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골프

[치앙라이] 골프장 순례중 - 산티부리(Santiburi)룰 가다.

정안군 2014. 10. 7. 23:11

 

요즘 골프장 순례중입니다.

9월 22일 월요일 매콕 육군 골프장 9홀.

이곳이 속된 말로 머리 올린 곳입니다.

 

한 주일 뒤 9월 29일 워터포드 골프장 18홀.

18홀 골프장은 처음 간 셈인데, 아쉽게도 비가 무지하게 쏟아지는 바람에 마지막 18홀은 그냥 넘어 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10월하고도 7일, 이 근처에서 아름답고 명문으로 소문난 산티부리 골프장에 입문을 합니다.

산티부리는 명문으로 소문난 곳답게 만만한 곳은 아닙니다.

9월까지 프로모션 요금으로 1,050밧을 받습니다만, 10월이 되니 그 배 정도인 정식 가격 2,000밧이 되더군요.

여기에 캐디 팁 250밧을 더하면 2,250밧이 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대략 8만원 정도 되겠군요.

혼자면 그런대로 생각해 보겠지만, 부부가 같이 친다면 16만원이나 됩니다.

 

물론 우리나라 가격에 비하면 1/3이나 1/4정도이겠지만, 얼마되지 않는 돈으로 이 동네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게는 역시 부담이 되지요.

 

그럼 산티부리는 프로모션이 다시 시작되는 4월에나 가서 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산티부리는 다행히도 숨구멍을 남겨 놓았습니다.

그게 뭘까요?

 

그건 이거예요.

매 주 화요일은 스포츠데이로 지정을 해서 프로모션 가격을 받습니다.

스포츠데이가 숨구멍이죠.

 

그러면 이것저것 생각해서 1,500밧이면 끝.

 

물론 분위기 만점인 라운지 식사를 포함한 가격입니다. ㅎ

 

오늘 그래서 스포츠 데이를 맞춰 산티부리 나들이를 했어요.

우리는 일행이 3명이었습니다.

한국은 일행을 4명에 맞춰야 한다던데, 여기는 그런 거 없습니다.

 

처음 가는 것이라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좀 궁금했는데요.

뭐, 간단합니다.

캐디들이 모여 있는 클럽 하우스 앞으로 가서 골프 가방을 내리면, 내 캐디로 지정된 분이 골프 가방을 계속 책임집니다.

그리고 계산하는 곳에 가서 계산을 하고 라카에 가서 옷이 든 가방을 두고 나오면 끝.

계산을 마치면 내주는 영수증과 점수표는 캐디에게 건네 주면 되고요.

 

그리고 1번 홀로 이동하면 게임이 시작됩니다.

할인이 되는 날이라서 사람이 많을까 했는데, 우리 앞서 나간 서양 노인네와도 한참 여유가 있고 우리 뒤에는 따라 오는 팀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참 널널하다 못해 한산한 셈이지요.

우리나라에서 골프하는 사람들에게는 여기가 천국일겝니다.

 

거기에다 오늘 날씨 너무 좋습디다.

가을 바람 살살 불고.

햇살이 좀 따갑기는 했지만, 게임하기는 더 없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12번 홀 정도 가니 역시 힘에 부칩니다.

잘 나가다 거기서 실수도 좀 많이 했구요.

다행히 12번 홀을 마치고 그늘막에서 쉬면서 마신 콜라가 생기를 돋아 주었습니다.

점수야 내기도 부끄러울 정도이지만, 오늘은 공 하나도 잃어 버리지 않고(하나가 더 늘었습디다) 잘 마무리를 지었답니다.

드라이버는 딱 한 번 실수했네요.

 

오늘도 역시 평소에 잘 안한 어프로치하고 롱 아이언 사용에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었습니다.

그쪽에 연습을 더 해야 되겠더군요.

그래도 나름 잘쳤네요.

다른 분들에게 민폐를 끼친 홀이 하나 밖에 없으니.

 

참 이상합니다.

내가 처음 공을 치는데, 내가 잘 치면 다들 잘 치고 잘못 치면 덩달아 잘못 치시더군요.

이런게 민폐인가 봅니다.

 

마치고 라운지에서 식사를 하는데 손님들은 서양 노인네들과 일본인뿐입니다.

하긴 지금 시즌이 아니라서 한국에서 온 한국인 골프 손님도 없고, 치앙라이 교민 가운데 골프 하시는 분른 손에 꼽을 정도이니 그럴 수 밖에 없겠네요.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보니 많이 탔나 봅니다.

그리고 힘도 많이 들구요.

솔직히 자전거로 60km 정도 탄 것보다 더 힘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서는 별로 걸을 일이 없었더군요.

 

아무튼 이제 골프장 순례로 남은 것은 해피시티와 공군 골프장이 남아 있습니다.

다음 주 중에 하나, 그리고 그 다음 주에 하나 이렇게 끝내면 좋겠네요.

 

아무튼 산티부리를 몇번 와서 구경만 하고 남들 치는 거 부러워하다가 내가 직접 들어가서 치니 참 감회가 새롭습디다.

이래서 세상은 오래 살아 볼 이유가 있나 봐요. ㅎ

 

산티부리.

일단 참 좋은 골프장이었구요, 코스가 더 어렵다는 해피시티도 기대가 많이 되네요.

 



그건 그렇고 오늘은 보름인가 봅니다.

아침 시장에 가보니 손님 수도 적고, 물건을 파는 장사꾼 수도 적네요.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집사람에게 그 이유를 어눌한 태국어로 물으니 절에 갔답니다.

 

생계 수단보다 종교가 중요한 신심이 깊은 사람이 많군요.

반대로 생각하면 종교가 다르거나 생계 수단이 중요한 사람도 제법 많다는 거겠지요? ㅎ

 

그래서 어젯밤 달이 그렇게나 밝았던 모양입니다.

밤에 문뜩 밖에 나왔더니 둥근 달이 너무도 고와서 한참을 쳐다보고 서 있었죠.



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 달.

어디 어디 떴나 우리 무반 위에 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