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05 여행

덤으로 얻은 양곤 시내 구경

정안군 2005. 8. 20. 12:07


                                        <비행기 기내식>

 

미리 인터넷에서 확인을 해 보았지만 현지 돈무앙 공항에서 어떻게 밤을 보내야 하는지 정보가 부족했다.   일단 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솔직히 이번에는 나 혼자가 아닌 11명의 대군이니 좀 걱정도 되긴했다.  

 

방콕 현지 시간 10시 경에 도착했는데 당연히 우리를 맞이해 주는 사람도 없고 시설도 없다.   물론 트랜싯 호텔이 있기는 하지만 그 돈이 만만치 않아서 일찍이 포기했었고.(기본 4시간에 일인당 25 $인듯)   우선 저번 미얀마 항공권을 받았던 트랜싯 카운터1을 생각하고 가다가 보니 그곳은 공간이 작었던 생각이 났다.   그래서 트랜싯 카운터 2쪽으로 방향을 돌려 가보니 그야말로 이곳이 공항족의 숙소였다. ^^  

 

그러나 그곳도 좋은 자리는 벌써 다른 사람이 차지하였고 자리가 있는 곳은 공항 비행기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판 바로 밑이다.   그곳에 한국에서 가져간 은박지 돗자리를 깔고 모두들 잠잘 모드로 접어든다.   다행히 모두들 이것도 경험이라고 편히 생각해 준다.   나도 같이 전광판 밑에 눕긴 하지만 눈 앞에 매달려 있는 커다란 전광판이 신경이 쓰인다.  

 

만약 저 놈이 떨어지면 오징어?   차바퀴에 깔려 죽은 개구리 등등이 자꾸 생각나면서 잠이 오질 않는다.   아무래도 편한 맘으로 잘 수가 없어 공항 면세점들을 배회하다 돌아오니 전광판 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자던 서양인 여자 자리가 비어있다.   그곳으로 옮겨 잠을 청한다.   이거야 정말 !!!

 


<피난민 수준, 처음에는 전광판 밑에서 잠들을 잤었는데 옮겼다.   대단한 한국인들 ^^>

 

거의 새벽 3시경까지 비행기 출발이 이어지니 그 안내 방송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대한항공 안내 방송, 그리고 푸켓항공에서 알린다는 현지 태국인인듯한 엉성한 발음의 한국어 안내.   계속이어지다 보니 자는둥 마는둥.   에이고 새벽 3시면 우리나라 5시가 아닌가 ?    그냥 일어나 생각을 정리하며 보내기로 한다.

 

벌써 일어나 면세점 구경을 하던 일행이 돌아와 이곳보다 좋은 곳이 있다며 그쪽으로 옮기자고 한다.   가보니 항공사 라운지입구 뒤쪽에 좋은 곳이다.   승객들은 라운지안인줄 알고 들어오지 않는가 보다.

 

돈무앙 공항 밖의 비행기 이착륙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양곤 출발 시간이다.

 

거의 만석이다.  서양 승객을 가득 채워 유럽의 한 지역 비행기처럼 보인다.   짧은 비행 시간끝에 양곤 공항에 도착한다.   여전히 우리를 맞이하는 일본 시내버스.

 

공항은 수리중이라 좀 어수선하다.   입국 심사는 여전히 수작업이고.   짐을 찾아 나오니 선교사님과 현지 전도사, 그리고 퐁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야 호텔 버스, 겉은 멀쩡한데 속은 영>

 

인야 레이크 호텔에서 나온 버스를 타고 우선 선교사댁으로 가서 아침을 먹는다.   식사 후 호텔에 가니 폭탄 테러 영향인지 차량 체크에 몸 수색까지 한다.   하긴 하지만 웃음이 나올 정도 엉성하다.   

 


<호텔 방에서 바라본 호텔 입구, 그래도 이것이 제일 모양이 좋다.   다른 곳은 관리 상태가 영>

 

 



 



<역시 인야 레이크 호텔의 생명은 외곽 경치이다.   이것으로 시설의 낡음이 용서가 된다>

 


<인야 호, 인이 호수라는 뜻이라던데 그러면 야 호가 되나요 ^^>


                           <인야 호텔 방 더불 룸 - 넓어서 좋긴 하다>

 

체크 인 후 좀 쉰 다음 여행사 버스로 시내 구경에 나선다.   사실 오늘 새벽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와서 저녁 비행기로 양곤에 오는 원래 스케줄을 생각했었는데 어제 비행기로 바뀌는 바람에 덤으로 생긴 시간이다.   이것도 좀 피곤해서 그렇지 괜찮은 일정같다.   우선 카우세(쌀국수)를 잘한다는 식당에 가서 쌀국수와 구운 아이스 크림을 먹는다.   처음 접하는 미얀마 음식이라서인지 반응은 별로 좋질 않다.   내가 생각해도 맛이 그저 그렇다.

 


 


<쌀국수와 구운 아이스크림, 구운 아이스크림이 어디 있냐고 묻지 마시라>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폭우가 쏟아진다.   요즈음은 비가 예년에 비해 더 많이 온다고 한다.   식당 종업원들이 우산으로 버스까지 데려다준다.   보족 시장에 가보니 마침 정전이다.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를 나며 불을 킨 가게도 있지만 대부분 어두움에 쌓여 있다.

 

역시 여자들의 관심사는 보석이다.   진주를 파는 곳에 가서 흥정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여행 경력이 얼마 안되다 보니 초보티가 많이들 난다.  

 


<한국인들도 제법 오는 듯. 한국인 특별 우대 안내판이 그것을 말해준다>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내려 쉐다공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농수산물 시장으로 가서 시장 구경을 하기로 한다.   저번에 비올 때 쉐다공에 갔다가 미끄러질뻔 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것이 좋을 듯 했다.

 

역시 구경 거리 중 제일은 시장 구경이다.   모두들 처음 보는 과일과 채소들이라서 호기심 천국이다.   두리안도 사서 맛보고 태국에서 풋살이라고 하는 과일, 그리고 망고와 망고스틴..   역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망고스틴을 모두가 가장 좋아 하는 듯하다.  두리안은 혐오식품 정도로 취급하고.^^

 

현지 중국 식당에서 가서 싼 맛에 고급 음식을 즐기려고 했는데 선교사님의 강력한 요구로 선교사댁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가정의 식구들과 저녁 예배를 드리는데 예배가 끝나니 내일이 내 생일이라고 작은 케익과 축복송이 이어진다.   이렇게 황송할 수가 ^^ 

 

또 작년에 왔을 때 후원을 약속했던 쌍뚜웨와 심마까지 오랜만에 만나니 정말 반갑기가 그지없다.    뚱뚜두 뚱뚱 만나면 좋은 친구~~ 쌍뚜웨는 샨족, 심마는 인레 호수가에 사는 인타족인데 이곳 선교사댁에서 기숙하며 유학중이다.   이곳 선교사댁에는 30여명이 기숙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단다.   그래도 우리 돈으로 치면 얼마 안들고 학생들도 다들 착해 괜찮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 집에 거하니 힘든 일이 왜 없겠는가 ?  

 

선교사님이 하는 일이 퍽이나 커보인다.

 


<가정 예배-미얀마에서는 허용이 안되는 것이라서 상당히 조심스럽다>


                <내 생일을 위한 축하 케익-미얀마답다 ^^>

 

오늘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돌아온다.   길고 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