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 15 일 일요일
다시 방콕으로 이동을 한다.
아침에 G.H 카운터에 요금을 알아보니 카오산까지 일인당 160밧이란다.
길가에 나가면 140밧 정도까지 찾을 수 있는데 역시 노친네가 걸려서 그냥 그렇게 하기로.
돈을 좀 더 내긴 하지만 G.H 앞에서 픽업한다니 노인네들과 함께 이동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어제 방콕 시티 호텔에 예약을 넣은 것이 방이 없다고 거절하여서 오늘 방을 구하여야 하는 것이 조금 거시기하지만.
그래서 일단 카오산까지 가서 구하기로 일정을 잡아 본다.
3일째 토스트하고 잼하고 아침 식사를 하니 웬지 서글퍼진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고 즐거운 것인데.
옆자리에는 어제 말한 영국인 가족이 있다.
그들은 부부와 아이가 4명인데 셋째가 천덕꾸러기인가 보다.
어제도 그러더니 오늘도 형한테 매일 얻어터지고는 징징 우는 소리를 낸다.
형이 동생을 때리는 것은 우리나라만 있는 줄 알았더니 세계 공통인가 싶다.
그나저나 온 가족이 여행을 하려면 비행기 값 꽤나 들겠다.
그래도 에어아시아가 영국에 취항을 하여 영국 노인네들과 가족들이 이쪽으로 많이 오는 것 같다.
하여튼 에어아시아는 여러 가지로 좋은 효과를 주고 있다.
시원할 때 이동하려고 서둘러 9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기다리는데 9시 30분에 방콕행이 가는 모양.
40분이 되어 우리 G.H에 와서 우리를 태웠다.
태국 사람들과 영국인 젊은 부부와 꼬마 아기 그리고 우리 가족이 탔는데 차가 참 좋다.
일제 도요타인데 하여튼 태국사람들은 일제 참 좋아한다.
정들었던 G.H를 뒤로 하고 일단은 터미널에 가서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다가 방콕을 향해 달리는데 가끔씩 손님을 더 태우기도 하고 내려주기도 한다.
중간에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러 들어갔는데 앞 보닛을 열고 기름을 넣기에 신기하다 했더니 모두 천연가스를 넣는 차량이었다.
C.N.G라고 압축 천연 가스이다.
옛날에 태국에 오면 매연가스와 더위가 태국의 향기처럼 느껴지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 확실히 길가 공기 상태도 좋아졌다고 했더니 이렇게
가스차량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좋은 현상이다.
2시간 정도 달려 카오산에 우리를 내려 주는데 ‘스카이 하이’라는 식당이 있는 쪽에 내려 주면 그 식당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고 내가 카오산 안
에 들어가 숙소를 알아보려고 했는데, 우리를 카오산쪽에 내려놓아서 길가 적당한 장소에서 집사람과 두 노친네들을 남겨두고서 나는 오늘 머물 숙소를 찾아서 행차를 한다.
그리고는 일단 국립 미술관 앞을 지나 홍익여행사에 가보는데, 이 여행사 사장은 아마 교회에 다니나 보다.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오후 2시부터 문을 연다고.
원래 홍익여행사에서 호텔 바우처를 사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계획하고 좀 어긋난다.
그래서 일단 호텔 바우처 사는 것은 보류하고 에라완 게스트 하우스에 가서 방이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골목을 따라서 이동을 하는데 10년도 넘은 옛날 옛날에 우리 두 아들과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도 보이고 홍익인간 그리고
동대문도 있었다.
동대문이 있는 골목에 에라완 G.H가 있는데 접수 카운터에는 ‘FULL'이라고 미리 이곳 사정을 알려 준다.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역시나.
에라완 근처 G.H에 가서 방을 알아보니 5층처럼 고층이나 상태가 처절한 방만 있었다.
물론 뒤지고 다니면 나오겠지만 택시가 다닐 수 있는 큰길가에 잡으려니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
해서 그냥 골목 여행사에 들어가 방콕 호텔 바우처를 알아보기로 한다.
만만한 놈을 알아보니 방콕 시티 인 호텔을 소개해준다.
방콕 시티 호텔을 찾아 갔는데 방이 없어 시티 인을 소개받아 갔더니 형편없더라고 태사랑에서 본 적이 있어 좀 찜찜했지만 위치가 시내 중심
에서 가깝고 또 하루만 어떻게 버티면 될 것 같아 트리플을 얻어 그냥 4명이 지내보기로 한다.
카오산 로드는 더 없이 분산한 모습이다.
D & D 간판은 여전히 보이고.
한 때 방콕에 오면 카오산에 오는 것이 공식이었는데 지금은 이제 별로 오고 싶지 않은 곳이 되었다.
혼잡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
건너에 있는 광장.
이 광장으로 건너가기가 쉽지가 않았다.
어쨌든 정다운 카오산 로드를 벗어나 다시 나를 기다리는 복권청 마당으로 돌아오니 노친네들이 몹시 반가워하는군.
음~~~
택시를 잡아 호텔을 알려주니 늙수레한 기사는 “I don't know", 그래서 일단 패스.
다시 한 택시를 잡으니 이번에는 좀 젊은 기사.
잘은 모르지만 호텔 소개지에 나온 지도를 보고 찾아가보자고.
바우처를 판 곳에서 택시로 가면 100밧 정도 나올 거라고 했는데 차가 많이 밀리고 또 호텔을 지나쳐서 돌아오느냐 나온 요금이 95밧.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그냥 100밧을 주고 해결한다.
방콕 시티인 호텔은 굉장히 허름한 동네에 있었는데 그래도 외관은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로비에 들어서니 왠지 허름하고 어설픈 구석이 많이 보이는 곳이다.
비추천이 괜한 소리가 아닌 듯.
3명 트리플 방을 4명이 들어가려니 조금 거시기한 것이 있는데 한참을 기다리다가 방을 보고는 그런 마음이 없어졌다.
트리플이라는 방은 원래 없고 그냥 트윈에다가 보조 침대를 하나 가져다 놓았더군.
수페리어 급보다 돈을 더 주고 디럭스 급으로 신청을 했는데 방 크기도 나을 것도 없고.
그냥 우리가 미안한 것과 이 호텔 마음 씀씀이와 그냥 합쳐서 퉁치기로 내 마음속에 결론을 내린다.
두 노친네들에게 방콕 시내 구경을 시켜드리려고 해도 다리 사정들이 만만치가 않아서 그냥 생략.
혼자서 잠시 근처 탐색에 나섰는데 호텔 바로 위쪽으로는 운하가.
배가 다니고 있어서 노인네들 태워 드리고 싶은데 배를 타려면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해야 하는 상황이 좋지 않아서 그것도 생략.
운하 타는 곳 근처는 허름한 식당과 가게들이 있어서 나름 흥미 있는 곳이다.
방콕은 묘한 곳이다.
호텔이 있는 동네는 굉장히 허름한 구석이 많은데 이렇게 조금만 나오면 엄청난 건물들이 서 있다는.
빈부차가 도시의 모습에서도 잘 나타나는 것 같다.
호텔로 돌아오는데 입구에 드래곤이라는 해물식당이 있더라고.
메뉴판과 그 옆의 게를 보니 으~~~
내가 방콕에서 뿌빠뽕 커리를 먹어야 숙제를 다 마치는 것인데 이놈이 있더군.
사실 국립경기장 근처 쏨분 씨푸드에 어떻게 가나 고민을 했는데, 거기까지 가지 않고 그냥 여기서 거하게 먹기로.
내가 그리도 그리던 뿌빠뽕 커리가 있으니.
100g 당 160밧이라는 메뉴판 글씨가 마음에 걸렸는데, 일단 예상대로더라고.
값이 무지 비쌌다.
아무래도 바가지를 조금 작은 것 하나 쓴 것 같지만, 두 노친네들이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고 용서가 되더라고.
두 노인네를 호텔에서 쉬시도록 하고 우리는 방콕 차오프라야 강 유람을 하기로.
이 유람을 해야 방콕에 온 기분이 나서 나섰다.
일단 이세탄 백화점 앞의 육교를 건넌다.
주말이라서 차량이 엄청나다.
이세탄 백화점 앞의 힌두교 신당이다.
주인공은 가네쉬인데 머리는 코끼리 모양을 한 신으로 재물을 주관한단다.
그러니까 부자가 되려면 이 신의 가호를 많이 받아야 되는 모양.
태국은 불교와 힌두교가 교묘히 섞인 나라이다.
열심히 소원을 빌고 또 빌고.
현대식 건물 옆에 이런 신당이 좀 어색해 보이지만 이들에게는 자연스런 모습인가 보다.
유명한 에라완 신전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언제나 소원을 빌려고 오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
육교를 따라 시암 센터로 이동을 하는데 여기는 뭔가 큰 건물이 들어설 모양이다.
태국의 부자들이 만만치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암 파라곤 백화점.
그래도 그 앞의 L.G 간판이 정답더라.
일단 시암플라자에서 BTS를 타고 싸톤 탁신까지.
센트럴 월드 앞에서 시암플라자까지 육교가 이어져서 걸어 다니기 굉장히 편해졌던데 옛날에도 그랬었나?
BTS는 일인당 30밧이다.
꽤 비싸군.
그런데 옛날에는 싸톤 탁신이 종점이었는데 다리를 놓고는 연장을 했나보다.
아무튼 역에서 내려서면 배 타는 곳은 바로 앞이다.
강물이 꽤 많다.
지난 여름 이 강이 범람해서 많은 피해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난 탓인지 그런 자취는 거의 없다.
대개는 방콕 시민들이 주 고객이지만 우리처럼 일삼아 타려는 웨스턴도 많이 있더라고.
카오산 로드가 있는 방람푸까지 15밧이다.
오렌지깃발을 단 배를 기다리다가 타고 방람푸까지 가는데, 탄 사람들이 꽤 많았다.
방콕 시민 반, 웨스턴 반 정도 되는 듯하다.
확실히 여러 번을 타니 감흥이 덜하다.
집사람도 별 흥미를 못 느껴하고.
뭐든지 처음이 좋지 이렇게 몇 번 반복을 하면 모든 것이 시들해 진다는.
새벽 사원 옆을 지난다.
라마 8세 대교던가?
방람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교량.
이 다리가 보이면 목적지 파아팃 선착장이 거의 다 왔다는 거.
이렇게 방람푸 파아팃 선착장에 도착을 한다.
긴 통로를 빠져 나오면.
오전에 숙소를 찾으려고 헤매던 에라완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있는 대로가 나온다.
갈비 국수로 유명한 나이 소이가 바로 앞.
그러나 여기서 별로 할 일도 없는 우리는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는 호텔로 돌아오는데.
호텔 위치를 잘 모르는 기사에게 위치를 설명하는데 아는 말이 서로 없어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은 센트럴 월드까지 등장하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이세탄 앞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이 이세탄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하기야 기사가 이런 고급 백화점에 올 일이 있겠나?
일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이세탄 백화점 앞은 정말 인산인해다.
빅 C도 그 건너에 있는데 그냥 큰 마트보다는 고급으로 개량된 형태더라고.
호텔로 돌아오니 두 노인네들 걱정이 많았나 보다.
혹시 고려장 당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나 보던데.
그래서 내가 고려장을 시키려면 여행 시작할 때 시켰지 끝날 무렵에 하겠냐고 한 마디 해 준다.
그리고는 좀 비싸지만 마지막 추억을 쌓아드리기 위해서 두 노인네들을 모시고 마시지집에 가서 타이 마사지를 시켜 드린다.
주인에게 소포트, 소포트 즉 살살하라고 엄청나게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빅 C에 가보는데.
4층이 푸드 코너였다.
MK수키도 있고 여러 잡다한 식당들이 있는데 싸고 괜찮은 곳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내 배 사정이 좋지 않아서 그냥 생략하고는 호텔로 귀환.
점심 때 먹은 해물 요리가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것인지 속이 편하지 않아서 그냥 건너뛰기로 한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 이렇게 지난다.
오늘 이동한 궤적.
카오산에서 한참 머뭇거리고, 다시 택시로 방콕 시티인 호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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