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월 24일 목요일.
22일에 문자가 왔어요.
이재명 후보가 충주에 온다고.
내가 이래 봬도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거든요.
그래 가봐야지.
그런데 아침 10시네요.
이 시간에 많은 사람이 모일까?
사실 충주야 인구 비례 상 그냥 얼굴 도장 찍는 정도니까 그러니라 합니다.
누구나 그랬어요.
그래도 와 주는 게 어딥니까?
유세 장소는 충주 구도심 젊음의 거리.
말은 젊음의 도시인데 그 주변은 억지로 젊음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느낌이 강해요.
나야 마음만 젊은 사람이라 가본 지도 오래된 동네군요.
대통령 유세에 몇 번 참석을 해 봤나 잠시 생각을 해 봅니다.
저번 대선 때는 태국에 살 때라서 실제 유세 구경은 못 했고 지금 문대통령이 미역국을 드시던 18대 대선 당시 문 후보께서 이 젊음의 거리에서 유세를 하셨어요.
그때 참석해 본 것이 네 번째이자 마지막이었군요.
17대 명바기 때는 이래저래 김이 새서 가지 않았고 16대 노무현 후보는 제1 로터리에서 유세를 하셨는데 그때는 참가를 했습니다.
느낌은 노무현 대통령이 참 키가 작구나.
미리 바람을 잡던 명계남 씨가 우리가 오이 장사만큼 이기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 기억에 있네요.
그때는 오이장사가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5.2 - 10.4% 이기고 있다는 뜻이었더군요.
10이 화툿장으로 장이니.
그런데 실제로는 노무현 후보가 12,014,277(48.91%) 표를 얻어 11,443,2979(46.58%) 표를 얻은 이회창 후보를 진짜 간발의 차로 이겼어요.
이렇게 어떤 선거든 경상도+노인네 연합을 이기기가 싶지 않죠.
선거는 끝나봐야 알고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 비로소 안다는 말이 맞는가 싶어요.
15대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될 때는 유세에 참가한 기억이 없네요.
실제 대통령처럼 굴던 이회창 후보가 되는 줄 알고 그랬던가?
계속 앞서가던 이 회창 후보가 낙선한 건 이인제 때문이었죠.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내 낙선은 너 때문이야.
아무튼 이인제 덕을 많이 본 선거였죠.
이번에도 그럴랑가.
14대 때는 김영삼.
거의 김영삼 후보가 학실(?)하긴 했지만 그래도 막상 김대중 후보가 떨어지니 매우 슬펐던 기억이 있네요.
그날 저녁 여러 직원들과 목포의 눈물을 합창했더랍니다.
13대 때는 노태우.
이 때는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단일화가 절실히 필요했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죽 쒀서 개 준 꼴이 된 선거였어요.
나는 김영삼 후보에게 표를 주긴 했는데 김대중 후보가 충주와 와서 유세할 때 가보긴 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충주 공설운동장에서 했는데 참 쓸쓸했습니다.
그 넓은 운동장에 사람은 겨우 몇십 명 정도였으니.
김영삼 후보 유세에도 가 보았는데 거기도 도긴개긴.
김대중 후보 때 모인 인원보다는 조금 더 많은 정도.
노태우 유세하던 날, 시골에 살던 같은 직원이 와서 하는 말이 우리 동네 노인네들 나 충주로 온다고.
그때나 지금이나 민주화에 도움도 되지 않는 노인네들 숫자는 참 많습니다.
노인네들이 노태우를 찍고 이명박을 찍고 박근혜를 찍고 지금은 또 무당 아저씨를 찍으려고 하고.
날이 무척 추웠습니다.
20분 전에 갔는데 자원봉사단이 나와서 준비하고 있고 본 행사는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오셨네요.
그때는 노란색이 지지 색이었는데.
노태우도 죽었고 김영삼도 죽었고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도 벌써 옛날 사람이니 세월 참.
10분 전인데 아직 썰렁합니다.
그냥 가려다 10시 조금 지나서까지 기다려 보지만 안 되겠더이다.
매장을 열어야 했거든요.
잘 될 거라고 믿고 나는 자리를 떠났습니다.
매장에 가서 문을 열고 청소를 하고 나니 11시 30분입니다.
행사가 끝났을까 아님 아직일까?
운동 삼아서 가보는데 막 끝났더군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네요.
대개는 뒷정리 중이었고 무대에서만 율동 언니들이 활발한 춤사위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여러 단체 모임에서 참가를 했는데 그중 눈에 띄는 단체는 장애인 연대입니다.
그렇지.
이재명 후보도 장애인이지.
그러고 보면 이재명 후보 지지층은 깊이는 좀 떨어져도 상당히 넓습니다.
행사장을 벗어나는데 도우미 언니가 풍선을 몽땅 주네요.
무려 7개입니다.
그걸 들고 집에 오는데 중학생 공주님들이 풍선을 보고는 몹시 탐내 하는 표정.
하나씩 줄까?
네.
그래 하나씩 골라보셔.
그렇게 3개를 주고 나서 나머지는 이렇게.
집 베란다 유리창에 붙여 놓았습니다.
풍선을 보면 하늘이 생각나고 하늘을 생각하면 희망이 보이지요.
그 희망이 3월 초에 이루어지길 빌어봅니다.
또 다음 대통령 유세 때는 한국에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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