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일본은 정치 체제가 비슷합니다.
일단은 우두머리가 왕인 입헌군주제입니다.
거의 신과 동격이거나 살아 있는 신인 왕은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존경과 신뢰를 보낸다고 하지만 사실 그걸 이용해 밑에 있는 놈들이 다 해먹는 구조이죠.
우리는 왕의 신하 그러니 우리에게 반대하는 것은 왕에 대한 불충이다 이런 개념으로 오랫동안 많이도 해먹었습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때 공을 세웠던 쵸슈 번의 떨거지들이 말아 드셨고 태국은 엄청난 왕족 떨거지들이 지금도 말아 드시고 있는 중입니다.
현 일본 수상인 아베라는 놈도 쵸슈 번 출신으로 조상 덕을 아주 많이 본 친구입니다.
종교적인 면도 아주 비슷합니다.
태국이나 일본이나 많은 사람들이 일단 다신교에 친숙합니다.
일본은 신도, 태국은 불교에 기본을 깔고 있지만 여러 잡스러운 것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태국이 불교 국가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보던 불교의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는 대승불교라 하고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불교는 소승 불교라 하는데 원형은 소승 불교에 가깝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불교는 사실 중국 도교의 영향을 넉넉하고 충분히 받아 고유의 불교 모습은 많이 지워졌다고.
그래서 소승불교 스님들은 대승불교 스님들을 동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합니다.
그들은 자부심을 많이 갖고 있는지는 몰라도 불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불교가 나아 보이는 점이 많습니다.
일단 태국의 절들은 우리나라 산사처럼 그윽한 맛이 없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태국의 스님과 한국의 스님은 느낌이 다릅니다.
태국의 스님들을 보면 뭔가 막돼먹은 느낌이 솔솔... ㅎ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일반화의 오류일수도 있으니.
태국 사람들의 생활은 굉장히 종교적입니다.
집안 한쪽에는 신을 모신 신당이 있고, 학교를 포함한 공공 건물에도 한쪽에 반드시 신당이 있습니다.
이미 신의 반열에 오른 전직 국왕은 여기저기에서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지금 왕은 조금 사정이 달라 보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소중하고 숭배의 대상이라는 신당은 우리가 생각하는 절대 기준은 아닌 듯 합니다.
우리가 이사 들어 올 때 작은 방에는 부처님이 앉아 계셨는데, 그동안 주인에게 이런 저런 대접을 많이 받으신 듯 했어요.
그런데 집 주인은 나갈 때 그 부처님을 모셔 갈 생각이 없더군요.
우리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서 부처님을 그 방에 계속 계시게 하는 게 별로였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집 주인에게 물으니 좋으실대로 하라고 하더군요.
좋을대로 해라...
알았다고 하고는 아무도 없는 방에 혼자 계속 앉아 계시면 힘 드실 것 같아 박스 안에서 누워 계시라고 눕혀 드리곤 창고로 옮겼습니다.
그 후 부처님은 계속 창고에 계십니다.
일년에 한 두 차례 만나는 집 주인은 어쩌다 방문할 때도 그 부처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Out of see, out of mind.
그런가요?
그렇긴 해도 많이 이상하긴 합니다.
뭐가 중한디?
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집 근처의 집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집 주인은 고급 공무원으로 꽤 인테리이었어요.
그 집도 다른 집처럼 집 한쪽에는 신당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우리 소개로 입주할 분들은 한국인으로 천주교 신자이어서 신당이 좀 걸렸습니다.
그 주인에게 신당을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니 우리가 알아서 하더군요.
또 알아서 하라고...
없애도 좋으냐고 하니 그렇답니다.
이거야 원.
허락을 받았으니 마음 편하게 치우기로 했습니다.
신당은 각종 음식물과 향 그런 것들이 너저분하게 놓여져 있었어요.
몽땅 쓰레기통으로 일단 옮기고 신당 안을 보니 조그만 인형이 2구 있더군요.
그게 신체인 듯.
우리 집도 아니라 보관할 곳도 찾기 그러해 그냥 쓰레기통으로 모십니다.
그 신체는 어떤 사람에게는 신적 존재였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단순 쓰레기가 되는 인형이었습니다.
이런 것도 이해하기가 좀 힘듭니다.
모시던 대상이었으면 떠날 때도 같이 가던 가 아님 깨끗히 뒷마무리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말이죠.
일본인들은 그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태국인은 또 일본인이 아니죠.
아무튼 한 때 숭배의 대상이었는데 떠나면 쓰레기의 신분이 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많이 이상합니다.
우리나라 신주 단지도 주인이 떠나면 그냥 쓰레기가 되었던가요?
나라가 다르고 거기 사는 백성이 다르면 생각도 물론 다르니 그러려니 하지만, 그건 좀 그렇더군요.
역시 다른 나라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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