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9일 금요일
땡칠군과의 이별
아침에 일어나서 나와보니 서울팀 윤선생님이 산책중이었다. 체인 스모커답게 입에는 당근 담배 하나 물고 있고...
그런데 우리 땡칠군이 그동안 잘 있다가 아침에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 따라서 간 것 같다고 한다.
새벽까지 있던 것을 확인했는데 뭔가 믿기질 않아서 아침 식사를 마칠 때까지 마음속으로는 어디선가 또 나타날 것만 같은 느낌.
그러나 결국 땡칠군은 어디론가 행방을 감추었다. 아마 우리를 따라가면 결국 이별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아 차렸나?
뭔가 허전한 마음이 가득했다.
따토파니가는 길
오늘은 기대하고 고대하던 따토파니까지 가는 날이다. 파니는 물이고 따토는 따뜻함을 나타내는데 해서 따토파니는 따뜻한 물인데 이곳에는 온천이 나와 그대로 지명이 되어 버린 곳이다.
매일 미지근한 물만 만지다가 모처럼 따뜻한 아니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글 수 있다니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가사에서 따토파니까지는 고도를 거의 천 여 m를 떨어뜨리는 여정이라서 처음부터 내리막으로 시작하나 했더니 산길을 한참 오르락 내리락 하며 진행을 한다.
이곳은 몇년전 산사태가 일어났던 지역이라서 구간 구간 빠져나가기도 힘든 구간이 있고 이쪽 기슭에서 저쪽 기슭으로 옮겨 다녀야 하는 지역이다.
군데 군데 사태로 길이 끊긴 곳은 흔들 다리를 건너 건너편으로 진행을 하는데 양쪽은 거의 절벽에 가까운 상당한 험로이다.
새로 만들어진 길 - 이곳은 비교적 길이 넓다
다시 흔들 다리 - 이제 다들 이력이 붙었다
우리집 사람도 이제는 당당 모드
이런 흔들 다리도 이제는 별 신경 안 쓴다 ^^;;
어마어마한 높이
여기는 말과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지역
길 옆으로는 맑은 물도 - 먹어도 된단다
길을 새로 뚫는 중 - 모두 사람의 손으로만 한다
오르막 - 내리막만 있는 줄 알았는데 상당한 오르막도 TT;;
상당한 협곡이다 - 군단위 지역의 경계가 마을이 있는 언덕이다
길 공사중
이것이 무엇인가? 혹시 아기 낳았다는 표시인지???
무스탕 군(District)과 먀그디 군과의 경계
안내판 뒤 - 무스탕 군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
엄청난 공사 현장 - 중간 색깔이 다른 부분에 일하는 사람이 보인다
중간 중간 그림과 같은 마을을 통과
몸에 닿으면 가려움증을 겪는다는 풀인데 나물로 먹는다나? Her name is 시스누(sisnu)란다.
도중 밤나무 닮은 나무 - 푸르름이 짙어졌다.
다나(Dana)의 폭포
그 밑의 그림과 같은 다리
계곡물이 설악산에 있는 것 같다.
중턱에 있던 폭포 식당
그 식당 - 경관이 대단히 좋은 곳
점심먹고 가세
거꾸로 오른다면 무척이나 힘들 길이다. 한국 청년 한사람이 거꾸로 올라 왔고 네팔 청소년들과 밥술께나 먹고 살 네팔리들이 성지 순례를 가는지 꽤 눈에 띠는데 다들 너무 힘들어 하는 모습.
점심은 정원에 오렌지 나무가 있는 식당인데 오늘도 라면 정식으로 때운다. 옆에는 중년의 일본 사람이 가이드 한사람과 트레킹 중인데 우리 집사람이 NHK에서 본 사람같다나?
저번에 일본 할배한테 망신당한 적이 있어서 그냥 무시하려고 했더니 얼굴에 화상의 흔적이 아주 심한 사람인데 아닌게 아니라 TV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말을 조금 붙혀보니 전형적인 일본인답게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하는 모습..
이 사람은 경우가 있는 사람이었다 ㅎㅎㅎ
오렌지가 풍성한 마을
확실히 많이 내려 왔는지 오렌지 나무들이 많이 눈에 띤다. 도중 너무 먹고 싶어서 3 Kg을 사서 우리도 좀 먹고 앞서가다 기다린 우리 일행에게도 맛보게 한다.
역시 날이 따뜻하니 여러가지로 풍요하다.
우리가 안 오니까 우리 포터 타빠는 몸둘바를 모르고 짐을 내려 놓고 다시 올라 왔는데 서울 팀 가이드는 태평 모드였다나?
해서 윤선생님한테 꽤 혼났나보다.
가이드가 일행 관리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고...
여러가지로 우리 포터 타빠가 뜬다..
점심 먹은 레스토랑 정원
도중 뭔가 상징물이 - 남자 거시기를 닮은 것이 아마 시바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멀리 설산이 - 허나 처음보다 이 때는 감동이 덜했다
산줄기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절벽이
다 왔다 따토파니 - 구멍을 파서 이어진 길
역시 푸르름이 짙은 따토파니
온천가는 길 - 역시 따토파니에 왔다
따토파니 시내에 들어서는 집사람 - 대단해요
따토파니 다울랑기리 롯지
이곳은 숙소 사정이 좋질 않다고 했는데 몇 군데를 다녀보니 역시 그렇다. 해서 그냥 정원이 좋은 롯지를 잡는다.
이 숙소는 정원수가 오렌지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마다 오렌지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
오메 좋은거...
서울팀 할머니 박선생님은 도착하자 마자 목욕탕 복장으로 갈아입고 온천으로 가고..
우리도 슬슬 온천이 어떻지 구경삼아 내려 가보기로 한다.
다울랑기리 롯지 - 우리가 묵은 곳
롯지 정원 - 정원이 꽤 좋다
특히 잘 익은 오렌지가 우리를 유혹한다 ㅎㅎ
따토파니 온천 - 생각보다는 괜찮았지만 더 이상도 아니었다
아 좋다 따토파니
온천은 노천 온천이고 허름하긴 하지만 기대보다는 뭐....
오후라서 물 상태는 때 반 물 반인 상태
그러니까 따토파니가 아니라 때토파니 ㅋㅋ
그래도 뜨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좋긴 하다.
옷을 갈아 입을 장소가 마땅하질 않아 그것이 좀 거시기하지만...
이곳의 물은 대략 40에서 70도 정도 되는데 이황화탄소 성분이 포함된 약 알칼리 온천이란다.
노천이라서 냄새가 덜하긴 하지만 유황 냄새가 좀 나기는 하는 것 같은데...
글쎄 뭐 성분보다는 오랜만에 만나는 뜨거운 물이라서 좋은 것 아닌가 모르겠다.
온천을 좀 했더니 몸이 피곤하다. 해서 숙소에서 좀 쉬는데 집사람이 오더니 충주에서 온 등산팀이 이곳에 왔다고.
김영식 선생님이 이끄는 팀이다.
네팔에 오는 것이야 알고 있었어도 이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는데 해서 온천에 다시 가보니 정말 가관이다.
팀이 40여명에다가 스탭들이 30여명이나 되는 대인원인데 이 인원 대부분이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었으니...
마치 가뭄 웅덩이에 개구리들이 오글오글 모여있는 모습이라고 할까 ㅋㅋㅋ
그 사람들에게 치어서 우리 타빠도 같은 개구리 탕 신세..
다 벗고 있으니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한 명 한 명 살펴보니 그 중에 김영식 선생님이 있어서 나오라고 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원래 에베레스트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비행기가 계속 뜨질 않아 이쪽으로 변경했다고.
푼힐을 거쳐 이곳에 왔는데 묵티나트를 거쳐 초롱라까지 갔다가 좀솜으로 돌아와서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란다.
네팔리 스텝을 이끄는 사람은 KTM에서 만났던 스몰 스타 사장 핀조씨이다.
사실 김영식 선생님보다 이 친구가 더 반갑다. ㅎㅎ
우리 숙소에 돌아와서 상의하기를 오늘은 특별식으로 돌리기로 한다.
이름하여 닭백숙.
닭은 한마리에 500 Rp에 하기로 했는데 부엌 이용료가 문제가 되었나 보다.
주인은 집사람이 한국말로 소리를 질러대니 남편을 데리고 오랬단다.
가서 주인과 이야기를 해보니 닭백숙은 가스로 1시간 이상 삶아야 하는데 그 가스값이 비싸고 양념도 많이 드니 1000 Rp는 받아야 되겠다는 이야기였다.
가스값 비싼 것이야 아는 바인데 양념은 마늘과 소금만 필요하다고 해서 700 Rp로 겨우 깎는다.
대단한 가스값이다.
하긴 여기까지 당나귀 옆구리 신세를 지고 온 가스통이니 비쌀 수 밖에..
그런데 이곳 주인은 좀 인상도 그렇고 친절 모드는 아니다.
그러고 보니 이 계곡의 주인들은 남자나 여자나 기골이 크고 장부 스타일이 많은데 아마 이 계곡에 사는 종족이 그런가 보다.
헌데 어제 주인은 유머가 풍부한 사람인데 이 곳의 주인은 돈 되는 것을 시킬 때만 말투가 상냥해진다...
에클레바티에서 좀솜오는 도중에 만난 처자 2명까지 닭백숙 파티에 참여한다고 해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은 대식구가 되었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 등장한 닭은 엄청나게 질겼다.
압력솥에 삶아야 하는데 솥이 없어 그냥 보통 솥에 삶으니 뼈속 깊숙이는 익지 않은 듯....
그래도 맛은 있었다. ㅋㅋ
도중 핀조씨가 와서 인사를 했더니 김치까지 한 사발 가져다 준다.
여기에 사과 브랜디까지 더해지니 서울 팀 유선생님의 개그 콘서트가 시작된다.
푸짐한 닭백숙 파티가 오늘 저녁을 행복하게 해 준다.
옆 숙소에 묵는 한국 단체팀도 오늘 저녁 메뉴가 닭백숙이라고 했는데 오늘 따토파니에는 과부와 홀아비 닭들이 많이 생겼겠다. ㅎㅎ
대 규모 학살의 날인가??? 홀로코스트라고...
여기서 일단 패가 갈린다.
한선생님은 푼힐을 거쳐 포카라로 내려 가려고 내일 푼힐 아래 마을인 고레파니로 간단다.
우리는 집사람이 극구 반대해 내일 하루 더 쉬고 그냥 베니로 내려가기로 하고.
그러면 내일 모레쯤 포카라에서 만날 수가 있겠고...
서울팀도 내일 하루 더 쉬긴 하는데 모레 고레파니로 간다고...
한선생님은 짐을 나누어 침낭과 필요한 것만 따로 챙겨 혼자 푼힐로 가기로 하고 우리와 타빠가 동행하기로 한다.
1월 20일 토요일
오늘은 쉬는 날
새벽 7시도 안되어 한선생님이 혼자 고레파니로 떠났다. 한국인들이 묵고 있는 숙소에 갔더니 벌써 아침 식사 중이다.
핀조씨를 만나 김영식 선생님을 찾으니 마찬가지로 식사 중이었다. 오늘 가사까지 간단다.
어제 내려 오면서 올라오던 사람들 걱정을 했더니 바로 이 팀일세 그려...
대군을 이끌고 가사까지 가려면 힘들겠다고 하니 스텝들이 많고 경험도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한다.
하긴 그렇지. 내가 걱정해 줄 일이 아니다.
핀조에게 김치나 좀 달라고 해서 얻어가지고 돌아 온다.
집사람과 서울팀은 새벽부터 온천에 갔다.
나는 옷 갈아 입는 것이 귀찮아 발만 담그고 퐁당거리다 돌아 온다.
타빠와 서울 팀 포터들은 모처럼 휴식이 즐거운 듯...
할 일이 없으니 가끔 나무나 돌을 던져 오렌지를 따서 먹는데 이것을 본 타빠는 나무에 올라가 흔들어 오렌지를 여러 개 따온다.
괜찮냐고 하니 당근
"No Problem"
우리 타빠는 알라딘 요술램프의 지니와 닮았다.
언제든 우리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가져다 준다.
또 얼마나 공손한지...
하루 8000 원에 이렇게 충직한 하인을 고용할 수 있을까?
인도의 마하 라자가 된 기분이랄까?
확실히 타빠의 행동을 보면 인도 마하 라자의 시중을 드는 하인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뭘 주면 두 손으로 받고 부르면 즉시 와서 시킨대로 즉시 행한다.
트레킹을 마치면 얼마를 더 주어야 내 마음이 족할까 벌써부터 걱정이 될 정도 ㅋㅋ
빵도 사다 먹고 늙은 호박도 사서 호박죽도 쑤어 먹고 하여튼 느긋하고 재미있는 하루였다.
주인이 약간 불친절 모드라는 것과 화장실 시설이 엉망인 것만 빼면 꽤 좋은 곳이었는데...
영어 과외 수업 중인 빵집 아들 - 이곳도 영어에 대한 압박이
그 집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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