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20

[치앙라이] 조금 늦은 어린이날 행사

정안군 2020. 1. 17. 22:02

 

 

 

 

 

 

 

 

 

 

 

 

 

 

 

지난 달,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있었다.

미얀마 이주민 자녀에게 식사 제공을 해주기를 원하는 NGO 단체가 있는데 해 줄 용의가 있느냐는 의뢰였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금액인데, 그 액수에 관계없이 귀한 정성이 모인 것이라서 도움을 주기로 했다.

 

일단 마음이 가는 곳이 있었지만 내가 이곳에 일년 동안 계속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 사정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선교사와 협력을 해서 더 알아 보기로.

 

며칠을 두고 알아 보니 이런 것들을 알게 되었다.

치앙라이 근처에는 미얀마 샨주에서 이주해 온 노동자들이 많이 산다.

일시적으로 온 사람들도 있고 아주 이주해 온 사람도 있는데, 어찌 되었든 소수 민족들이다.

일시적으로 온 사람들은 소수로 흩어져 있고 자녀는 미얀마에 두고 온 경우가 많아 NGO에서 요구하는 사항에 맞지 않고, 아주 이주해 온 사람은 자녀가 있지만 허드랫일이든 열심히 한 사람은 절대 빈곤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았다.

요즘 이주해 온 사람은 가끔씩 있지만 아주 소수라서 이런 사람은 도울 수 있을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하여튼 대상을 좁혀 한 마을을 일단 선정을 하였다.

타이 르족이 사는 마을인데, 정착한지 오래 된 가족은 형편이 괜찮고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은 좀 어렵게 사는 마을이었다.

 

이 근처에서 사는 미얀마 출신 타이족은 타이 르족과 타이 야이족이 있는데, 미얀마에서 이주해 온 다른 소수 민족에 비해 모두 생활력이 강해 열심히 일한다고 한다.

그래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다.

 

타이족은 전설에 의하면 몽골이 중국 운남성을 침공해 왔을 때 동남아 쪽으로 이주를 시작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현재의 태국을 형성하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요 근래 미얀마에서 태국에 들어 온 타이 르족이나 타이 야이족은 태국에 들어 온 후발 주자라 할 수 있겠으나 신분은 천지 차이다.

 

아주민 자녀 중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나 태국 국적을 받은 경우가 많으나, 어른들은 국적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적이 없는 사람도 열심히 일해 정착은 성공했다 해도 이동이나 직업 선택에 많은 장애가 있어 태국 사회에서 형편없는 대접을 받고 사는 형편이다.

국적 취득 방법만 해도 사연이 많으나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태국 안의 소수 민족이 차별을 받는다고 하지만 미얀마 이주민은 이들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아무튼 선정된 마을의 아이들에게 그냥 의미없이 식사를 줄 수는 없어서 일단 얼마 전이었던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행사로 하기로 했다.

예상 어린이는 최대 90명으로 하여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과자와 음료수도 준비하였다.

그래서 우리 생각으로는 얼마 되지 않은 금액이었으나 예상보다 푸짐한 행사가 될 수 있었는데.

 

과자와 음료수는 창고형 매장에 가서 사고, 식사는 전문 식당에 부탁을 하여 가져 온 밥, 국과 반찬 두 가지를 싣고 마을로 향했다.

미리 예고는 했다고는 했지만 얼마나 올까 조금 걱정도 했으나 그건 기우였다.

조금씩 아이들과 부모들이 모여 들어 모두 70명 정도가 되었다.

같이 한 선교사가 준비한 찰흙으로 미리 온 아이들이 기다리는데 지루하지 않도록 하다가 식사를 배식하였다.

 

일단 아이들에게 배식을 하였는데, 준비해 온 양이 많아 같이 온 부모들까지 대접을 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식사를 마친 뒤에는 준비해 온 과자와 음료를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많이 남아 어른들에게도 드리기로.

어른들이 더 좋아 하시더라.

 

모든 행사를 마치니 어른들과 아이들이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사실 인사를 받을 분들은 우리보다 NGO에게 후원금을 전하실 분일 텐데.

우리도 수고를 하긴 했다.

 

마무리도 철저히 하였다.

말끔히 뒷정리도 하고, 그릇과 숫가락 포크도 일회용을 쓰지 않고 깨끗하게 설거지하여 원위치.

 

3시 반에 집에서 나와 모든 것을 마치고 집에 오니 7시 30분이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었는데, 역시 보람은 넘쳤다.

 

이렇게 일단 이번 달은 잘 마무리를 했는데, 손길이 필요한 지역이 있는지 오늘 도움을 주신 선교사들과 더 찾아 보기로 했다.

 

참고로 태국 어린이날은 1월 둘째 주 토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