량과 가끔씩 미친듯이 달리는 트럭이 있어서 편하지만은 않다.

게다가 오토바이 통행은 상당히 많은 편이고.


그런데 이렇게 좋은 곳이 나온다.

대나무 숲이 너무 좋은.



오늘 건진 사진이다.

뭔가 운치가 있는.

소수 민족 아저씨가 등짐을 지고 가는데, 사실 아줌마들이 민족 의상을 입은 것이냐 흔하디 흔하지만 남자들이 입는 것은 그다지 보기 쉽지 않은데, 이 동네에서는 남자들이 많이들 입고 있었다.

그것도 관광용이 아니라 생활용으로.



정말 폼나는 곳인데, 사진을 잘못 찍었다.

대숲만 강조하여 찍었어야 하는데.



도중에 오른쪽으로 작은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한 아줌마가 내려가고 있어서 따라 가보는데.



동물을 가두는 우리와 아마도 산짐승을 막기 위해서 세운 책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를 오지 말라는 뜻인지 가로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여기서 발걸음을 멈춘다.

이네들도 사생활이 있겠지.



그리고는 조금 더 가자 사파에서 2 km 쯤 된다고 표지석이 있었는데, 여기에 매표소가 있었다.

40,000동이던가?

그런데, 걸어서 더 가봐도 좋은 구경은 힘들거 같아서 여기서 그만 돌아가기로 한다.

절대로 돈이 아까워서 그만 둔 것은 아니라는 거.



우리처럼 외부인이나 돈을 받지 이렇게 자유롭게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몽족 아줌마.



오른쪽으로는 어제 올랐던 용 아가리 산의 모습이 보이는데, 각도가 달라지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파에서 여행객들만 따라 다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자기 일에 바빠서 여디론가 부지런히 가는 아줌마들도 있다는 거.



이쯤이었나 보다.

아래로 깟깟 마을이 보이는데, 이쪽 길로 내려가면 그 마을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콘크리트길을 따라서 내려가보니 거의 막다른 길로 보이는 곳에 집 한 채가 있었다.

아마도 이 길이 아닌가 싶어서 뒤돌아 가려고 하는데, 웨스턴들과 몽족 가이드 아줌마가 내려 오고 있었다.

깟깟 마을을 가려고 한다고 하니 따라 오란다.


이 집 옆으로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니 직진은 자기들이 갈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깟깟 마을로 가는 길이 있단다.

감사하다고 하고 더 가보니.



이런 언덕진 밭에서 한 아줌마와 아들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다.



이쯤에서 깟깟 마을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없어 이들에게 물어보니, 며느리가 유창한 영어로 어디서 왔냔다.

그리고 자기가 안내해 줄 수 있다고.


땡볕 아래에서 먹고 살기 위해 옥수수를 심고 있었는데, 팔자 좋게 놀러 와서 길이나 묻는 모습이 괜히 미안해서사양을 한다.

물론 돈을 주면 되겠지만, 웬지 그러기에는 미안한 마음을 들었다.


그러니까 이 아래로 내려가면 되는 것인데.



그리고 멀리 깟깟 마을이 보이긴 하는데.



그런데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가 않았다.

새벽에 비가 오고 또 진흙이라서 길이 엄청나게 미끌었고 또 계단식 논이 아래로 계속 이어져 있어서 길을 찾기가 쉽지 많은 않았다.

결국 이 근처에서 한참을 헤매다 한 아줌마을 만나는데.


그 아줌마에게 깟깟 마을로 가는 길을 물어보니.

무슨 언어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느낌으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저 위에 좋은 길두고 왜 여기서 지랄들이여, 저 위로 올라가."

 

넵..


알겠습니다. 아줌마.



신발과 바지에 온통 진흙칠만 하고는 다시 원래 길로 올라와서는 옆에서 노는 나비에게 변명을 한다.

사실 너를 찍으려고 이 근처에서 돌아 다닌겨.




이 동네도 중국인들의 흔적이 이렇게 보이더라는 거.

중국 사당이 동네 안쪽에 숨은 듯이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사파는 언덕이 많은 동네이기도 하다.



아침에 엉뚱한 동네에서 헤매고는 힘을 많이 뺴서 한 낮은 쉴 겸 숙소에서 성경도 보고 야구도 보고 하면서 지낸다.

그리고 저녁 무렵 저녁 식사를 겸해서 산책에 나서는 데.


이렇게 돼지를 몰고 가는 아저씨가 있었다.

냄새를 엄청나게 풍기면서.



이 사파도 네팔 카트만드처럼 노스 *이스가 점령한 도시이다.

베트남에 이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있어서 그렇다는데, 값도 엄청나게 싸다.

괜히 이 동네에서 북벽 제품을 입고 다니면, 이 동네에서 쇼핑한 물건을 입고 다니는 꼴이 된다.

우리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안 입으면 안 입었지 짝뚱은 안 입는다는 노스 *이스의 전설에 자칫 본의 아니게 합류할 수도 있다는 거.

나는 정품이라고 써 붙이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니.



깟깟 마을이 잘 내려다 보이는 곳에 전망대가 있는데, 아마도 그냥 비어 있는 것 같았다.

여기쯤에서 발걸음을 돌린다.



저녁 식사를 할 장소를 찾아보는데 이 동네 마땅하게 식사할 곳이 없다.

외국인 거리는 웨스턴 취향이고 비싸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서양 음식을 비싼 값 내면서 먹기는 싫고, 베트남 현지 식당을 가보면 말이 통하지 않아 뭘 주문해서 먹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어제 갔었던 정류장 앞 식당에 가서 밥과 반찬 종류를 주문을 하려다가 지쳐서 포기하고는 그냥 쌀국수를 시켜 먹는데.


메뉴에서 한 그릇에 40,000동이라고 확인을 했는데, 주인 여자가 나중에 잔 돈을 주는 것을 보니 돈을 더 받았다.


메뉴판을 가져다가 항의를 하니 그 집 할머니까지 나서서 닭고기가 잘게 쪼갠 것을 쓴 것이 아니고 통 채로 썰어

서 넣어 값이 비싸다고 변명을 줄기차게 한다.


그러는 중에 우리가 주문할 때 영어가 좀 되어 도움을 준 청년이 오더니 두 여자에게 한참을 머라 하니 돈을 내 주더군.

청년이 두 여자를 많이 혼내주는 것 같았다.


이래서 베트남에 대한 오명이 많은 것인데.


이제까지 우리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보면서 지냈다.

이것도 그냥 해프닝으로 생각하기로 한다.


분명히 더 좋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숙소에서 베란다로 나가보니 야경이 꽤 멋있어서 삼각대 없이 사진을 찍어 몇 장을 건진다.




그리고 하늘을 보니 온통 별 천지였다.


아~~~

이렇게 많은 별을 본 게 언제인지.


이렇게 별밤이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