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 월초인가 좀 지겹게 비가 내리고는 그 뒤 몇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쩌다 서너 방울 떨어진 적이야 있지만요.
비는 안 오고 기온은 보통 35도를 훌쩍 넘기니 여기 저기 잔디밭은 누렇게 타들어 가고 먼지는 풀풀 날리고 대기는 뿌연.
그래도 미세먼지라는 건 아니니 걱정이 안 됩니다.
하지만 습도는 그다지 높지 않아 오후 무지 뜨거운 시간을 잠깐 빼면 지내기는 아주 좋았죠.
게다가 물 웅덩이가 없으니 모기도 번식이 안 되어 그 놈으로부터도 해방.
모기 싫어. ㅠㅠ
그치만 마당 잔디밭에는 물을 아침 저녁으로 줘야 하는 게 조금은 귀찮기도.
역시 모두 좋은 장면은 없습니다.
그러던 오늘 새벽.
뭔가 귀에 익지 않은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비.
비가 내리는 소리였어요.
그것도 우기 때 소나기 퍼붓는 소리.
가슴이 뻥 뚤리는 듯 하더군요.
얼마를 내리나 싶더니 비는 그쳤고.
그렇게 아침을 맞았습니다.
밖에는 비는 이미 그쳤지만 비 흔적은 남아 있었습니다.
나뭇잎도 젖어 있고 잔디밭은 더 이상 물을 안 주어도 될 듯 싶게 싱그럽고 차 뒷유리창에는 물 방울이 송글송글.
하늘도 모처럼 구름이 가득합니다.
드디어 우기의 시작인가요?
아직 그렇지는 않겠지만 비도 가끔씩 내리는 날이 이어지기는 할 것 같네요.
주변이 촉촉해서 좋긴 한데 피부에 닿는 감촉은 어제처럼 뽀송뽀송 하지가 않군요.
젖은 천을 두른 것 같은 끈적함이 있습니다.
그렇죠.
우기가 시작되면 기온은 전처럼 35도 이상으로 오르는 날은 드물지만, 그 대신 습도가 높아져 좀 끈적거리는 날씨로 변해 갑니다.
물론 우리나라 복더위인 가마솥 더위는 없습니다만.
그리고 여기 저기 생긴 물 웅덩이에서 출현한 모기도 지 세상을 맞습니다.
빨래도 잘 안 마르고.
역시 모든 게 좋은 것은 없습니다.
좋은 것만 생각하며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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