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17일 치앙라이에 들어 왔는데, 오늘이 6월 18일이니 이제 일년이 지났네요.
남 나라살이 기록 갱신 중입니다.
태국에서 사는 것은 오늘이 오늘 같기도 하고 어제 같기도한 날이라서 그런 가 했는데, 일년이 지났다고 생각하니 세월이 빠르기는 빠릅니다.
아무리 시간이 멈춘 나라라는 태국이라도 세월은 가는군요.
좋은 일도 있었고 이렇게 되었으면 더 좋았을 일도 있었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그러니 하고 삽니다.
나이가 들면 좋은 것이 크게 노하지도 않고 크게 기뻐하지도 않는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라 밖에서 살면 나라 일은 잊었으면 좋겠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땅이니 그럴 수는 없네요.
좋은 소식이 들려 오면 좋으련만 우리 나라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이 펼쳐지는' 신기한 나라 이야기입니다.
푸른집 아줌씨는 여전히 공주 코스프레하기 바쁘고, 그 아래 내시 집단은 공주님 눈치 보기에만 신경 쓰십니다.
책임질 사람이 유체 이탈 화법을 구사하니, 어디 하나 책임지는 놈 없는 참 신기한 나라가 되어 갑니다.
그래도 그런 공주 불쌍하다는 노인네들은 강력한 팬클럽을 만들어 우리 공주님 받들기 바쁘시군요.
박정희교를 믿는 광신자는 불교 신자나 기독교 신자를 앞지른 것 같습니다.
아니 박정희교는 불교나 기독교 신자까지 포용하는 포용력을 가졌을지도 모르겠군요.
우리에게 밥을 해결해준 박통과 그 고매하신 따님을 믿사오니.
우리나라 생각만 하면 자꾸만 슬퍼지니 여기까지만 할랍니다.
태국은 이제 극 혹서기는 지났고 가끔씩 하늘이 무너질 듯 천둥 소리를 내며 하늘을 검은 구름이 덮습니다.
그리고 한바탕 쏟아 붓습니다.
그런 하늘의 모습은 얼마나 예쁜지.
그러고 보면 치앙라이의 하늘은 참 넓습니다.
하늘의 크기야 우리나라와 다를 게 없을 것 같지만, 여기는 고층 건물이 없어 상대적으로 하늘이 넓어 보이죠.
그런 하늘 아래 한 쪽은 먹구름, 다른 한 쪽은 뭉개 구름이 보이곤 합니다.
하늘색은 얼마나 예쁜지.
사실 따지고 보면 세상일은 그게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연못의 금붕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등장하자 금붕어 아니 금잉어들이 밥 주는 줄 알고 얼마나 덤벼 들던지.
그렇죠.
동물이나 식물이나 사람이나 밥을 주는 사람만 있으면 일차 기본 걱정은 더는 게 아닌 가 하고요.
배불러진 금잉어에게 더 무슨 바람이 있겠어요.
마찬가지로 시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밥을 최고의 가치로 둘 수도 있겠노라고.
밥이 해결된 다음 무슨 가치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 배운 바가 없으면 사고가 그때 상태에서 정지할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사고의 발전이 없는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늙었다고 하나 봐요.
나도 그렇게 되지 말아야 하는데.
세상이 어쨌든 치앙라이 시계탑은 똑 같은 시간에 음악 쇼를 펼칩니다.
똑 같은 시간에 똑 같은 모습으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겠습니까?
세상 일이라는 게 모두 그런가요.
아무튼 치앙라이에 와서 도사가 되는 느낌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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