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2013 여행

다시 루앙남타에서 지낸 다섯 날

정안군 2013. 6. 8. 10:31

사파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다음 블로그는 쉴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서는 다음 블로그를 쓸 수가 없어서리.

그래서 중국 여행기는 네이버 블로그에 담았고, 이제 중국을 떠나 라오스 루앙남타로 돌아오면서 다음으로 다시 돌아온다.

 

루앙남타에서의 생활은 매우 단조로운 것이었다.

한 번 들린 곳이고 또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없으면 이동이 매우 제한이 되고, 트레킹에 나서지 않으면 특별히 할 일이 없는 동네가 바로 이 동네이다.

 

중국 모한에서 루앙남타로 들어와서 처음 묵은 곳은 전에 이곳에 왔을 때 묵었던 수엘라 게스트하우스였다.

하루 70,000킵이라는 아주 싼 가격인데, 이곳의 단점은 침대가 과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침대를 과학으로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이곳 침대는 스프링이 아니고 스펀지로 되어 있어서 마치 물이 덜 찬 물침대에 눕는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음 날 옆집 게스트 하우스 뚜라싯(THOULASITH)으로 옮겨 보는데.

이 뚜라싯은 큰 방이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으면 90,000킵, 에어컨을 사용하면 100,000킵이고 작은 방은 수엘라와 같은 70,000킵인데, 이 작은 방은 수엘라의 방에 비해 너무 작다.

 

그러니까 이 동네 완벽한 숙소는 없다는 것.

 

하루를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인 큰 방에서 살아보는데, TV도 딸려 있고 꽤 좋다.

허나 식당이 없어서 아침에 식사하러 좀 나가야 하고 여행사나 오토바이 렌트 시설이 없어서 배낭여행자에게는 뭔가 20% 정도 부족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주인이 직접 운영을 하는 것이 아니고 매니저가 관리를 하는데 요금 협상에 대한 권한이 없어서 이 점이 너무 빡빡하다.

바로 앞 독참파 호텔도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으면 80,000킵이니 이 뚜라싯은 너무 비싼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또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없는 것도 큰 단점이고.

해서 다음 날 다시 수엘라 큰 방으로 옮긴다.

여기는 80,000킵인데 방이 좀 넓고 침대가 세 개이나 다른 TV나 이런 것은 없다.

두 군데 다 와이파이는 있으나 기어가는 수준.

꼭두새벽은 그나마 좀 된다.

 

동네 여행사에 붙여 놓은 게시물인데, 디엔 비엔에 직접 가는 버스가 이렇게 본격적으로 등장을 했다.

우리가 디엔 비엔에 갈 때도 보긴 했지만 그때는 이런 안내가 없었는데.

 

매일 루앙남타 버스 터미널에서 7시 30분에 출발을 하고, 시간은 12시간이 소요된단다.

그리고 요금은 여행사 요금으로 160,000킵이란다.

 

이 게시물을 보니 다시 디엔 비엔으로 가고 싶은 충동이.

하지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걸려 포기. ^^

 

우리가 멍라에서 찾던 바로 그 멍라에서 루앙남타로 가는 버스이다.

이렇게 다니는 모양인데, 왜 그날은 없었을까?

이 IVECO 미니버스는 지금은 별로이지만, 한 때는 중국에서 최고 고급 버스로 취급받았었다. 

 

 

루앙남타 터미널이 아니고 동네 터미널의 시간표이다.

무앙싱과 보텐행이 아마도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찾는 버스가 아닐까?

중국 가려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이, 여기서 보텐으로 가서 중국 국경을 넘고, 바로 나오는 도시 모한에서 다른 도시로 연결하면 매우 쉽다는 거.

 

여행사 버스 시간표와 요금표이다.

웬만한 곳은 다 나와 있다.

훼이사이에서 이곳에 올 때는 미니 밴을 타고 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미니 밴 서비스가 없단다.

비수기라서 그런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는지.

그래서 그냥 로컬 버스를 타야 된다.

 

멍라와 징홍이 각각 7시 30분인데, 이것은 이 동네 출발 시간으로 정식 터미널 출발 시간은 8시이다.

동네 아침 시장 공터에서 버스가 출발하더라는.

 

 

 

루앙남타 최고의 맛집이다.

매일 점심시간에 가서 먹은 쌀국수.

돼지고기와 닭고기 그리고 선지를 넣은 쌀국수가 있는데, 이 중 나에게는 닭고기가 훨씬 더 맛있었다.

금액은 15,000킵.

양이 적다 싶으면 20,000킵으로 해달라고 하면 해준다. ^^

 

위치는 수엘라 게스트 하우스에서 나와 큰길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바로 사거리가 나오는데, 이 사거리에서 바로 왼쪽으로 돌아 10m 정도 가면 나온다.

걸어서 오분 미만.

여기는 아침과 점심만 하니까 저녁때 가서 국수 먹을 생각은 마시고.

 

같이 나오는 박하나 다른 채소를 넉넉히 국수 속에 넣어서 먹으면.

으~~~

 

이 국수 때문에 루앙남타를 떠나는 것이 쪼금은 아쉬웠다는.

 

 

 

별로 할 일이 없어서 바나나 꽃과 나비도 찍어 보는데, 바로 위 나비는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

하도 잘 도망쳐서.

이틀째 가서야 모션을 취해주더라고.

 

떠나기 전 날, 아쉬워서 자전거 하이킹에 나서 본다.

저전거는 수엘라에서 두 시간 빌리는데 3,000킵을 주었다.

단돈 400원 정도. ㅎㅎ

 

자전거는 고물이고 블레이크도 잘 듣지 않았지만, 거의 평지라서 크게 불편한 것은 없었다.

사진으로 보면 꽤 새것 같네..

 

 

 

 

 

전형적인 동남아시아 풍경.

요즘이 모내기 철인 듯 싶었다.

바삐 움직이는 농부들 손길이 분주한데, 이렇게 팔자 좋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내가 괜히 미안해지더라고.

 

루앙남타 시내에서 무앙싱 방향으로 가면 보텐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한참을 가면 다시 보텐과 훼이사이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가 바로 거기다.

여기서부터의 길은 중국 정부가 공사해 준 것이라는데, 길 상태가 아주 좋다.

옆으로 널찍하게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다닐 수 있게 해 놓아서리.

 

길 옆으로는 고무나무 밀식지이다.

중국의 솜씨란다.

아무튼 중국의 라오스 지배는 고무나무와 같은 자원 침탈에 있는 것 같다.

 

 

이 동네에 한참 공사 중인 태국 식당에서 세운 이정표이다.

베트남, 중국, 태국, 미얀마가 등장하는데, 이 중 미얀마만 빼놓고는 모두 이 동네에서 한몫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나라들이다.

 

터미널에 들려 보니, 많이 본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 버스가 디엔 비엔에 가는 것인데, 우리나라 현대 마크가 선명하다.

언제고 다시 이 버스를 타고 디엔 비엔에 가보고 싶다.

그게 언제가 될꼬?

 

이번 여행에서 제일 인상적인 동네가 사파와 디엔 비엔이다.

 

모두 베트남인데, 아무튼 이번 여행으로 베트남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다.

이렇게 착한 베트남을 누가 자꾸 뭐라 하는겨?

 

루앙남타에서 오일 동인 이러고 놀았다.

그 사이 한국 사람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다만 일본인 부부를 뚜라싯에서 만났는데, 여행 중 처음 만나는 부부 여행자였다.

일본 사람들은 왜 그리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많은지.

 

이 부부, 2박 3일로 남하 트레킹을 떠났는데, 떠나기 전 날 트레킹에서 돌아온 서양 청년들을 보니 많이 걱정이 되더라고.

이 두 친구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잘 걷지를 못했다.

온몸은 가시와 거머리로 엉망이 되었다고 하고.

 

일본인 부부에게 이야기를 해주긴 했는데, 좀 더 준비를 철저히 해서 간다는 말만 하더라고.

나는 개고생이니까 웬만하면 가지 말라고 하고 싶었는데.

하긴 개고생을 해야 평생 기억에 남긴 하지.

 

돌아올 때의 그들 부부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냥 먼저 우리가 떠난 것이 좀 아쉽다.

 

놀부 심보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