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04 여행

멀고 먼 따웅지 가는 길

정안군 2005. 6. 17. 09:34


<따웅지 무세 호텔>

 

우리를 터미널 까지 데려다줄 픽업 차가 4시 30분경에 온다 하여 4시에 일어나 세수하고 짐싸고 나오니 좁은 복도에는 오토바이와 잠자는 남자 스텝들이 엉켜 있어 나가기도 힘들었다.   4시 30분 부터 기다린다.   그러나 시간이 가도 차는 안오고 모기들만 이른 아침 식사하려고 극성이다.   몇 번 걱정이 되어 잠자는 스텝을 깨워 물으니 걱정말란다.   틀림없이 온다고.  

 

맞다.   틀림없이 왔다.   약속시간보다 무려 40분이 지난 5시 10분경.   우리를 태운 트럭 택시는 밝아오는 만들레 시내를 내달려 한참을 간다.   시내를 벗어난 지점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서 내리라고 하더니 따웅지행 미니 버스에 타란다.   버스를 보니 걱정된다.   심히 낡은데다가 의자도 형편없어 앉아도 다리가 바닥에 닿지 않는다.   그런데 그 걱정은 잠시 후 던다.   많은 보따리를 바닥에 까니 자연스럽게 그 보따리는 발판으로 변한다.  

 

5시 40분 경 버스는 출발하여 양곤에서 만들레 올 때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좋은 길을 한참을 간다.   이쪽은 우기에도 비가 많이 오지 않는다던데 그 탓인지 먼지가 꽤 난다.   건기에는 먼지가 상당할 듯.   지루하게 달린다.  

 

3시간여를 달리더니 밥을 먹으란다.   도중에 운짱에게 과일도 주고 신경 좀 썼더니 같이 먹잖다.   괜찮다고 하고 식당 주인이 시키는 대로 달라고 하니 무슨 메추라기 꼬치같은 것도 있고 좀 먹을 만한 것도 있는 백반 비슷한 메뉴를 준비해 준다.  

 

집사람은 먹기 싫다고 안먹고 나만 부지런히 먹었다.    1000짯이란다.   비싼것인지 싼 것인지 모르겠다.   그럭저럭 먹었으니 달란대로 준다.   그곳쯤에서 양곤가는 길과 갈라지더니 조금씩 산길로 변하는 길을 오른다.   조금 오르고 평지 비슷한 길을 가다가 좀 더 오르고 평지 비슷한 곳을 좀 달리는 형태로 한참을 오른다.   중간쯤 되는 곳에서 서양인 팀들이 탄다. 

 

사진에서 보아 눈익은 껄로 좀 못미쳐서 폭우가 쏟아져 차안까지 비가 새들어온다.   중간에서 탄 서양인들은 비가 새들어오니 이리 저리 피한다.   피할 때마다 버스 차장은 비가 새지 않는 자리에 앉았던 미얀마 사람을 쫒고 그 자리에 앉힌다.   참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외국인들이다.   ^^

 

껄로에 이르니 완전히 고원 분위기이다.   낮은 구릉들이 흐르는 평온한 곳.   조금 더 가서 아웅반이라는 곳의 휴게소에서 점심 시간을 갖는다.   볶은밥을 시켰는데 그 맛이 환상적이다.   먹어 본 볶은밥 중 가장 맛있는 명품이었다.   휴게소를 지나서 한참을 더 가니 소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곳이 pine land라는 모양이다.   소나무는 시원한 곳에서 사는 식물이니 이곳이 얼마나 시원한지 잘 알겠지 하고 소나무들이 말해주는 것같다.  

 

버스 안이 시끄러워진다.   우리보고 내리라는 듯하다.   우리는 인레 호수가 아니고 따웅지를 갈라고 한다고 한참을 설명한 끝에 쉔양 분기점을 지난다.   따웅지는 또 올라간다.   비는 한참을 쏟아 붇고.   도중에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탔는데 영어를 조금 알고 있어 우리가 따웅지 무세 호텔에 간다고 하고 그곳을 운전사에게 알려 주라고 했더니 그런단다.

 

꼬물꼬물 길을 한참 오르더니 종착점인 따웅지이다.   거의 10시간이 걸렸다.   따웅지에 들어서니 택시로 변해 손님이 원하는 곳에다가 내려 주기 위해 골목길도 들어간다.   우리도 당연히 호텔 앞에서 내려준다.

 

선교사가 따웅지에 가거든 찾아 가라던 무세 호텔이다.   이곳에 오면 연락을 받은 사람이 나오기로 되어있다.   무세 호텔에 들어가 사장을 찾으니 딸이 영국에서 결혼식을 해 그곳에 갔단다. 엥 !  

 

혹시 김선교사를 아느냐고 하니 안단다.   휴- 일단 안심.   연락 받은 것 없냐니까 없단다.  다시 엥 ! 어떻게 된거야 ?

 

비 끝이라 반팔이 썽썽거릴 정도로 춥다.   이제까지 지냈던 호텔 방 중에서 가장 누추한 방에 들어와 따뜻한 물로 씻고 좀 쉬니 나아지는 듯하다.   거리 구경에 나서니 골목 골목은 별 특징이 없다.   길거리를 달리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우리나라 한겨울 복장과 비슷하다.    이곳이 더운 나라라는 것이 무색하다.  

 


<깨진 흰색 유리 병조각으로 장식한 담장>


<초록 유리 병조각으로 장식한 담장>

 

호텔을 따라 조금 밑으로 내려가니 한자로 사천식 구이라고 써있는 집이 있다.   닭, 돼지 등 고기 꼬치와 여러 가지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TV에서는 아시안 컵 축구대회 기간이라서 일본과 바레인의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자기네 나라 경기도 아닌데 젊은이들에게 그 열기가 대단했다.   특별히 할 일이 없으니 스포츠 중계에 매달리나 보다.  

 

닭다리, 닭날개, 돼지 고기 꼬치 등을 실컷 먹는다.   하나에 20짯 정도되니 먹어봐야 얼마 안된다.

 

축구는 일본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이겨 결승에 오른다.   바레인도 잘 했지만 일본도 꽤 잘한다.   중국과 결승전을 치루게 되어 있는데 홈팀인 중국이 일본을 이길까 ?  

 

그나저나 우리를 찾기로 한 사람은 어디 있는건가 ?   내일이 되면 찾아 오겠지 하고 좋게 생각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