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인도네시아 태국여행기/말레이 태국 인도네시아 2009 여행

게 섬(Pulau Ketam)과 KLCC 수리아

정안군 2009. 8. 29. 10:24

8월 12일 수요일


오늘은 벼르고 별렀던 말레이시아 행정 수도 Putra Jaya 가는 날로 정했다. 


여기는 두 모녀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어 나 혼자 다녀오려고 했었고.


신행정수도를 계획했던 노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순방길에 이곳을 관심 있게 보았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한 정당의 태클과 그 떨거지들에 걸려 전 정권에서 국가의 이름으로 시행하려 했던 계획의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


뭐 자기 관심사에 따라 신행정수도의 좋고 나쁨은 다룰 수 있겠지만 수도권의 과밀화 해소와 지방 분권은 나라의 운명이 걸릴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토목을 전공한 나로서도 신행정수도는 관심사여서 말레이시아에 가면 꼭 Putra Jaya에 가보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러나 두 모녀가 걸린다.


내가 없으면 두 모녀는 오늘은 그냥 빈둥 모드일 텐데.


해서 다시 가이드를 자원해 코스를 정해보는데 이른바 게로 유명하다는 Ketam 섬 왕복이 괜찮을 것 같다.


Ketam은 게라는 뜻이라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Kepitang이라고 한다.


두 나라 말은 비슷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서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하던데 이 게를 뜻하는 단어는 다른가보다.  


이 섬에 가는 길은 많이 걷지도 않고 또 기차로 1시간 정도 이동하고 배도 타고 하니 장모님 코드에 딱일 것 같다.


의사를 물어보니 ‘Why not?' 해서 두 모녀를 데리고 가이드로 나선다.

내일은 아들이 쉬는 날이라서 아들 코드로 하고 모레는 가는 날인데 밤늦은 비행기이니까 Putra Jaya는 그 날 오전에 다녀오기로 하고.


가게 옆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택시 기사에게 가자고 하니 차 한 잔 마시고 간단다.


이곳은 택시 잡기가 힘들어서 이런 방법을 쓰지 않으면 대책 없이 오래 기다릴 수도.


거구의 터번을 쓴 기사는 분명 시크교도일텐데 택시 운전대 앞에는 부처님이 앉아 계신다.


터번을 쓴 불교신자라?


뭔가 조화가 이루어지질 않는다.


물었더니 불교신자가 아니고 시크교도가 확실했다.


아마 택시회사 사장이 불교신자라서 모든 택시에다가 부처님을 모셨나보다.


우리나라라면 어떨까?


기독교 신자인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에 불교신자인 사장이 부처님을 모신다면.


기사는 거구인데 말 수도 적다.


겨우 묻는 말에나 대답하는 정도.


하여튼 Kelana Jaya에서 LRT를 타고 센트럴로 이동하여 KTM Port Klang행을 갈아  탔는데 국철이라 그런지 가격이 꽤 싸다.


한 시간이 걸리는데 시내를 빠져나가면 시골길이라서 좀 지루한 감이 든다.


그런데 승객이 인도계의 비율이 높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는데 Klang은 항구로 일찍부터 개발이 된 곳으로 인도와 중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살았을 테고 중국인들은 부를 이루어 이런 KTM 정도는 벗어났는데 아직도 인도계는 부를 이룬 층이 별로 없는 것은 아닌지.


특히 피부색이 검은 사람이 많다.


검을수록 빈곤에 가깝다는 증거인가?


Klang을 벗어나면 남은 승객도 거의 없고 관광객과 LP를 손에 든 웨스턴이 전부인 듯.


Port Klang은 Klang항이라는 것인데 사실 표시판에는 Port가 아닌 Pel. Klang으로 표시가 되어 있다.


허나 Port로 해서 표를 사도 잘 살 수 있다.


종착역인 Pel. Klang에서 내리면 거의 정면 왼쪽으로 배타는 곳인 듯한 분위기의 건물이 있는데 그곳이 아니고 Ketam섬 행 배를 타려면 오른쪽 길을 따라 한 300 m 정도 가야 된다.


Ketam행 표를 어디서 사는지 걱정하시 마시라.


배가 오고 그 배를 타고 있으면 표 파는 아줌마가 와서 표를 판다.


단돈 7 RM.


Ketam까지는 40분이 걸린다.  


강인지 바다인지 구별이 안 되는 수로를 따라 나가면 좀 넓은 바다가 나오고 지루해지기 전에 Ketam 선착장에 도착한다.


뱃길 옆은 작은 섬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숲을 이룬 것은 맹그로브라고 바닷물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란다.


Ketam은 중국계 이민자들이 뿌리를 내린 곳으로 동네는 중국 분위기이다.  


간판에 말레이시아어를 병기했다 뿐이지 중국의 한 마을을 그대로 옮긴 듯한 곳이다.


Ketam은 한자로 吉胆이라 쓰는 모양으로 소리로는 제법 비스무리 하지만 Ketam은 말레이어로 게를 뜻한다고.


그러니까 공식명 Pulau Ketam은 게 섬이다.


이것이 중국어의 고민이다.


뜻글자라서 남의 나라 글자를 표시하기가 만만하질 않다는 것.


처음 내려서 바닥의 갯벌을 보니 게가 보이질 않아 집사람에게 게가 없다고 했더니 저 바닥에 쫙 깔린 것이 게란다.


잘 보니 돌처럼 보였던 것들이 다 게였다.


반가운 우리 말소리가 들린다.


청년들 둘이 우리랑 같이 왔는데 호주에서 영어 연수를 마치고 돌아가다가 동남아 순방을 한다고.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생기긴 했다.


매일 이 동네 사람들만 보다가 우리나라 청년을 보니 그 차이를 확실히 알겠더라고.


동네는 갯벌 위에 이루어졌는데 갯벌에 파일을 박고 집을 세웠는데 지금이야 기계로 한다지만 옛날 중국인 선조들이 이곳에 처음 왔을 때에는 아마도 맹그로브 나무를 잘라 땅에 박고 집을 세웠을 것이다.


그렇게 몇 대를 이어가며 이곳에 터를 내린 참 독하고 독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동남아에 와서 중국인들이 이룩한 부를 말하는데 그 부를 이루기 위해 몇 대를 걸쳐서 노력한 그 과정은 보지 않고 지금의 결과만을 보며 동남아에서 한방에 부를 이루겠다고 지금도 끊임없이 그 한방을 노리는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을 본다.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전거로 동네 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지 렌트용 자전거가 많이 있다.


뭐 어쨌든 게 섬에 왔으면 게를 먹어보아 되지 않겠어?


웨스턴을 비롯해 사람이 제법 있는 식당을 골라잡고 게 요리를 시킨다.


칠리 크랩과 스팀 크랩 그리고 대합 삶은 것과 볶음국수.


크랩 종류의 요리 값은 40 RM으로 제법 비싸다.


이곳 게들도 요즘 다이어트 중인지 게살이 좀 빈약한데다 사실 게 요리라는 것이 요란은 한데 먹을 것이 없는 것 아닌가?


아무튼 칠리 크랩은 그냥 양념 맛으로 먹을 만하고 스팀 크랩은 낙제점이었다.


하지만 다 먹고 나서 맛없다고 하기 없기.


우리나라 청년들은 돈이 많이 없는지 게 요리 한 접시를 놓고 둘이 나누어 먹고 있었다.


게 요리 한 접시 정도 시켜주고 싶지만 과공은 비례란 말이 생각나서 마음만으로.


식사 후 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면 중국인 상가가 이어지는데 옛날 우리나라 상점가를 보는 듯하다.


물론 분위기는 다른 듯 같은 듯하지만.


다시 식당에 돌아오니 종업원 아줌마가 서두르란다.


2시 45분 배가 있는데 지금 5분전이라고.


서둘러서 가니 배가 막 출발하려고 하다가 우릴 보고 좀 더 기다려준다.


배 시간은 평일은 1시간마다이고 토, 일요일이나 휴일은 조금 더 많다.


다시 Port Klang으로 돌아와 KTM을 타자마자 출발하는데 바깥 날씨는 덥고 차안은 추울 정도이니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것 같다.


센트럴에서 집에 돌아갈까 했더니 나온 김에 KLCC 수리아에 들려 물건도 사고 구경도 하고 가잖다.


거기도 Kelana Jaya선이니 거기까지 가면 집에 갈 때는 그냥 한 번에 내달릴 수 있다.


KLCC는 유명 관광지답게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높은 건물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노력들을 하고 있었다.


건물을 집어넣기도 어려운데 사람까지 넣어야 하니 그 어려움이 얼마나 클까.


각종 묘기들이 많이 나온다.


결론은 건물을 모두 넣고 인물 넣는 것 하지마라, 해봐야 별 볼일 없는 사진 나온다.


KLCC는 너무 가까워서 그런지 높다는 생각도 안 들고 그냥 인기 있는 건물 앞에 서있다 하는 생각만 든다.


밤에 와야 만화영화에 나오는 건물처럼 화려하다는데.


밖이야 그렇다고 하고 수리아 안은 파빌리온 만큼이나 화려하다.


차이점은 수리아는 관광객이 많고 파빌리온은 내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드라곤 아이라는 중국식당이 여기 있는 줄 알고 부지런히 찾다가 포기하고 리틀 페낭 카페라는 곳에서 누들 수프를 시켜 먹는다.


아이스 까장도 시켰는데 결론은 우리나라 팥빙수가 훨씬 더 맛있다.


혓바닥에 빨간 물이 드는 것을 보니 색소도 들어갔고.


시킨 누들 수프 하나는 짬뽕 스타일, 하나는 우동 스타일인데 나에게는 짬뽕 스타일이 더 나은 것 같다.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 놓으려고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새우(Prawn) 들어간 누들 수프로 되어있다.


Prawn은 Shrimp보다는 크고 Lobster보다는 작은 것이라고 네이버 선생님이 말씀하시네요.


집사람에게 우리나라 칼국수도 세계화가 될 까 했더니 안 될 거란다.


맛이 개성이 없다고.


나야 원래 칼국수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렇지만 칼국수 좋아하는 집사람도 그러니 인정해야 하나?


먹고 과일 매장에 들려 망고스틴과 망고, 바나나 등을 사고 하니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서 퇴근과 맞물려 그런지 LRT 승객이 무지 많다.


그래도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아 앉아 올 수가 있었는데 서울 지하철의 혼잡보다는 양반인 듯하다. 


Kelana Jaya에서는 기다리는 택시가 없어서 우리가 약자가 되었다.  강자인 택시 기사가 합승을 시켜서 그 기사 눈치 보며 돌아왔다.  돈은 돈대로 주고.


하여튼 누가 칼자루를 쥐고 있느냐에 따라 사정이 달라지는 세상사는 여기나 우리나라나 똑 같은 듯.


그런데 왜 동남아시아에 놀러 와서 바나나를 먹으면 배가 아까울까?


빈 배를 바나나로 채우면 빈 배가 너무 아깝다.


싸고 맛있는 과일이나 먹을거리가 널려 있은데 하필 바나나로.


해서 난 동남아시아에서는 바나나를 먹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맛없어서 안 먹고. ㅎ


바나나가 서운하다고 하려나?

 

 

Pel(Port) Klang 행 기차가 11시 3분에 출발한다고 

 

초라한 Pel(Port) Klang 역사

 

초라한 Pel(Port) Klang 역사

 

 

이리로 가면 안 돼요

 

Ketam 섬 행 선착장

 

Ketam 섬 행 선착장

 

배 유리는 붉은 색? - 창문 넘어 망글로브 숲이 보인단다 

 

 

 

 

Ketam 섬 선착장 

 

Ketam 섬 선착장  

사진 한 장 박어 달라신다 

 

Ketam 섬 선착장 

 

Ketam 섬 선착장 

 

Ketam 섬 이모저모

  

Ketam 섬 이모저모

 

Ketam 섬 이모저모

 

게의 고향 

 

 게의 고향

 

 Ketam 섬 이모저모

 

 Ketam 섬 이모저모

 

Ketam 섬 이모저모

 

 Ketam 섬 이모저모

 

 Ketam 섬 이모저모

 

 식당 화장실 앞 풍경

 

 화장실 - 한자 실력이 있어야 웃을 수 있다

 

 칠리 크랩

 

 Ketam 섬 이모저모

 

 Ketam 섬 이모저모

 

 

센트럴 역 안의 모습

 

  KLCC

 

  KLCC

 

  KLCC

 

  KLCC

 

  KLCC 수리아

 

 KLCC 수리아

 

 KLCC 수리아

 

KLCC 수리아 

 

 KLCC 수리아 푸드 센터

 

여행 팁

 

게 섬은 사실 크게 볼 것은 없습니다.

 

옛날 언젠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중국 변방에 살던 사람들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억척스래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어서 좀 의미가 있지만 워낙 말레이시아는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서 이곳만 별스런 곳은 아니지요.

 

그래도 시간이 좀 나면 바다 구경 겸 해서 갔다 오는 것도 괜찮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