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귀한 손님(?) 자격으로 다니는 한인교회 사모님이 우리가 불쌍하다고 저녁 초대도 해 주시고 이렇게 총각김치도 주셨다.
한국에서도 총각김치는 내가 사랑하는 아이템인데 이 투르키에서야.
맛은 10점 만점에 9.999.
왜 만점이 아닌가 하면 인간의 작품이니까.
신들의 나라에 와서 겸손해졌다.
아무튼 총각김치에 감자찌개라.
이런 조합은 삼식이들은 한국에서는 감히 받지 못하는 밥상이다.
참 터키 정부는 자신의 국명을 터키에서 투르키에로 바꿔 달라고 청원을 했고 승인이 나서 이제는 터키가 아니라 투르키에(Turkiye)가 되었다.
물론 전부터 국내에서는 자신을 투르키에로 부르고 있었고.
나도 이 뜻에 적극 호응하는지라 앞으로는 투르키에로 부르고 쓰겠다.
배를 타고 다시 트램을 타고 가는 Hilltown 몰에는 이런 카르프 매장이 있다.
여기는 장점이 몇 가지가 있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그게 뭘까나.
그전에 신기한 일.
카르프 매장 한 귀퉁이에 있는 별다방.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매장이 아닐까 싶은.
테이블은 단 2개.
물론 몰 다른 곳에 대형 별다방도 있다.
카르프의 장점 중 하나 고등어를 판다는 점.
아마 노르웨이 산일 텐데 다만 가격은 싸지 않다.
하지만 이게 어딘가?
두 번째.
이게 아주 중요하다.
우리 아들들이 좋아하는 남의 살.
구주 무 다나 무?
양고기여 소고기여?
내가 최초로 익힌 터키어이다.
이건 다나 소고기.
이건 쿠주 양고기.
이걸 사서 집으로 와도 좋고 또 다른 수단도 있으니 기대하시라.
여기는 수산물 코너.
있을 것은 다 있고 없을 것은 없는 곳이다.
이슬람 특성상 비늘 없는 어류는 여기에 입장하지 못한다.
오징어 꼴뚜기 문어 등등.
치푸라.
우리말로 도미 종류가 되겠다.
횟집에 가면 항상 시가로 표시되는 귀하신 몸들.
제법 큰 도미가 한 마리 50리라 정도.
숭어도 있다.
도미보다는 급이 떨어져도 맛은 괜찮다고 소문이 난 분들.
자 어류든 육류든 매장에서 사면 바로 옆에 이걸 구워 주는 곳이 있다.
우리는 오늘 도미로 간다.
생선을 주문을 하면 대충 손질을 하고 가격표를 붙여 넘겨주는데 이걸 바로 옆 구이집으로 옮겨 주면 끝.
물론 구이집에서는 계산이 먼저다.
각종 샐러드라든지 음식들을 부가해서 계산할 수 있으니 미리 무엇이 먹음직한지 보아 두면 좋다.
넘겨준 도미는 조금 기다리면 이런 모습으로 변신하여 등장한다.
적당히 소금과 후추를 치면 완성인데 이걸 밥과 함께 먹으면 좋으련만 밥이 우리나라 밥이 아니니 그건 좀 어렵다.
내 평생 도미구이는 처음 먹어 본다.
먹으면서 생각나는 건 역시 우리 둥이들.
투르키에는 왜 그리 우리 둥이들이 좋아하는 게 많은 거야.
체리, 치즈, 소고기 케밥, 닭고기에 오늘 도미 추가.
언제 데리고 와서 매일 이걸 사주고 싶다만 내 소속이 아니니 일단은 뭐라 말하기 힘들다.
괜히 더 시켰던 병아리콩 수프.
맛은 괜찮은데 너무 양이 많았다.
이렇게 두 종류를 100리라에 먹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도미와 샐러드 소를 같이 하면 좋겠다는 건 생생정보.
샐러드 소를 주문하면 작은 그릇을 하나 주는데 그걸로 몇 번을 퍼서 먹어도 된다.
물론 소고기나 양고기도 사서 주면 구워 주는데 아내는 다음 먹을거리로 티본스테이크를 예약하셨다.
먹고사는 일에 이것저것 많이 알게 되는 걸 보니 떠날 날이 가까워진다는 증거인데 정말이지 한국에 가지 싫다.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 힘들다던데 이렇게 싸고 좋은 나라를 두고 가야 한다니 괜히 화가 난다.
거기에 꼴 보기 싫은 놈들이 있어서 더 가기 싫다,
아직 마음 수련이 부족한 가 보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미운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 두지 말라고 하셨다.
미운 놈은 만날까 봐 두렵고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해 고통이라고 하셨는데.
아무튼 그놈 낯짝 볼 날이 자꾸 줄어들긴 하니 좋은 일이긴 하다만 내 청춘도 함께 가니 그게 문제는 문제다.
아무튼 투르키에 만세다.
할 수만 있으면 매년 3개월씩 여기서 살고 싶다.
아들들아, 그거 해 줄 수 있지?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지.
많아야 50년이겠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