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치앙라이] 11월 마지막 밤을

정안군 2015. 11. 29. 19:37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마무리한 시월 이야기를 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제 십일월의 마지막을 맞이합니다.

끝없이 추락하는 우리 사회 꼬라지를 보면 아쉬울 것도 없는 날이 지나고 있지만, 마지막 한 달이 남았다고 하니 그래도 쬐끔은 서운한 감도 있네요.

 

지난 주 치앙라이 교회에 갔더니 강대상에 촛대가 놓여 있었어요.

가운데 한 개 그리고 둘레에 네 개.

그 중 둘레 초 하나에만 불을 켜더이다.

 

무슨 의미가 있을텐데 뭘까 궁금했어요.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어서 크리스마스와 관계가 있을 것 같기는 했지요.

 

나중에 이유를 알았습니다.

 

주변 초 네 개는 크리스마스까지 4주 남았다는 뜻이라더군요.

그러니까 이번 주는 크리스마스 4주 전이었어요.

 

다음 주는 3주 전이니 두 개를 킬 거라네요.

그리고 그 다음 주는 3개.

크리스마스 전 주는 4개.

크리스마스에는 가운데 초에다가도 불을 피우면서 모두를 채우게 되는 것이래요.

 

카톨릭에서 이런 식으로 다가 오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는군요.

아무튼 이제 크리스마스가 멀지 않았습니다.

 

태국의 12월은 참 노는 날이 많습니다.

5일부터 7일까지는 국왕 생일로 연휴입니다.

겸해서 아버지의 날이 되기도 합니다.

 

10일은 헌법 기념일로 휴일이고, 31일은 올 마지막 날로 휴일.

고작 크리스마스만 휴일인 우리에 비해 태국이 좀 많죠?

 

태국어로 12월은 탄와콤(ธันวาคม)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이년이 얼른 지나고 푸른집 아줌마가 방빼서 얼른 안 보이게 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가는 세월이 너무 아쉽습니다.

올 남은 한 달 모두들 잘 지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