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거진에서 간성읍 광산리까지.
새벽에 간신히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몸이 좀 찌뿌듯하다.
시간을 보니 6시가 좀 넘은 시간.
이미 밖은 해가 떠서 환하고.
에이~~~
할 일이 없으니 집에나 일찍 가자고.
해안 도로를 따라 대대리 쪽으로 가는데 항구 쪽으로 아침 해가 아름답다.
사진을 찍는데 햇살이 길게 나와 사진이 잘 안 나올 것 같아서 한 방만 찍고 말았는데 나중에 보니 괜찮더라는 거.
이런~~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유난히 아름답고 예쁜 소나무 군락을 많이 만난다.
금강송이란다.
옛날 동해안은 해안 따라 이런 소나무 숲이 굉장히 울창했다는데 지금은 군데군데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좀 안타깝다.
이른 아침인데 시내버스 왕래가 잦다.
해안 쪽에는 어제 밤 해안에 투입되었다가 철수하는 군인들 모습이 보인다.
A, B, C형..
지금도 그런가?
A형은 올 나이트.
B형은 10시 2시.
C형은 맞교대이긴 하나 C형은 한 번도 없었다.
흔한 게 B형인데 초저녁 투입된 조는 2시까지, 10시에 투입된 조는 새벽까지.
2명이 한 조를 이루는데 조장은 처음부터 자기 시작하지만 졸병은 밤새도록 잠 한 숨 못 자지요.
잠 안 들려고 노래를 200곡 넘게 부른 적도 있다니까요.
피곤에 절어 철수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30년 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우리 시절에는 해지기 30분전에 투입이 되어 해뜨기 30분전에 철수했었는데 지금은 해 뜨고 철수하는 가 보다.
힘든 시절이겠다.
보리 카튜사라던 동경사도 실은 고참급 되면 누릴 수 있는 것이었고 졸병에게는 어디든 낙원은 없다는 거.
잠시 후 대대리 삼거리 근처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지만 문을 연 곳이 없다.
마트에서 물만 2병을 사서 챙기고 다시 진부령 쪽으로.
건봉사 가는 길 안내판이 보인다.
언젠가 건봉사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언제였던가?
정취도 있고 분단의 상징과도 같은 절이라서 괜히 심각해질 수 있는 분위기인데 그 입구 풍경이 너무 좋아서 그런 생각을 잊었던 곳.
그곳에 다시 가고 싶지만 자전거로는 너무 먼 당신.
간성향교가 보인다.
향교가 있으면 동네 이름은 교동 아니면 교리.
향교가 있는 이 동네는 무게와 뿌리가 있던 동네라는 거.
다시 건봉사 가는 메인 로드가 나오고.
그 근처 허름한 한 식당에서 아침을 대접받는다.
공사장 인부들이 아침을 먹는 식당인데 인부들은 고추 값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가 풍성하다.
올해는 고추가 흉작이라서 값이 엄청나게 올라다는.
확실히 나라가 작으니 날씨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중국처럼 땅덩어리가 크면 한 동네가 작살나도 다른 동네는 아무 영향이 없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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