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2007 여행

11. 세상일이라는게 내 마음대로 안 된다.

정안군 2007. 2. 17. 10:31

 따토파니 마을을 벗어나니 임시로 만든 다리를 건너 건너편으로 이동한다

 

1월 21일 일요일

 

포카라로 가자.

 

서울팀은 오늘 따토파니에서 고레파니까지는 힘드니 중간 시카라는 곳까지 간다고 했다.   그런데 일정을 바꾸어 오늘 고레파니까지 치고 오르기로 했다면서 아침부터 서둔다.

 

우리는 베니로 빠지는 여정이라서 처음부터 같이 가지 않아도 되지만 뭐 아침 일찍 서둘러 가는 것도 괜찮은 듯 싶어서 우리도 서두는데...

 

사실 어제 따토파니에서 베니까지 거리도 만만치 않은 것을 알고 일찍 나서려고 했었다.   타빠말로는 한 7시간 정도 걸릴거라고 했는데...

 

타빠가 새로운 정보를 얻었는지 한 3시간이나 4시간만 걸어서 가면 미니 버스를 탈 수 있고 또 미니 버스를 내려서 로컬 버스로 갈아 타면 베니까지 간다며 아침부터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다.

 

 

베니에서야 포카라가는 버스는 걱정 안해도 되고...

 

 

그래서 7시 출발 예정을 8시로 바꾸었는데...

 

 

같이 서두르니 7시 40분이다.

 

 

무려 20분이나 당겼다 ^^

 

상대적으로 풍요롭기는 하지만 뭔가 부족한 따토파니를 뒤로 하고 나서니 길은 다시 오솔길 모드...

 

길이 보수중이라서 건너편 오솔길을 이용해야만 한다고...

 

다시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진다.

 

옆으로는 마지막 서비스 차원에서 황홀한 경치가 이어지는데....

 

 

 서비스 차원의 경치

 

 

잠시 헤어짐의 시간

 

자주 통과하는 말과 당나귀(사실 어느 것이 당나귀이고 말인지 구별은 못했다)부대를 피하며 여유롭게 진행하여 40여분 만에 갈림길에 이른다.

 

서울팀이 가야 할 고레파니쪽은 초입부터 만만찮은 오르막인데

 

우리는 내리막이다 ㅎㅎㅎ

 

 앞 언덕 마을이 갈림길

 

 도중 만나는 당나귀 부대

 

 고레파니와 베니가는 갈림길

 

서울팀은 오늘 고레파니까지 오른 다음 내일은 푼힐을 거쳐 포카로로 와서 우리가 묶을 예정인 리버 파크 호텔에서 우리와 다시 만나기로 한다.

 

만나서 4일 되었나 다시 보기로 했어도 헤어지려니 뭔가 서운하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넓고 좋아지나 했더니 그렇지는 않았다.

 

협곡을 빠져 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평평한 지역을 지나기도 하는데 역시 트레커들의 주 이동로는 아니라서 가끔 지나가는 당나귀 부대말고는 트레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시간을 걷고 좀 쉬다가 다시 또 걷고 이렇게 따토파니를 출발한지 2시간 40여분 만에 지프 차량이 등장한다.

 

그 직전에는 학교가 있어서 대도시가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는데 ㅎㅎ

 

 

학교는 초등학교 같았는데 조회 시간인가 보였고 학생들은 줄 맞추는 연습인가 뭔가를..

 

 

북을 치면서 왼발, 왼발

 

하는 분위기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이다.  ㅋㅋ

 

이 놈이 타빠가 말했던 미니 버스인가 보다. ㅎㅎ

 

 

 협곡 사이로 난 계단 길

 

 길마다 사람들의 힘든 노력이 보인다

 

 멋진 폭포도

 

 좀솜과 묵티나트 방향을 표시하는 이정표

 

 왼발 왼발 발 맞추는 연습을 하던 초등학교

 

 짠하고 등장하는 지프형 미니 버스

 

팁량(TIPLYANG)에서 갈레샤르(GALESHWAR)까지

 

이곳도 요금은 외국인 차별요금이 적용되는 곳....

 

집사람은 다행이 애기 엄마와 함께 운전석에 탈 수 있었고 나와 타빠는 뒤에 타는데 옛날 군대 시절 트럭에 타면 마지막에 안전 벨트를 걸었던 것 처럼 벨트를 매긴 한다.

 

허나 안전은 보장하기 어렵다....

 

그래서 여행자 보험을 들긴 했는데 이 곳에서 떨어져 보험을 받긴 싫어 졸리지만 참고 바짝 긴장하며 타고 가는데...

 

먼지 구덩이 속을 1시간 가까이 달린다.

 

와!!!  먼지.   그래도 구멍이 숭숭 뚫린 뒷가리개라도 쳐 놓아 좀 덜하기는 했다만...ㅎㅎ

 

 

내리니 옷에는 먼지 투성이, 차 위에 놓았던 배낭은 먼지 구덩이 속에 빠졌다 나온 것 같고...

 

집사람은 앞 자리에 앉아 오는데 엄청나게 무서웠다고.

 

 

절벽 가까운 길을 정신없이 달렸다는데 우리는 밖이 보이질 않았다고 하니 그게 다행이었다나?

 

역시 모르는 게 약이다.  ㅎㅎ

 

 

옷을 좀 털고 흔들 다리를 건넌다.

 

아마 이 다리 때문에 이 미니 버스가 베니까지 연결이 되지 않나 보다.

 

 

지프 미니 버스 표 사는 곳 - 외국인은 우리 뿐이었다.

 

 

 차가 여러 대(?) 보이는 팁량 번화가 ㅎㅎ

 

 팁량 버스 정류소 ㅋㅋ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

 

타빠 말로는 흔들 다리를 건너면 로컬 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버스는 관두고 버스 비스므리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리 건너기 전부터 타빠의 얼굴 표정이 좋질 않았는데 그 이유가 밝혀진다.

 

파업이란다.

 

네팔말로 번다라고....

 

 

 

파업이라...

 

택시고 로컬 버스고 몽땅...

 

베니(Beni)까지 걸어서 가야 한다고.

 

얼마나 걸어야 하느냐고 물으니 다행히 멀지는 않다.

 

한 40여분.

 

뭐 그 정도야 가볍지...

 

베니에 도착하니 입구에 모든 차가 정지되어 있다.

 

타빠가 당황한 모습으로 허둥지동 여기저기 다니면서 알아보는데 영 신통치가 않은 모양이다.

 

베니 시가지 입구에 있는 종합 운동장(?)에서는 배구 대회가 열리고 있어 사람들은 거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고 파업에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여기 저기 물어 본 끝에 엠브란스만이 가능성이 있고 그것이 안 되면 오늘 여기서 자야 한단다.

 

 

우리야 시간 여유가 많으니 사실 급할 것도 없다.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지 하는 마음으로 우선 배 고프니 점심이나 먹자고 하니 타빠가 한 레스토랑으로 이끈다.

 

Yeti Hotel에 딸린 식당인데 호텔은 별로지만 식당은 참 예쁘다.

 

 

 베니가는 길

 

 운동장에서 벌어진 배구 대회

 

 주변은 잔치 분위기

 

베니 시가지

 

예티 호텔과 식당 입구

 

호텔 식당

 

일단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엠브란스가 되는지 안되는지 말해준다는 담당자가 들어온다는 3시까지 기다려 보기로 한다.

 

아마 파업할 때 외국인은 여러 가지 편의를 봐주고 있는데 그 한 방법이 엠브란스를 이용하는 것인가 보다.

 

응급 환자처럼해서 다음 도시까지 가는 것인데....

 

글쎄...

 

할 일없이 기다리는데 오스트리아 젊은 쌍이 가이드 안내로 들어온다.

 

타빠와 이 팀의 가이드는 길거리에서 서로 만났는데 서로 전부터 잘 아는 사이인 듯... 

 

타빠가 외로워보였는데 여러 가지로 다행이다...

 

그 사이 타빠가 나가더니 말끔이 면도를 하고 돌아 왔다.

 

에이즈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무료하게 기다리느니 면도라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을 듯 싶어

 

면도값이 얼마냐?

 

10 Rp라고

 

가보자....

 

타빠를 앞세우고 이발관에 가니 많은 사람들이 면도도 하고 이발도 하고 있었다.

 

타빠가 요금을 다시 확인하더니 10Rp란다...

 

그런데 잠시 후 주인의 강력한 태클을 받고는 외국인은 50 Rp란다... ㅎㅎ

 

그러면 그렇지 ㅎㅎ

 

면도는 예술이었다.

 

비누 거품을 잔뜩 내서 리듬을 타며 솔로 문지르는 센스...

 

게다가 면도 뒤에는 머리 마사지까지...

 

대 만족이다..

 

3시 경 엠브란스 운전사에게 전화를 해 본 타빠.

 

오늘은 여기서 자야 한단다.

 

 

그럼 내일은?

 

아마 내일 오후쯤이면 파업이 풀린 것이라고 사람들이 말한다.

 

안 풀리면?

 

고개를 옆으로 살래 살래 흔들면서 방법이 없단다...

 

 

그래 방법이 없다는데 기다려 보지 뭐....

 

 

 이발소

 

 어딘지 부지런히 가는 초딩들

 

 

덤으로 얻은 베니 구경

 

사실 베니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도시였다.   허나 파업 때문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그 도시 규모도 생각보다는 컸고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베니는 먀그디 군의 군청소재지인데 여행자들은 스치듯 포카라로 가서 이곳에 머무는 길손은 거의 없는 곳이다.

 

예티 호텔비는 300 Rp란다.   조금 비싼 가격이라고 타빠가 말하긴 하는데 뭐 포카라나 비슷하고 우리 돈으로 얼마 안되니 사실 부담도 안된다.

 

타빠의 숙식은 일단 무료 제공이고...

 

 

방에 들어가보니 산 속의 롯지나 시설은 그게 그거...

 

실실 시내로 나가 배구 구경을 먼저 하기로 한다.

 

결승이라는데 어째 일정적으로 흐르더니 금방 끝나고 만다.

 

홈팀인지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는 팀의 일정적 승리...

 

 시내 곳곳에 있는 삼성 간판

 

 배구 결승전

 

 끝났다

 

 길가 양장점

 

 풍선은 역시 어린이들의 관심 대상

 

 풍선 종류가 다양한데 대개 마데 인 차이나

 

  향신료 장사

 

왠 보너스, 야시장이 섰다

 

시내 아래쪽으로 슬슬 걸어 내려 갔는데 강가에는 야시장이 펼쳐져 있었다.

 

갑자기 길에서 빈 지갑으로 알고 주운 지갑에 돈이 가득한 꼴일까?

 

파업이 아니라 그냥 지나쳤더라면 아쉬웠을 구경거리...ㅎㅎ

 

웬 복이여??

 

입구부터 재미가 솔솔하다.

 

 

 야시장 입구

 

 여러 가게가 늘어선 야시장 안

 

 한국 상품 가게 - 태극기가 객지나와 고생한다

 

 여기도 삼성이

 

 동네 콩쿨 대회장

 

 집사람이 삼성과 차별하지 말래서 찍은 LG 매장

 

 

또 하나의 인연

 

네팔에 와서 볼 수 없었던 꼬치 가게가 이곳에는 있었다.

 

꼬치는 무척이나 좋아하는 데 네팔에는 이런 것이 없어서 네팔이 싫어지고 있는 중이었는데 ㅋㅋ

 

꼬치 가게는 사람이 꽤 많아 자리가 입구에만 남아 있어 입구쪽 자리에 앉아 돼지 고기 꼬치 하나를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다.

 

비계만 달려 있는데도 너무 맛이 있다.

 

바가지가 적당히 붙은 꼬치를 넉넉히 먹고 계산을 부탁하니 거기다가 다시 바가지를 씌웠다.

 

공짜로 주는 채소값까지 받는다고 흰소리를 해대니 좀 집사람 목소리가 커진다.

 

그런데 안에서 네팔이 2명이 동시에 일어나는가 싶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어요?"

 

뚜렷한 한국말이다.

 

 

대번 꼬리를 내린 꼬치 주인이 잔돈을 더 주어 별 문제가 아니라고 말해주는데...

 

중년 아저씨는 한국에서 한 3년 살았다고...

 

꽤 한국말을 잘 했다는데 돌아와서는 쓰질 않아 거의 잊어 버린 것 같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한국 사람을 만난 것이 반가워 생각나는 한국말을 이것 저것 해댔다...

 

 

이 사람이 다시 자기 동행한테 돌아가니 한 젊은이가 다가온다.

 

이 친구가 람(RAM)이다.

 

한국에서 13년을 살았는데 돌아온지도 얼마 안되어서 한국말이 유창하다.

 

자기 부인은 아직도 한국에 있어서 자기도 다시 들어가야 되는데 비자 문제가 좀 걸려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핸드폰을 가지고 다녀서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어 보이니 좀 끼가 있어 보이는 처자가 옆에 붙어서 꽤 야양을 떨고 있었다.

 

파업 때문에 이곳에서 자야 된다고 하니 파업이 일찍 풀릴 것 같지 않단다.

 

그리고 우리 가이드 타빠와 같은 이름의 친구가 있는데 확인할 겸 저녁 때 다시 만날 수 있으면 만나잖다.

 

 

 꼬치 구이 가게

 

 수제 자전차

 

 옆 놀이장

 

 써커스라고 아시남유?

 

 내건 경품도 화려하다

 

 

호텔로 다시 돌아와 별 맛없는 저녁 식사를...

 

타빠는 내일 엠브란스를 다시 알아 보겠다는데 글쎄 잘 될 것 같지 않다.

 

워낙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다 그냥 일찍 잠자리에....

 

 

 경사를 이용한 기묘한 건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