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일요일
이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여행을 접을 시간이다.
아침 8시 30분 비행기라서 7시 30분까지만 공항에 도착하면 되니까 7시에 출발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호텔 카운터 아가씨가 내일은 일요일 휴일이라서 승객이 많아서 두 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될 테고 호텔에서 택시로도 한 시간 정도 걸리니 좀 서두르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한다.
그런가?
해서 5시 45분 아침 식사, 그리고 6시 출발로 정한다.
그러다보니 5시 30분 기상.
에어아시아 싼 티켓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너무 이른 시간 것을 구하게 되었지만 돈이 굳으니 뭐 이 정도야.
에어아시아에서 KL - 파당 구간은 오전 오후 이렇게 두 번 운행한다.
혹시나 싶어 모닝콜을 부탁했더니 직접 문을 두드리며 깨워준다.
뭐 사실 깨워주기 전에 밤새 소음 때문에 잠잘 시간을 놓쳐서 자지도 못했지만.
새벽에 화장실에 갔더니 풍뎅이 같은 놈이 놀고 있는데 잘 보니 바퀴 벌레이다.
슬리퍼로 한 대 치니 그래도 꿈적거려 한 대 더 내려 치니 조용해진다.
해서 일단 구석에 밀어 놓았는데.
세면을 하고 엄청난 크기를 두 모녀에게 확인시키려고 그 놈을 보니 어디론가 없어졌다.
와!! 정말 독하고 독한 놈이다.
그 강펀치를 맞고도 살아서 도망가다니.
무료로 제공되는 아침 식사는 차와 토스트 두 쪽.
그나마 주니 다행이다.
공항 택시 서비스는 호텔 소속 자가용 영업이다.
그렇지 이곳 주인도 중국계인데 그런 돈을 남에게 줄 리가 없지.
10만이다.
거리에 비해 좀 비싸지만 차가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최신형 차라서 용서가 된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도로를 내달려 공항에 도착하니 승객이 많기는 뭐가 많아.
자카르타 가는 손님 그리고는 우리 비행기 손님들.
괜히 서둘렀다 생각이 들지만 늦는 거 보다야 낫지 않겠나 생각에 그냥 용서가 된다.
출국세 100,000 Rp가 있고 공항에 들어 올 때 입장권이 2,000 Rp가 있으니 미리 인도네시아 돈을 다 쓰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출국 심사장이 문도 열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출국 심사를 받는데 심사관이 7일 비자 날짜를 손꼽아 세고 있다.
치사하게..
일주일 비자는 들어오는 날 부터 해서 7일이니 잘 셈을 해야 그들 밥이 되질 않는다.
에어아시아가 도착하고 손님이 내리니 바로 우리를 태우는데 불과 40분 만에 모두 끝난다.
기다리면서 화장실에 가는데 신사용은 PRIA, 숙녀용은 WANITA란다. 화장실은 KAMAR KECIL인데 가는 마당에 알게 되었어도 불편이 없었으니 몰라도 그만 알아도 그만이었나 보다.
비행기는 원래 8시 30분 출발인데 20분에 이륙.
이렇게 인도네시아와 이별을 한다.
안녕 인도네시아.
다시 올 날이 있겠지.
그건 그렇고 에어 아시아 참 성질 되게 급하네.
비행 출발 시간보다 빨리 가는 수도 있구만.
옆자리는 외국 여행이 처음인 22살짜리 인도네시아 처녀.
머리에 보자기를 쓴 이슬람교 신자인데 말레이시아 입국 신고서를 제대로 못 쓰고 있어 도와준다.
왜 가는지 몰라도 처음 여행이니 얼마나 설렐까.
집사람은 자기 손가방에 들어 있던 인도네시아 돈을 아무 말도 없이 그 처자에게 주는데 그 처자 당황한 모습.
해서
'We don't need indonesia rupia any more.'
라고 하니 그제서야 고맙다고.
하여튼 우리 집사람은 저지르고 나는 뒷수습에 바쁘다.
간단한 비행 끝에 도착한 LCCT.
오늘이 휴일이라서 그런지 입국장은 입국 심사를 기다리는 외국인들로 미어터질 정도다.
한참을 기다려서 입국 심사를 마치고 출발할 때 먹었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장모님의 식사량이 엄청 나다.
노인네가 배낭여행을 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렀고 입국 심사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나게 길었으니.
버스를 타고 Sentral에 와서 래피도선으로 갈아타고 Kelana Jaya로 이동, 택시를 타고 할리스로 가서 아들을 만나 그 동안 이사한 숙소인 콘도로 돌아온다.
콘도는 할리스 올 때 택시 기사에게 말하곤 했던 Crimson 콘도이다.
여기는 영국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크림슨보다는 크림손이라고 발음하는 것을 더 잘 알아듣는다.
모처럼 착한 인도계 말레이시아인 운전사를 만나 기분이 좋은 날이다.
바가지 씌울 생각을 안하는 착한 사람이라서 1 RM을 더 주었다.
처음 온 곳인데 마치 집에 온 느낌이다.
면도기가 없어 일주일 내버려둔 수염을 다 깎고 나서 거울을 보니 왜 그리 얼굴이 새까만지.
나중 커피 매장에 앉아 있었더니 조카가 하는 말이 현지인인줄 알았단다.
밀린 여행기를 쓰고 사진을 정리하며 오후를 보낸다.
늦은 시간 아들이 오더니 맨U와 첼시 축구 중계를 한다고.
해서 아래 식당에 가보니 밤 11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많은 젊은이들이 축구 중계를 보고 있다.
축구도 잘 못하고 지네 나라 출신 선수도 없는데 웬 그리 관심이 많은지.
저번 맨U는 아시아 투어 때 말레이시아에 와서 재미 좀 보고 갔다.
우리의 박지성도 선발 멤버로 출전하였는데 큰 활약이 없이 후반전 교체가 된다.
하여튼 대단하다.
세계적 명문 구단에서 선발 선수로 뛰는 것을 보니.
천재 축구 선수라던 오언이 교체 선수로 나왔는데.
맨U는 후반 44분경 루니의 동점골로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 냈지만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서 패해 첼시가 승리를 가지고 갔다.
FA 챔피언과 리그 챔피언 간의 경기였다고 하는데 무슨 컵인지는 모르겠다.
모기에게 열심히 피를 나누어 주고 집에 들어오니 12시가 훨 넘은 시간.
하지만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초저녁 분위기이다.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제 이번 여행의 종점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Bandar MinangKabau International Airport
공항안에서 멀리 화산이 보인다 - 역시 화산의 나라
그 중 한 화산 아저씨
공항 본 건물 - 게이트가 2개가 있고 잘 사용된다.
인도네시아 부낏팅기 어디쯤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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