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레지던스 정원에서 뭔가 행사가 있는가 보다.
이거 뭔가 심상치가 않은 분위기.
잘하면 도랑 치고 가재 잡고, 꿩 먹고 알 먹고 시리즈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노친네들을 위해 시간도 보내고 겸해서 구경도 하고.
내용을 알아보니 시각 장애인을 위한 자선 파티란다.
이 호텔 사장이 쏘는 행사인 것 같은데 행사가 제법 크다.
이 아이들은 시각 장애인.
그래도 넉넉한 집안의 애들인지 옷입은 품새는 그다지 빈티가 나지 않았다.
우리가 한국인인줄을 알고 좋아서 어쩔줄 모르던 아이들.
뭐 "안녕하세요"쯤은 미얀마어에 등재되어도 좋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더라고.
이 아이들은 비장애인들인데, 시설에서 온 아이들인지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뭐 안녕하세요, 사랑해요 이 말 말고는 다른 말이 통해야지.
흐~~~
처음에는 초청 대상이 정확히 누구인지 정확히 몰라서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니 이들이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은 알겠더라고.
그런데 척 봐도 이들은 허름한 차림새가 아니다라는.
사실 이렇게 저개발국에서의 장애인의 처지란 우리가 상상하기 이상일 텐데, 그래도 이 아이들은 사정이 많이 나아 보인다.
불행 중 다행이라할까?
시각 장애인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무슨 시설인지 아무래도 고아원이 아닌가 싶던데 그 시설의 비장애인들이 입장하면서 얼마 있어 행사가 시작된다.
이 애들은 왜 그리 촌스런 모자와 옷을 입었나 정말 얻어 입고 쓴 티가 너무 찐했다.
중간에 턱 자리잡고 제대로 진을 친 우리 일행.
그러나 귀찮아 하거나 뭐라 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아직도 행사 전이라서 준비 단계인데, 여기저기에서 풍선을 매다느냐 바쁘다.
접수처의 스태프 아줌마들.
이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등장하고는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노친네와 집사람도 마찬가지.
한참 분위기가 무르 익었다.
아직 행사전이고 화려한 무대를 위해 종업원들이 풍선을 만들어 여기저기 다는데, 이 풍선이 불량품인지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더라고.
덕분에 나무에 앉아 있던 까마귀만 무슨 총소리인줄 알고 내빼기 바쁘더만.
그리고는.
드디어 2시.
행사는 시작되는데, 이 호텔 사장님은 미얀마어를 못하는지 영어로 통역을 통해 인사말을 하던데 수수하고 소탈한 것이 괜찮은 사람 같았다.
어쨌든 사장님 멋쟁이.
불교 시설의 책임자인듯한 스님들.
기독교 행사 비슷한 분위기인데 사랑 행사는 실제적으로 종교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 주시더라고.
그리고 이 스님들의 특별히 대접받는 분위기의 자리는 이 나라에서 스님을 대하는 모습이 남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존경받을 만하니까 타 종교인들도 이들을 대접하는 것이 아닐지.
이제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
시각 장애인 어린이들의 감사 인사(?)
그리고는 다양한 행사.
아니 다양하다고 해도 노래나 율동을 겸한 노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위에 마련된 게임장.
노래를 하고 있어서 무대 주위는 좀 주위가 산만해지기는 했지만, 호텔 스태프들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뭔가 의미가 있어 보였다.
이렇게 노래가 계속되는데 주위에서는 게임을 하고 놀이 기구도 타고.
"Boys and girls, Today is your day."라고 마지막을 장식한 사장님의 인사말처럼 오늘은 너희들의 날이라고 믿고 싶었다.
오늘 이곳에 온 어린이를 위한 선물 바구니.
그 사이 오지랖 넓은 집사람이 여기 저기 다니다가 사장과 인사를 한 뒤 나에게도 소개를 시켜주더라고.
우리 집사람이 사장에게 정말 훌륭한 일을 많이 하시는 것을 보니 너무 멋있고 좋아 보인다고 해주었단다.
그래서 그 복잡한 영어를 어떻게 했나 생각이 나서 뭐라고 했냐 하니,
집사람 왈.
“원더풀”
길고도 긴 문장을 한 단어로 정리를 하다니 정말 원더풀이다.
건물이 버티고 서있어서 그늘이 만들어진 행사장은 바람도 솔솔 불고 장시간 죽치기 너무 좋은 곳이었다.
게다가 먹을 것도 주고.
그리고 따뜻하고 흐믓한 행사에 동참한데서 나오는 뿌듯함도 있고.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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