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7

[치앙라이] 모처럼 소소한 치앙라이 소식 셋

정안군 2017. 12. 9. 12:27

 

 

 

에피소드 하나, 미나리.

 

이번 태국에 올 때 가지고 왔던 것 가운데 냉이와 미나리가 있었어요.

태국에 다시 온지 어느덧 3주가 넘었네요.

냉이는 국과 찌게에 넣어 벌써 먹었으니 다시 자연으로 벌써 돌아 갔고 그나마 아직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 미나리입니다.

그도 미나리 줄기는 벌써 먹었고, 뿌리 부분만 접시에 담아 두었었는데 또 자라서 한 차례 또 잘라 먹었습니다.

질긴 생명력이 있어 남은 뿌리에서는 또 줄기가 다시 올라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땅에 심겨진 것이 아닌 것은 언젠가 수명이 다하기 마련.

혹시나 해서 그 중 하나를 우리 집 마당 한 쪽에 심어 보았습니다.

미나리는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니 아침마다 물을 듬뿍 주었죠.

여기서 미나리가 과연 살까?

 

그리고는 며칠 동안 바빠서 관심이 없다가 비로소 어제 생각이 나 찾아 보니 어렵쇼...

입이 돋아나 있었어요.

아이구 예뻐라.

살아났단 말이지.

 

해서 그릇에 남겨 있던 나머지 미나리도 그 곁에 모두 심었습니다.

심고는 미나리꽝처럼 물이 질퍽하게 부어 넣어 주었네요.

 

이 친구들이 과연 여기서 뿌리를 잘 내리고 잘 살까요?

미나리를 태국어로 번역을 해 보면 ‘팍치화랑’이라 나오는데, 이걸 다시 한국어로 돌리면 파슬리로 번역이 되는 것을 보면 태국에는 미나리가 없어 태국어에도 그 존재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만약 이 친구들이 잘 살아 태국에 뿌리를 내리면 뭐라 이름을 붙일까요?

‘팍치까올리’라고 할까요?

까올리는 태국어로 한국을 뜻하고 팍치는 한국인 대부분이 싫어하는 채소 고수를 말합니다.

 

고수와 미나리는 자라는 곳은 완전히 다르지만 좀 비슷하게는 생기지 않았나요?

모두 향이 나는 채소이기도 하고요.

잘 살지 말지도 모르는데 미리부터 쓸데없는 고민하고 있네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원래 외국산인데 들어 와 잘 번식하고 사는 게 많으니 혹 모르죠.

팍치까올리.

일단 이름은 좋네요.

 

에피소드 둘, 큰 징거미 새우

치앙라이는 바다가 먼 곳이라 해물이 그다지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대형 매장에 가면 게나 새우도 있지만, 운반 도중 어떤 처리를 하는지 믿을 수 없어서 잘 사 먹지 않게 되지요.

그래서 해물 가운데 가끔 사먹는 것은 냉동 고등어 정도입니다.

매장에서 파는 고등어는 노르웨이산과 일본산이 있는데, 일본산은 당연 제외.

먹기 좋게 손질도 되어 있고 값이 싸서 아주 좋습니다.

이런 실정인데.

 

그런데 갑각류 열렬 팬인 나에게 반가운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이 치앙라이에서도 많이 나는 큰 징거미 새우입니다.

이 친구는 일종의 민물 새우인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징게미나 새뱅이라고 하는 조그만 민물 새우와는 차원이 다르게 크답니다.

앞다리가 제 몸의 두 배 정도 되게 긴게 특징이죠.

 

이 새우는 치앙라이 주의 작은 도시 텅(Thoeng เทิง) 부근의 새우 양식장에서 많이 나죠.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나오니 특별히 치앙라이의 특산물이라고는 할 수 없고요.

새우 양식장은 태국어로 버꿍(บ่อกุ้ง)이라 하는데, 구글 지도에서 텅 부근을 확대해 보면 누구 누구네 새우 양식장이 꽤 많이 나옵니다.

텅은 우리 동네 반두에서 대충 87km 정도로, 승용차로 가면 1시간이 좀 넘게 걸리는 곳입니다.

 

어제 다시 텅의 한 새우 양식장을 찾아 가 보았습니다.

세 번째 방문인데, 마당에 새우 상을 만들어 세워 놓았더군요.

보통의 새우 양식장은 식당도 겸하고 있어서 각종 새우 요리나 다른 요리도 가능합니다.

‘꿍 화오’라 하는 새우 구이가 괜찮은데, 큰 것과 작은 것의 킬로 당 금액이 다릅니다.

태국 물가로 하면 좀 비싼 편이지만 한국에 비하면 거저죠.

생 새우도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간장 새우장을 하려 좀 사왔답니다.

언젠가 사 와서 담가 봤는데, 새우가 싱싱해서 퍽 맛났던 기억이.

설 쯤 자식들이 온다고 했는데 그 때는 먹을 시기가 좀 지날까요?

나 닮아 갑각류를 모두 좋아하니 특별식으로 내 놓으면 좋을 듯 한데, 어떨지.

 

에피소드 셋, 겨우살이

한국이 추어지니 겨우살이 하러 반두에 오시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여건이 작년보다 더 좋아졌어요.

이름이 그린 필드 리조트라고, 맞나?

제법 큰 숙소가 새로 생겼거든요.

 

해서 많은 분들이 뽕파밧 온천 근처 숙소 반파씻 말고 요즘 완공이 되어 가는 그린 필드 리조트에 입주를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반파씻은 수용 인원이 얼마 안 되어 소문을 내지 않았는데, 새로 완공되는 리조트는 규모가 워낙 커서 소문을 내도 되겠습니다.

값도 시내에 비교가 안 될만큼 꽤 저렴합니다.

4층 건물인데 꼭대기 층은 방 규모도 제법 커서 좋더군요.

일층에서 삼층까지는 좀 작은데 모두 크기가 같습니다.

 

물론 4층은 오르락 내리락하는 게 쉽지는 않겠죠.

엘리베이터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이래저래 오는 손님들 친구들 공항에 마중나가고 하다 보니 지난 주는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

혹 겨우살이를 치앙라이에서 준비하실 분은 그린 필드 리조트도 검토 대상에 넣어 두시길.

아직 구글이나 맵스에는 나오지 않으니 궁금하시면 댓글로 문의하세요.

 

단점은 좀 외져셔 교통 수단이 없으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요즘 치앙라이 날씨는 넘 좋습니다.

오시기로 작정해셨던 분들, 얼릉 얼릉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