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월 3일.
3이 두 개 겹친 날.
그래서 삼겹살 데이라고도 한다네요.
음력 3월 3일은 삼짇날.
삼월삼짇날은 설날, 단오, 칠석, 중양절처럼 양수(陽數)가 겹치는 좋은 날로(손 없는 날이니 거니야?) 봄을 알리는 명절이기도 하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뱀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이랍니다.
음력으로 그러하지만 양력으로 3월 3일인 오늘은 봄이 아직 실감이 나진 않습니다.
그래도 많이 포근해지기는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베란다에 있는 라임나무는 며칠 전 새싹이 나더니 어느새 쑥 커버렸어요.
아무튼.
고귀한 백조 신분으로 매일 아침 아침을 먹고 인간극장을 보는 것이 일과처럼 되어 있어요.
요즘은 100세이신 어르신이 나오셨고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조상이 있는 명문 집안이라서 흥미 있게 보고 있는데 오늘은 방영을 안 하고 딴짓을 하더이다.
먼일이래.
잠시 후.
낯익은 원조 바보가 마이크를 잡고 먼가 말을 하는데 그 옆에는 신흥 바보가 있더이다.
단일화 어쩌고 하면서 말이죠.
뭔 개소리여!
또 철수가 철수한겨?
야들아, 아무리 머릿속에 든 것이 없다고 고스톱 판에서도 연사는 안 되는 거 몰라?
철수 니는 도대체 몇 번을 계속해서 되지는 거니.
그러니까 내가 원조 용어를 말해 주었잖아.
쫄리면 되지시라고.
우리나라 대학에서 최고라는 그 대학 거기서도 문과 계열 최고와 이과 계열 최고 학과를 나온 이 친구들 하는 짓을 보면 왜 학벌이라는 것이 없어져야 하는지 몸소 증명을 해 주는 건 고마운 일이긴 한데.
아무튼 너희들이 아침 일과를 뭉그러뜨리면서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어.
지금까지도 반대해 왔지만 더욱 줄기차게 반대해야 긋다.
그리고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말인데 어이 서결이.
듣진 않겠지만 엉아가 한 마디 조언할게.
노름 판에 이런 좋은 말이 있어.
3판이 지났는데 호구가 안 보이면 니가 바로 호구라고.
능력이 안 되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토론장에 나가는 성의는 참 가상한데 몇 분이 지나도 호구가 안 보였지?
그건 바로 니가 호구라서 그래.
그냥 후배들이랑 니가 좋아하는 술이나 먹으면서 재미있게 살지 뭐하러 그 판에 가서 생고생이여.
그럴 일이 없겠지만 혹시라도 대통이 된다면 네 밑에 있는 사람들이 너를 얼마나 호구로 보겠어.
아마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더 먹다가 어떻게 될걸?
어쩌다 그리 망가지게 되었노?
그려 그 단일화인지 뭔지 해도 망하고 안 해도 망하니 그냥 해 보는 게 낫겠다고 둘 다 생각한 것은 나도 이해를 해.
그런데 왜 남 드라마를 못 보게 하는가?
생각할수록 화가 나네.
바보들의 행진이 아닌 억지 합체를 본 날 나는 잔차나 타는 걸로.
봄 근처에 오니 오후에는 바람이 일어 잔차 탈 때 좀 성가십니다.
그래서 좀 일찍 나갑니다.
늘 타던 코스인데 충주댐 아래 충원교가 공사 중이라서 강을 돌 수는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찍고 오는 걸로 합니다.
목행대교 밑에는 파크골프장이 있는데 사람이 그득하네요.
충주도 오미크론 여파가 대단한데 이제는 별로 무서워하지 않나 봅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조기 방역에 성공해서 제일 덕 본 계층이 노인들입니다.
제대로 못했으면 노인층에서 몇 십만 명이 죽을 수도 있었죠.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은 노인 층이 된서리를 맞았잖아요?
이러해서 이 노인 층들이 사실 문재인 정권의 제일 수혜자들인데 욕은 제일 많이 하죠.
이렇게 네 가지가 없으니 같이 네 가지가 결여된 서결이를 지지하지요.
웃기는데 자기들도 서결이가 능력이 없는 건 잘 알더라고요.
그래서 옛말에 늙으면 거시기해야 된다고 했나 봅니다.
인간 세상이 어찌 되어가든 강물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어요.
모든 선은 물과 같다고 했지요.
우리도 물처럼 순리대로 삽시다.
하긴 그런 걸 잘 알면 바보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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