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013 여행

사파에서 내 마음대로 가는 트레킹에 나선다.

정안군 2013. 5. 12. 13:20


어제 아침은 그렇게 화창하더니, 오늘은 비가 주룩 주룩 하염없이 내린다.

촉촉하게 젖은 길을 따라서 몽족 아줌마들의 발걸음은 비가 온다고 해서 변함 없이 이어지고.


역시 비가 내리면, 수묵화의 한 장면을 연출해 내는 사파.

비가 오면 오는대로, 오지 않으면 안 오는대로, 좋은 경치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아래 계곡에서는 한 없이 구를을 위로 밀어서 올린다.

그러면 잠시 후 사파는 구름 속의 도시로 변하고.


오늘은 우리 숙소 아래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서 가보기로 한다.

관광객이 거니는 거리는 사파의 본 모습이 아닌 거야 뻔한 것이니, 속살을 한 번 쌀짝 보기로.



경사지 위에 우리 호텔이 있어서 바로 엄청난 내리막이 이어진다.

돌계단이고 거의 다듬어 지지 않은 상태라서 비가 내린 후면 굉장히 미끄럽다.

이런 때는 대나무 지팡이 하나 정도는 준비하는 센스.



대개의 건물들이 이런 엄청난 경사면을 따라 지어져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 보면 어마 어마 그리고 무시 무시해진다.

무너지는 일은 없을까?



여기는 역시 관광객들이 다니는 도로가 아니라서 좀 거친 듯한 모습으로 이어진다.

나는 그래도 이런 모습이 더 좋다는 거.



이 동네 서민들은 이런 집에서 산다.

방 한 칸씩 붙어 있는 연립 주택의 형태로.

아빠는 아마도 이 동네 놀러오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돈벌러 나갔을 것이다.



이런 집도 있지만, 그래도 자가용 오토바이는 있더군.

아마도 이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



이런 흙길은 정말 비 온 뒤는 곤란하다.

얼마나 미끄러운지.



그 안에는 또 이런 집들도 있다.



이 언덕 위에도.



이제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가면, 이렇게 개를 키우는 집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식용(?)으로 키우는 집 같았다.

개가 한 두마리가 아니니.



여기서 이런 수로를 따라 일단 내려간다.

중간에는 정말 내려가기 어려운 경사도 나오는데, 옆으로는 이 동네 사람들이 다니는 오솔길도 있지만 비 온 후는 어느 길이나 만만치가 않다는 거.

왜?

미끄러우니까..



웬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분위기 같아서 찍었고 참 좋다고 느꼈는데, 집사람은 별로란다.

나는 좋기만 한데.

그런데 이 집 옆을 따라서 가다보니 이 안에 집이 또 있더라고.

간신히 비를 피하게 만든 비닐 천막으로 지붕을 만든.

와~~


내가 멋있다고 그냥 좋다고 느낀 곳이 어떤 이들에게는 생활 공간이었다는 거.



이런 수로를 따라서 내려 왔다.



전날 우리가 헤멘 언덕이다.

이런 엄청난 경사에서 그것도 길이 엄청나게 미끄러운 상태에서 길을 찾겠다고 헤매니 동네 할머니에게 웬 지랄이냐고 욕이나 먹지.



그 아래도 펼쳐지는 계단 논.

이리로만 내려가면 이떻게 깟깟 마을과 연결되는 길이 있기는 있을 것 같다.



멀리 안쪽으로 계단식 논이 많이 보인다.

아직 논에 물도 담지 않아서 그렇게 예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일단 내려오면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좀 넓은 평지가 나오는데, 어김없이 이곳은 이 동네 사람들의 생활 터전인 밭이나 논이다.

역시 어느 나라나 농부의 손은 바쁘다.



이런 예쁜 나비가 다녀서 찍으려고 30분은 소비한 것 같다.

그러다 생각하니 어떤 사람은 땡볕 아래에서 농사일에 바쁘고, 어떤 팔자 좋은 놈은 그 옆에서 나비를 찍겠다고 설치니.

좀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마늘같은 대파.

이 놈은 정말 대파이다.

직접 뿌리를 뽑아보기까지 했다.

왜?

이유는 집사람만 안다.



쑥도 재배하고 있었다.

정겨운 쑥 냄새가 많이 풍겼다.



이 동네 집.

가끔씩 이렇게 한 채씩 드문드문 있었다는.



여기도 한 집이.

집 뒤로 펼쳐진 대밭이 참 좋아 보인 곳.



발 아래로는 계단 식 논이 펼쳐진다.

물을 담아 놓으면 더욱 예쁘게 변할 것이다.



아마도 산짐승을 막기 위한 울타리 아닐까?

길은 이 사이로 이어졌다.




여기는 깟깟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인데, 그냥 버려진 집으로 되어 있었다.

좋은 장소에 서 있기는 한데, 시가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서 일까?

아무튼 이곳에서 보는 경치는 최고였다.


아래로 깟깟 마을의 모습이 정겹다.

허나 이곳에 들어가면 40,000동의 입장료에 돌아 올 때 엄청난 경사의 고갯길을 올라야 한다.

물론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하면 그들이 잘 데려다 주기는 하겠지만.









관광객들이야 이곳이 멋있다고 신나하겠지만 이 동네 아이들에게는 일터이거나 그냥 놀이터에 불과하다.

관광객이 오던 말던 이들은 자기 일에 바쁘더라고.


어쨌든 이렇게 내 마음대로 코스를 정한 트레킹을 마쳤다.

또 사파에서의 하루가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