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하루가 지났는데 벌써 까마득한 옛날 같네요.
두 정상이 백두산에 서서 부러움의 대상이 된 어제가.
일년 중 단지 며칠 정도만 날이 좋다는 백두산.
우리 문대통령이 간 날, 하느님이 보우하사 정말 거짓말처럼 날이 좋았네요.
마치 합성인 듯.
그 모습을 보고 부럽기도 하고 배가 아프기도 하고 했는데.
어쨌든 두 정상이 백두산 정상에서 두 손을 잡고 찍은 사진은 얼마 안 가 역사책에도 나올 명장면이겠죠?
오전에 도서관에 있다가 나오니 마침 비가 개었고.
하늘은 백두산만큼이나 화창하더이다.
왕비 정원 옆의 농부어 연못은 그림 같았습니다.
이런 날 집 안에 박혀 있으면 죄 짓는다는 생각에 하늘이 넓게 보이는 곳으로 향합니다.
이동 중, 화창하니까 보기는 좋은데 좀 덥더이다.
푸른 하늘과 툭 터진 대지가 잘 어울리는 추이퐁 언덕에 섰습니다.
멀리 미얀마와 구경을 이루는 도이창뭅 산이 보입니다.
그 아래는 도이뚱 꽃 정원이 있는 곳.
이런 모습이 치앙라이를 사랑스럽게 만듭니다.
정말 아름다운 치앙라이.
어울릴지 아닐지는 몰라도 이런 서정주의 시가 생각납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네가 죽고 내가 산다면
내가 죽고 네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맞습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해도 좋습니다.
문대통령의 북한 방문 모습을 보면서 문뜩 노무현 대통령을 떠 올렸는데, 아침 뉴스 공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부르는 상록수 노래가 나오더군요.
울컥 했어요.
그리운 사람인데.
정말 그리운 사람인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라 더욱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모두에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듯.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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