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옛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을 때가 왔나 봅니다.
한자로 송구영신.
이 송구영신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단어지요.
한 해가 저무는 12월 31일 밤 11시쯤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면서 지나간 해에 대한 감사함과 오는 해에도 보람있는 삶이 되도록 하느님께 빌곤 했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을 하고는 집으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물론 내 이야기입니다.
해맞이하러 가는 사람도 있겠지요.
여기서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송구영신을 합니다.
조금 이른 12월 27일 주일.
저녁 4시에 다시 예배당에 모여 간단한 예배를 드리고 함께 저녁을 나누었네요.
음식은 각자 집에서 가지고 온 것들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이런 행사에 대해 들은지라 집사람은 김치를 준비했습니다.
각자 음식을 가지고 오느냐고 한 신자에게 물었더니 자기는 김치를 좋아한다고 우리보고 가지고 오라고 했거든요.
그것도 많이.
물론 농담식으로 한 것이지만 진담 같았어요.
김치를 좋아한다고 하니 모처럼 얻어 먹은 답례를 할 기회가 생겼다고 집사람이 좋아 하네요.
아침에 배추를 사다 저리고 예배를 마치고 돌아 와 부지런히 김치를 담았습니다.
그리고는 통에 담아 교회로 가지고 가는데.
식당에 가져다 놓으니 대번 소문이 나더군요.
감치가 등장했다고.
예배 후 광고 시간에는 한참동안 설명을 하였답니다.
한국 김치가 특별히 준비가 되었다고.
우리 부부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고맙다는 박수.
드디어 식사 시간입니다.
우리는 김치는 먹지 않고 준비된 음식을 먹어 봅니다.
역시 다르군요.
이 동네 식당에서 먹는 MSG로 만들어진 음식과는.
담백하고 맛있는 음식이 제법 있습니다.
김치는 어땠냐구요?
금방 동났습니다.
역시 김치는 인기 짱.
신자들이 식사를 마쳐 갈 때에도 조금 남아 있었는데, 식사가 대충 끝나자 싹쓸이파 할머니들이 등장하셔서 정말 싹싹 쓸어 남으시더군요.
보든 사람들마다 맛있었다고 엄지 손가락을 척 올립니다.
정말 김치 만세입니다.
오늘 제대로 교인 몫을 했네요.
우리가 다니는 치앙라이 제일교회에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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