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날 며칠을 벼르고 별렀던 거사를 해치웠다.
명바기 작품 중 주변 경치가 제법이라는 새재길.
그 새재길이 충주에서 시작하는데 종점까지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돈키호테 같은 돌I 하나가 대선 출마 출정식인가 뭔가를 하는 날, 그 날에 맞춰 잔차질을 시작했다.
연풍에서 이화령을 넘는 구간은 패스.
나는 하늘재를 넘어 문경으로 갔었으니.
사실을 그 코스가 훨씬 정답고 편하다.
이화령이 힘들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충주에서 7시 49분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문경에 도착하니 8시 35분 정도.
그런데 왜 출발 시간이 50분이 아니고 49분일까?
문경읍은 옆 동네 점촌이 기차가 지나가면서 커진 점촌에 흡수되었는데 그 이름은 원조라서 이름은 살았지만 그냥 문경시 산하의 소읍으로 남았다.
문경 새재로 유명세를 탔지만 읍내는 그냥 소읍이다.
진남교반이라는 곳.
이곳까지 길이 참 예뻤다.
첫 번째로 쉰 정자.
신발 벗고 올라가라고.
그래서 벗고 올랐다.
노후된 다리를 건넜다.
이런 게 왜 그립지?
이름이 정겨운 점빵.
카페인가?
그 앞 휴게소.
잠시 쉬어 간다.
점촌 시가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영신 숲 유원지란다.
여기는 오늘 구간 중 최고였다.
좀 부러운 정도.
유치원 아이들도 숲에 공부하러 나왔다.
타강 솔밭.
영강이 여기서는 타강이 되었다.
소나무가 참 예뻤다.
타강이 낙동강과 합류하기 전에 있는 정자이다.
여기는 신발 벗고 올라가라는 말이 없더라.
그래서 신고 올랐다.
멀리 맹바기 시절 낙동강 강바닥을 파내어 쌓았던 골재를 지금 야금 야금 파서 써 먹고 있었다.
이 돈은 누가 땡겼을까?
이것도 맹바기?
건너편 들에는 감자 수확이 한창이었다.
상주가 감자가 유명한가 보다.
타강이 낙동강 본류와 합류하는 지점에 세운 낙동강 칠백리 비석.
옛날에 이곳에 나룻터가 있었단다.
주막도 있지 않았을까?
합류점이다.
사대강 사업 시절에 얼마나 강바닥을 긁었는지 아직도 강 풍경이 밋밋하다.
작은 언덕을 넘어 만난 상풍교 인증 센터.
여기가 충주 탄금대에서 시작한 새재 잔차길이 끝나는 곳이다.
내 목적지는 여기까지인데 여기서부터 상주보까지 간 다음 상주 터미널로 가기로 해서 뽀나스 구간이 되시겠다.
경천대 가기 전에 만나는 전망대.
여기까지 무지 힘들었다.
아니 경사 경사해도 그런 경사는 처음이었다.
옛날에는 절경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어딘지 운하같은 삘이 난다.
맹바기가 그 좋아했던 운하라.
무지막지한 고개 넘어 만난 상주 박물관.
글쎄요.
사람은 없고 뭔가 맹랑한 분위기.
경천대는 충주 탄금대와 같은 분위기이다.
경사가 심해 오르락 내리락.
물론 내리막은 신나지만 여기는 길이 좁고 콘크리트길이라서 조심스러웠고 오르막은 힘들고.
경천대를 지나면 나오는 상주 자전거박물관.
나름 만들 때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금도 그 이유가 유효한지 궁금해졌다.
드디어 종착지 상주보.
주변에 이것 저것 많이 만들어 놓았지만 활용도는 높아 보이지 않았다.
하긴 총체적으로 돈지랄이었으니.
그 주변의 솔밭.
인위적인 냄새가 물씬 풍겼다.
생각보다 일찍 와서 그냥 구미까지 더 갈까 4초 동안 생각해 봤는데 별 특징없는 둑길을 따라 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짓이라는 것을 얼른 깨닫고 그냥 여기서 상주 터미널로.
상주보에서 상주 터미널까지는 공도와 잔차 도로를 같이 이용했다.
중간에 굴다리 뭐시기라는 식당에서 등뼈 해장국을 시켜 먹었는데 역시 경상도라는 지역 맛을 벗어 나질 못했다.
반도 더 넘게 남겼는데 주인한테 쬐금 미안해서 버스 시간이 임박하다 보니 마음이 급해 다 먹질 못했다고 말해 주었다.
뭐 다시 올 집도 아니고 원래 기대도 안했으니 허망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상주 터미널은 상가 건물에 들어가 있는데 입구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참 별난 터미널도 다 있다.
대충 문경부터 상주 터미널까지 68 Km.
돌아 오는 버스가 2시 10분이어서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가 못했다.
결론.
새재 구간은 참 예쁘다.
그러나 조금 맛 본 낙동강 잔차 구간은 앞으로 계속 진행할 마음이 전혀 없다.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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