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04 여행

그들 삶의 현장 아마라뿌라 우베인 다리

정안군 2005. 6. 16. 09:36


<만 식당 주인 아들인데 사진 기술이 없어서 초상권 보호가 저절로 되었네요>

 

좀 쉬고 예정대로 우베인 다리를 가보기로 한다.  우리 모습을 보고 그동안 우리에게 공들여 왔던 택시(우리나라 택시가 아니고 미니 트럭형태임)운짱이 작업을 시작한다.   얼마냐고 하니 8000 짯달란다.   아무래도 너무 비싼듯 하여 5000 짯으로 하자니 안된다고 하다가 좀 누그러지면서 그러잖다.   그래도 많이 준건가 ?   트럭 화물칸에 타고 한참을 달린다.   입구 쯤에서 내리니 좀 걸어야 되는 듯.   다리 입구는 유원지풍이다.   잡상인에다 식당가.  

 

다리는 홍수의 영향인지 중간이 끊어져 있고 또 일부는 널판지 몇장으로 어렵게 이어져 있으며 다리 중간도 기울어져 있어 상태들이 좋진 않았다.   이렇게 우기를 넘기면 건기 때 손을 다시 보는 듯하다.

 


<끊어진 다리는 널판지 몇 장으로 이어진다>


<나머지 부분도 상태가 좋질 않다>

 

운짱이 수입을 늘이려고 뱃놀이 한번 해보라고 권한다.   뱃놀이라 좋지 !!!   커미션을 생각해도 그다지 비싼 요금이 아니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뱃놀이에 나선다.   강폭이 넓어 바다 같기도 하고 호수 같기도 한 강을 노 저어 나간다.   물론 우리가 젓는 것이 아니고 뱃사공은 따로 있지요.   ^^   어디를 가는 것인지 알지도 못하고 타고 나섰지만 아마도 강 건너 가는 듯하다.


<사진이 표현력이 부족하다.   실제 자연색은 환상이었는데>

 



<망망한 바다가 아닌 강>

 

노 저어 강 건너편에 가니 절 탑(짜욱또지 파고다 ?)이 있었다.   원래는 강가에서 좀 떨어져 있던 것이 홍수 영향으로 앞 마당까지 물에 잠겨 있고 절에는 그 근처에 살던 사람들과 동물들이 물을 피해 절 탑안에 와서 임시로 사는 듯 했다.

 

사람과 동물이 섞여 있는 절 안은 난민 수용소 같은 분위기였다.   해마다 우기는 반복될텐데 우기 때마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는 것인지 아니면 올해에 유난히 피해가 큰지는 알 수가 없다.

 


<다리 높이 = 물 높이 - 그래도 사람들은 다닌다>

 


<끊어진 다리 초입 - 요 부분은 배로 건너 준다>

 

남들은 피난 생활을 하는데 유람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바로 배로 원래 자리로 돌아오니 너무 일찍 왔는지 운짱이 조금 기다리란다.   눈치가 막간을 이용하여 그 차로 영업 활동에 나선 듯 하다.

 

식당에서 물고기 튀김을 시켜서 먹고 있는데 웬 할머니가 오더니 한 손을 내밀며 뭐라 한다.   잘 들어보니 '노 머니 노 고한'이란다.   영어와 일본어의 혼합이다.   고한이 일본말로 밥이니 우리 말로 번역하면 돈이 없어 밥 못먹는다 이런 말이다.   우리를 일본인인줄 알고 이렇게 말하며 동냥하는 듯하다.   이런데서 돈 주면 그날 온 동네 거지들의 타켓이 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터라 매몰차게 거절한다.

 

'노 머니 노 고한'이라...혹시 일본에 가서 돈 떨어지면 한번 써먹어봐야겠다.   ^^   돌아와서 밍밍 레스토랑은 너무 간듯하여 '라시오 레이'라는 샨 레스토랑에 가보기로 하고 게스트 하우스를 나서니 칠라가 아는 척을 한다.

 

자전거 택시로 가보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샨 식당은 이른바 부페식인데 들어가니 사람들이 많았다.   어디를 앉을까 왔다 갔다 하는데 일본인 두사람이 아는 척을 한다.   아마 우리를 일본 사람으로 잘못 안 듯하다.

 

일본 말로 '어느 것이 맛있냐"고 물으니 '아찌 고찌'란다.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다는 말인데 실실 비웃는 태도가 맘에 안들어 그냥 나와버린다.   일본 사람들은 천성이 남 간섭을 하지 않는데 별난 사람들인 모양이다.   집사람도 별로 마음에 없어 하고.

 

생각보다 일찍 나온 우리를 보고 앞에서 대기하던 칠라씨가 깜짝 놀라며 다가오길래 이 근처에 있는 샨 국수집에 가고 싶다고 하니 타란다.   가보니 게스트 하우스 바로 앞...   가면서 식사 후에 계획이 있느냐고 묻는다.    없다고 하니 미얀마 전통 인형극에 한번 가보란다.   집사람도 좋아하고 특별히 밤에 할 일도 없어 좀 비싸지만 식사 후에 가보기로 한다.  

 

국수는 별로였고 먹고 난 후 만들레 시내를 가로질러 한참을 가니 공연장이다.   서양인들 단체객들이 투어를 하고 식사를 한 후 단체로 오는 곳인가 보다.   우리를 보더니 당연히 일본사람 취급을 한다.  

 

8시 30분 시작인데 너무 일찍 간 탓에 거의 한 시간을 빈둥거리며 그 앞에서 기다리다 시작한 공연...  인형극과 인형을  흉내낸 여자 무용수의 춤,  내용은 뭐 그저 그랬지만 한번은 봐줄만한 정도였다.  

 

밤 깊은 거리를 지나 돌아오는데 한국 식당도 보이고 도중에 칠라가 나에게 묻는다.   '나이가 몇이냐 ?'   얼마라고 하니 자기와 같단다.   거짓말은 아닌 듯한데 칠라 얼굴과 차림을 보니 그 사람과 내가 너무 비교된다.  

 

나는 한국에 태어나서 물질의 축복으로 이렇게 여행까지 즐기고 자전거 택시를 몰며 힘겹게 살아가는 이 칠라.   자식이 5명이란다.   와 !   먹여살리려면 꽤 힘들겠다.   오늘 왕복 요금이 얼마냐고 하니 내가 주고 싶은 만큼 달란다.   아주 고단수이다. ^^   동갑네 오늘 잔치 좀 하라고 3000 짯을 주었다.   꼭 맛있는 것 사가지고 가서 내 얘기를 하고 자식들에게 주라고 하니 눈물까지 글성거리며 고맙단다.  그러면서 그가 아는 축복의 영어 단어는 총 동원하는 듯.   3000원으로 감격하는 그를 보니 다시금 비애가 느껴진다.   이놈의 돈이 뭔지...  내가 태어난 나라가 고맙기도 하고.

 

내일은 따웅지로 이동한다.   차표는 미리 게스트 하우스에 부탁해서 사놓았고.   4시 30분에는 일어나야 될 것 같은데.   일어날 수 있겠지..  

 

어쩄든 이 게스트 하우스는 스탭진들이 아주 친절하다.   실내는 우리나라 절간 아니구만 중국 절간의 향불처럼 모기향을 진하게 피워놓아 모기가 혹시 들어와도 몇 초만에 질식할 정도이였다.

 

만들레를 정리한다.   따웅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