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연수기

베를린 상하수도 사업소 방문

정안군 2006. 8. 3. 10:07

<베를린 상하수도 사업소 안내 책자>

 

다시 시작하는 월요일.   어제는 아침에 베를린에 도착해 숙소에 가서 그야말로 푹 쉬었다.  빨래도 좀 하고.   역시 자본주의의 생리는 돈이 말해준다.   돈을 좀 더 들이니 침대칸에다 아침으로 나오는 빵과 차도 훨씬 좋다.   역시 질은 돈이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좀 싸면서도 질 좋은 것을 잘 고를 수 있다는 기대심이 있지만 앞서가는 나라들은 이것이 정확하다.   질은 돈이 결정한다는 것.   숙소 옆에 교회가 있는데 언제 문이 열리는데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일요일이라서 예배가 있을 것 같아 눈여겨보아도 인적조차 없으니.   결국 독일에서는 교회 구경은 실컷 하지만 예배에는 한번도 참여하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었다.


또 저녁에는 함부르크에 갔던 일행들이 돌아와 한참 그곳 자랑을 하는데 최 선생과 나는 그냥 듣기만 했다.   가끔씩 서로 눈을 마주 치며 빙긋 웃는 정도.


왜 웃는 지는 말 안 해도 서로 잘 아니까?


오늘은 오전에는 Ruhleben에 있는 하수종말처리장, 그리고 오후는 상수도 사업소를 방문하기로 되어있다.


일단 하수종말처리장에 가니 처리장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가 역겹다.   이곳에서는 상당히 깨끗한 정도로 하수를 정수해서 하천으로 내보낸다고 자랑이다.


특히 소량은 식용 음료로도 가능할 정도로 정수가 가능하다며 관계자는 컵으로 물 한 컵을 받아서 먹을 사람 먹어도 좋단다.


이 물이 하수를 처리한 것인데 마셔도 될 만큼 완벽하다나.


그렇더라도 누가 먹겠어?   나서는 사람이 없으니 자기가 물을 마셔버린다.   좀 안됐다는 생각.   솔직히 그 사람도 먹고 싶겠어?  *^^*


점심 식사는 통역 전 선생이 회사 관계자와 상의한 다음 이곳 식당에서 먹기로 한다.   물론 돈은 우리가 부담한다.

삶은 양배추 쌈에 돼지고기를 싸먹도록 한 요리인데 마치 우리나라 보쌈 같다.   양념장도 아주 비슷해서 다들 맛있게 먹을 수가 있었다.

점심을 먹고 땡볕 하에 한참을 걸어서 상수도 사업소로 이동한다.   이곳 하천은 동유럽에서 흘러오는데 그 쪽에서 이미 오염이 되어 흘러오는 관계로 직접 물을 정수 처리하면 비용이 상당하단다.   그래서 일단 강물을 뿜어올려 땅에다 넓게 뿌려 땅이 흡수하도록 하여 지하수를 보충하고 이 지하수를 다시 퍼 올려 상수도로 가공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렇게 하면 물에 포함되어 있는 철이나 망간 같은 중금속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처리하는 방법이 상당히 독특하다.   베를린은 습지 위에 건설되어서 지하수는 상당히 풍부한데 어떤 방법으로도 지하수위를 낮추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수돗물을 시민들이 믿고 마실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느냐고 물으니 당연하단다.   헌데 우리가 처음 왔을 때 박 박사는 수돗물에도 석회분이 많이 섞여 있으니 음용수로는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었다.   하여가나 수돗물이 좋다고 강조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똑 같다.


조금 일찍 오늘 일정을 마친다.   이제는 온갖 진이 다 빠져서 처음 왔을 때 빨빨거리며 다니던 정열은 이미 식은 지 오래.


최 선생이 쵸 역 앞에서 음악 CD 사는 것을 동행하고 한국 식품점에서 쌀 그리고 동네 슈퍼에서 배추 2개를 사가지고 집에 일찍 돌아온다.


늦게 전 선생이 숙소를 방문해서 간소한 저녁이 푸짐한 저녁으로 바뀌었다.   다른 사람들은 피곤한지 일찍 잠자리로 갔고 나와 둘이만 남아 이야기가 길어졌다.


가족 이야기, 외로움, 힘든 외국 생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마음이 짠하다.


늦은 시간이라서 자고 가라고 했더니 가야 된단다.   자정이 다 된 시간이라서 차편이 마땅하지 않을 것 같아 그 와중에도 차비로 쓰라고 얼마를 주니 받는다.


나이가 들면서 배우는 것이 남에 대한 배려.   이런 것을 못해서 집사람에게 꽤 구박을 받기도 했는데.


나이 먹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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