쏭끄란이 다가 옵니다.
태국 최대의 명절이죠.
우리 설 같은 개념으로, 태국력으로 새해의 시작입니다.
태국어로 새해는 '삐마이'.
그래서 쏭끄란 무렵이면 태국 사람들은 서로에게 이렇게 인사합니다.
싸바이 삐마이.
즐거운 설 되세요.
쏭끄란 무렵은 더위의 최절정입니다.
정오 무렵 태양과의 각도가 거의 직각이 되지요.
태국 기상청에 의하면 치앙라이 지역은 5월 중순 경이 그 무렵이 된다고.
요즘은 더위로 인해 모든 초중등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 있습니다.
학제가 아세안 공동체 일환으로 바뀐 대학은 아직 방학이 아닙니다만.
지난 주부터 확실히 더위 강도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은 한낮에 뜨겁긴 해도 그늘에 가면 시원했는데, 이제는 그늘에 있어도 시원한 바람 대신 뜨뜻한 바람이 불고 저녁이면 시원해지던 것도 이제는 옛날 말이 되었습니다.
습도도 이젠 제법 높아졌고 해서 밤에도 이젠 새벽녁이 되어서야 조금 시원해지는 감이 듭니다.
확실히 34도와 37는 3도차라고 해도 다르네요.
요즘 며칠간은 계속 최고 온도가 37도 입니다..
37도.
그래도 한국의 더위 최절정기의 36도와는 다릅니다.
습도가 한국보다는 훨씬 낮으니까요.
하긴 한국에서는 37도까지 오르는 날은 거의 없죠.
아무튼 이제까지는 집에서 에어컨 없이 지냈는데, 저녁에는 실내도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정도가 되어 오후 5시쯤 에어컨을 한 시간 정도 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층 방은 완전 찜통 수준이라서 밤에도 잠자기 어려워졌어요.
물론 에어컨을 켜면 되지만 에어컨을 켜면 자꾸 기침이 나와 이래저래 힘듭니다.
해서 잠자리를 아래층으로 옮겼습니다.
바닥이 타일이라 그냥 누워서 지내면 에어컨으로 열기를 없앤 다음은 선풍기로도 지낼만 하게 된답니다.
확실히 태국에서 주택을 빌리려면 단층은 좀 그렇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는 지내기 어려워집니다.
그래도 이층 주택의 경우 아래층은 확실히 열을 덜 받죠.
도서관에 출근을 하니 오늘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휴관이라는 게시물이 눈에 들어 옵니다.
며칠 전부터 있었는데 눈 여겨 보지 않았었거든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논다는 것도 있군요.
13일 목요일부터 16일 일요일까지는 쏭끄란 휴일로 인해 휴관, 그리고 17일 월요일은 쏭끄란 대체 휴일로 인해 휴관입니다.
그러니까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연휴로 휴관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기간은 도서관만 쉬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은행이나 관광서도 휴뮤니까 볼 일이 있는 사람은 내일까지는 마쳐야 합니다.
쏭끄란 때는 차량 통행도 많고 길을 다니면 미친듯이 색소를 넣은 물을 뿌려대어 어지간하면 집에 있으려 합니다.
일부러 물 맞으러 멀리 다른 나라에서도 오는 젊은 청춘도 있다 하지만 난 이제 그런 청춘은 아니니.
이 기간은 교통 사고도 많고 전국 곳곳이 붐비니 국상 기간이니 자숙해 달라는 태국 정부 방침대로 조용하게 집에서 보내는 게 아무래도 영양가 있을 겁니다.
그나저나 덥기는 하고 갈 곳은 없고 뭐하고 지낼까 벌써 걱정이 되는군요.
남 나라에서 겪는 명절, 나에게는 그저 괴로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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