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펼쳐질 지옥 훈련 과정을 모르고 마냥 즐겁기만 한 집사람 - 아침 공항안에서
1월 15일 월요일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트레킹 날
비행기가 아침 7시 출발이라서 5시 40분 경 일어나 짐을 챙겨 필요없는 것은 호텔에 남기고 가지고 갈 것만 들고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오른다.
일행은 우리 3명과 오늘부터 우리와 동행할 가이드 겸 포터 타빠이다. 타빠는 몽골리안 혈통이 아닌 인도계인데 어제부터 우리 곁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원래 포터로만 활동하는 친구는 아니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데 가끔 돈이 필요하면 나와서 활동하곤 하는 친구란다.
포카라에서 좀솜까지 비행기료는 67 $인데 타빠는 22 $로 현지인과 외국인의 요금이 다른 차별 요금을 네팔은 적용하고 있다.
포터비는 하루 8 $ 우리 돈 8000원이 채 안되는 돈인데 특별한 수입이 입는 네팔에서는 꽤 인기있는 직업인듯 하다.
허나 그냥 빈 몸으로 걷기도 힘들 길을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고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죄 아닌 죄로 힘든 일들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노래한단다.
I am donkey.
You are monkey.
자기 자신들은 네팔 산악 지역에서 짐을 싣고 다니는 당나귀에 비유하고는 그래봐야 너희들도 산 속에 파묻혀 있다가 나오면 원숭이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자위 아닌 자위를 하며 하는 노래인 듯.
공항에 도착하니 경비가 자기들 깐에는 꽤 살벌하게 펼친다. 티케팅하며 대기실로 들어가는데 이 트레킹과정을 설명하듯 몸 검사할 때의 남자 줄은 긴데 여자 줄은 손님이 없다.
결국 트레킹은 남자에게나 인기가 있지 여자는 별로라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랬을까요???
공항 밖에 대기 중인 비행기
손님들은 거의 서양인들이고 동양인은 우리들과 일본 처자 그리고 네팔리 아줌마 한사람과 우리 포터 뿐이다.
7시 비행기인데 소식이 없다가 한 20여분 지나서 비행기에 타란다. 지정 좌석이 없다고 했으므로 좀 서둘러 비행기 날개 앞쪽에 자리를 잡는다. 비행기는 마치 장난감 비행기처럼 작다. 의자는 양옆으로 한 줄씩 한 20여명 탔나?
뒤로 물리면 고무줄이 감기고 놓으면 감겼던 고무줄이 풀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장남감 비행기처럼 우리가 탄 비행기도 순간적으로 앞으로 나아더니 포카라 공항을 이륙한다.
이륙하면서 바로는 앞으로 사랑곳이 보이더니 설산 속으로 빨려가듯 들어간다.
양 옆으로는 설산인데 사랑곳에서 잘 보였던 마차푸차레가 손에 잡힐 듯 하고 좀 지나니 안나푸르나 연봉이 이어지는데 승객들은 모두 사진 찍느냐 정신이 없다.
조종석 앞쪽도 열려 있어서 조종석까지 나가서 사진들을 찍곤 하는데. 좀 있다가 생각해보니 사진 찍는다고 좋은 경치 다 놓칠 듯 해서 경치 감상 모드로 들어간다.
와 !!! 정말 돈이 아깝지 않다.
비행기 안에서 마냥 행복한 집사람
멀리 보이는 마차푸차레
마차푸차레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와 감격!!!
안나푸르나 남봉인가?
너무나 아름다운 안나푸르나
좀 더 지나니 아마도 우리가 걸어야 할 네팔리들의 삶의 현장이 아래로 펼쳐진다. 그리고는 내리막.
칼리 간다키 강을 따라 있는 사람사는 곳의 모습
아래로 보이는 칼리 간다키 강
썰렁한 좀솜(Jomsom)
비행 시간은 20분여. 꿈같이 짧은 공연 시간이 끝났다. 좀솜 공항에 내리니 우선 공기가 다르다.
다시 냉장고 속으로 들어 온 기분. 썰렁... 아니 춥다.......으흐흐흐 덜덜덜...
양 옆으로 고산이 솟아 있어 7시 반은 해 뜨려면 아직도 먼 시간이라서 어둑어둑한데다 생각보다 무척 추워 워째 잘못 온 것 같은 생각이 번쩍.
나는 당최 추운 것은 질색인데.
좀솜 공항 동쪽으로 보이는 닐기리봉 - 어휴 퍽이나 춥게 느껴진다
좀솜 공항
우리를 태우고 온 고르카 항공
공항에서 짐을 찾아 밖에 나오니 비행기에 탔던 승객들 거의는 포카라 방향 그러니까 마르파쪽이고 우리처럼 묵티나트 방면으로 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우리만 미친 짓을 하는 것인가?
다행히 서양 중년 여인과 할머니해서 두명만이 같은 방향.
휴 다행이다. 우리만 미친 짓 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한 셈.
우리 가이드 타빠가 잘 안다는 모나리자 호텔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짐을 맡기고 야채 수프를 하나 시켜서 먹는데 이 수프라는 것이 좀 거시기했다.
앞으로 음식이 어떨지 예고편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 호텔 주인은 한국에서 10년을 넘게 살고 왔단다. 한국말로 말을 걸어와 깜짝 놀랐다는 거...
정말 네팔에서는 어디서든지 말조심해야 한다. 한국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널려있으니 ^^
좀솜 시가지(?) - 앞 트렉터가 버스 역할을 한다고
좀솜을 벗어나려면 우선 체크 포인트를 거쳐야 한다. 군 부대 앞을 지나 흔들 다리를 건너면 올드 좀솜이고 그 올드 좀솜을 벗어나면 황무지가 시작된다.
아 ! 황무지라............
길은 칼리 간다키 강을 따라 이어지는데 차는 없지만 차가 다닐 정도의 넓은 길은 강 옆 산 아래를 깎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큰 길은 아무래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으므로 트레킹이나 성지 순례에 나선 사람들은 강바닥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른다.
강바닥은 좁은 부분만 물이 흐르고 다른 곳은 자갈길이다. 이곳은 옛날 옛날에는 바다이었던 곳인데 어느 순간에 솟아올라 히말리야 산맥이 되었다 한다.
믿어지질 않지만 바다였던 증거로 지금도 암모나이트 조개같은 화석이 많이 나온단다.
욕심같아서는 하나 줍고 싶지만 그런 것은 아는 사람 눈에나 보이는 것이고 또 돌을 깨보아야 안에 들어 있으니 아마추어 눈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한참을 걸었는데도 아직 해가 나오질 않아서 꽤 춥다.
칼리 간다키 강가에서
우리 일행
해가 나오면서 무채색 빛의 산들이 유채색으로 변한다. 유채색이라고는 하지만 색의 조화가 아닌 명암으로 구분되는 분위기.
명암의 대조가 확연한 분위기
양지와 음지 - 빛의 대비가 뚜렸하다
서유기의 한 장면에서 손오공이 부채를 빌려 불을 껐다는 화염산의 분위기와 비슷한 곳이 나온다. 지층이 뒤틀려 꿈들거리는 모습이 삼장법사가 이 길을 갔다면 새로운 서유기라도 썼을 비슷한 분위기의 지형을 지난다.
해가 나오니 그래도 많이 따뜻해진다. 한 시간여를 가니 한 집이 나오는데 집 앞에서 햇볕 쬐기를 하고 있는 가족들을 보니 좀 심각하다.
물이 부족한 것은 아닐테고 아마 연료가 부족해서 따뜻한 물을 얻지 못했는가? 머리는 태어나서 한 번도 안감은 것 같고 세수는 사치품목인듯...
사진이라도 찍고 싶지만 사람들 얼굴은 찍지 않기로 했다. 허락도 없이 사진 찍기는 싫고 또 좋은 장면도 많은데 굳이 지저분한 것을 골라 찍을 이유도 없어서....
뭔가 이유가 있겠지.
액막이 용으로 달아논 야크 대갈님(?)
홈리스 스타일의 가족이 살던 집
강 건너 어딘가에 마을이 있는가 보다 - 다리 건너 실 같은 길이 이어진다
찻집 한 곳, 에클레바티(Eklebhatti)
루프라(Lupra)가는 삼거리에 위치한 새로 논 다리에서 경치 구경 겸 다리 쉼을 하고 다시 나서면 좀솜에서 1시간 30분 정도 지나 엘클레바티라는 곳에 닿는다.
에클레바티는 찻집 한 곳이라는 의미라고.
이곳은 옛날 이 길을 따라 무스탕을 지나 티벳을 가던 장삿꾼들이나 아님 힌두교와 불교의 성지인 묵티나트로 가던 순례자들이 차 한잔을 마시며 숨 고르기를 하던 곳인가 본데 지금은 찻집이 아닌 롯지의 형식을 띤 집들이 5채 정도...
이곳 칼리 간다키 강 유역은 오전에는 좀 괜찮지만 오후가 되면 강풍으로 유명한 곳.
해서 좀 옴팍한 곳에 집들이 모여 있긴 하지만 집 수가 별로 없어서 좀 썰렁한 분위기이다.
우리는 차 한잔도 마시지 않고 그냥 지난다.
에클레바티
황무지의 꽃 까크베니(Kagbeni)
에클레바티를 빠져 나오면 멀리 강가로 까크베니가 보이기 시작한다. 빤히 보이지만 길은 꽤 멀어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멀리 보이는 까크베니와 그 너머 무스탕 골짜기
더 가까이 보이는 까크베니
WELCOME TO KAGBENI
소풍여행기를 읽을 때 제일 궁금했던 곳이 바로 이 까크베니였다. 사진 속에서 보인 까크베니는 그림의 한 장면같아서 사실 이 곳 때문에 네팔 트레킹을 나서게 된 것이라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막상 와서 확인을 하니 지금은 황폐한 계절이라서 좀 감흥이 적지만 좀 더 푸르름이 짙어지면 정말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곳임에 틀림은 없었다.
어쨌든 입구 롯지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좀솜에서 여기까지 2시간이 좀 넘게 걸려 11시가 채 안된 시간.
문제는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너무 이르다는 것.
이 때만 해도 트레킹 시작날이라서 시간 운영에 대한 생각이 부족했다.
볶은밥으로 해결하고 나니 12시가 좀 넘었고 이곳에서 그냥 머물기는 너무 이른 시간.
이 때의 생각으로는 자르코트까지는 3시간 정도면 갈테니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타빠에게 생각을 말하니 쉽게 No Problem이란다.
하지만 이 때는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 때 멈추지 않고 더 올라가서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던 고산병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톡톡히 경험하게 된다.
집사람은 여기까지 올 때 작은 가방을 매고 왔는데 그 가방도 무척 부담이 되었던 모양. 가방은 작지만 화장품들이 들어 있어 무게는 제법 나갔는데 안 메던 가방을 메니 어깨쪽이 무척 아팠나 보다.
여기서 포터 한 명만 더 구하잖다. 포터 한명이래봐야 우리 돈으로 한 5000원 정도 일테니 나중 약값이나 침값보다는 싸게 먹일 것 같다고.
그러자고 하고 타빠에게 말하니 또 No Problem이란다. 자기가 같이 메면 된다고.
타빠는 우리 침낭 3개가 든 큰 가방에 자기 가방을 같이 멘 상태, 여기다 가방 하나를 더 주면 너무 힘들 것 같아 포터 오늘 오후만 포터 한 명 쓰자고 하니 계속 No Problem이란다.
까크베니 롯지 식당에서 바라본 밖 경치
멀고먼 자르코트 가는 길
하여튼 집사람 배낭을 타빠가 더 지기로 하고 자르코트로 향한다. 포카라는 해발 820 m이고 좀솜은 2720 m 무려 2000 m의 고도차가 나는데 좀솜에서 까크베니까지는 거의 높이 차가 없다.
그래서 오는 도중 고산증세는 없었는데.
하지만 자르코트는 3500 m. 여기서 오판한 것이 언젠가 중국 사천성에 황룡에 갔을 때 해발 4000 m를 경험한 것이다. 이 때 고갯길을 올라갈 때 좀 힘이 들었지 전체적으로는 고산증세는 없었는데 이 때를 생각하고 자르코트 높이 정도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그러나 그 때는 차를 타고 천천히 고도를 높여 적응이 쉬웠다는 생각은 못했고...
어쨌든 자르코트로 간다.
자르코트에서 묵티나트가는 이정표
까크베니에서 자르코트를 가려면 급경사 구간을 오른다. 구비구비 감아도는 길을 오르는데 이쪽으로는 완전히 경치가 달라진다.
마치 티벳의 경치라는데 황량함의 미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급격히 고도를 높여가던 길은 어느 정도 오르면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는데 여기서부터 집사람의 극기 훈련이 시작된다.
까크베니 골짜기
요기까지는 좀 정신이 있는 것 같은데...
선상지에 만들어진 농경지가 특징인 까크베니 골짜기
경사는 완만한데 끝이 안보이니 집사람이 좀 질리나 보다. 쉬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또 점점 길어진다. 하지만 가봐야 할 일도 없고 또 서둘 일도 아니라서 천천히 가는 것이 좋다고 위로를 하며 조금씩 진행시킨다.
너무 너무 힘들어 하는 집사람 - 우리 일행이 진도 나가기 힘든 상황
뭔가 득도를 위해 떠난 분위기이다.
한구비 돌면 또 다른 구비가 기다리고 있고 빤히 보이는 길인데 실제로는 굉장히 멀다. 아마도 공기가 투명해서 멀리까지 잘 보이니 우리가 사는 곳과는 거리 감각이 다른 듯....
멀리 초롱 패스(Thorong La ; La는 고개를 뜻함) 그리고 우리가 돌아가야 할 구비가 앞에 보인다
이런 곳에 초록으로 물들면 얼마나 멋있을까 싶어 타빠에게 여름이면 Green green grass in summer? 이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일년 열두달 똑 같다고...
이런!!!!! 그럼 이곳에 사는 염소들은 무엇을 먹고 사냐? 지금도 먹을 것도 없을 것 같은 가시 나무 관목을 뜯어 먹고 살더만...
그래도 여름은 형편이 좀 나을 줄 알았더니...
거의 사막화된 지형인가 본데 옆 지형을 보면 한 때 큰 비가 와서 흘러 내린 듯한 모습이 있다. 그런 지형 곳곳에 보이는 구명같은 동굴에서 스님들이 수행을 하곤 했다고.
마치 달 표면의 모습인데 물로 인해 패인 흔적이 확연하다
집사람은 거의 한계에 이른 듯하다. 해서 자르코트 전에 있는 마을까지만 일단 가는 것으로 한다. 나도 조금씩 머리가 지근거리기 시작하고.
우리 뒤를 따라오던 서양 여자 두명도 꽤 힘이 드는 듯..
우리도 천천히 가는데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
해서 도착한 곳이 킹가(Khinga)이다. 그러나 길가에 있는 롯지는 한 곳인데 머물기에 너무 허술하다. 홍차 한 잔 마시면 일단 쉬고 집사람을 달래 자르코트까지 가기로 한다.
타빠에게 물어보니 자르코트는 이곳보다 큰 마을이고 숙소도 훨 났다고....
집사람도 이곳 숙소를 보더니 더 이상 말이 없다.
여기 찻집에서 차를 마실 때 서양 여자 두명이 우릴 보고 반가워하고는 먼저 자르코트로 간다.
한 사람은 40이 넘었을 중년이고 한 사람은 완전 할머니인데 중년 아줌마야 그렇다 해도 대단한 할머니이다...
WELCOME TO KHINGA
킹가 마을은 그래도 가로수가 있어서 지나왔던 곳보다는 덜 황량하다. 마을 옆으로 개울물도 흘렀고.
길가 가로수들은 밑 기둥 부분만 남겨놓고 가지는 꽤 잘려나가서 땔감 노릇을 하는 듯 밑둥은 무뚝, 가지는 날씬.
킹가 마을의 가로수
벌써 그림자가 길어졌다
킹가 마을 길가에 있던 불경이 새겨진 돌들
티벳글인가?
멀리 보이는 자르코트
마을을 벗어나자 멀리 언덕 위로 한 마을이 보인다. 자르코트다. 여자와 도시는 멀리서 보면 다 예쁘다고 했던가?
멀리서 보는 자르코트는 신비스럽기까지 한데.
문제는 거기까지 거리가 꽤 된다는 것.
게다가 오르막에 내리막 아주 환상적인데 그래도 갈 곳이 보이기래도 하니 집사람은 힘이 나나 보다.
마지막 급경사 구간을 어렵게 올라서야 자르코트에 들어선다.
일행은 우리를 천천히 갈테니 남겨 놓고 먼저 가서 숙소를 잡으라고 했다.
잘 왔소 - 안내판이 인사한다
해 저무는 자르코트 마을
멀리서 보이던 자르코트는 꽤 예뻤는데 막상 들어가자 역시나...
우리 일행이 잡아놓은 호텔은 플라자.....
이름이야 무궁화 5개 급이지만 방에는 불기 하나 없고 식당에만 간신히 숯불로 난방되는 곳....
이런 곳에서 사는 것이 정말 용에 보인다.
물값, 불값을 모두 받는 곳. 가스 통이 있기는 하지만 당나귀 옆구리를 타고 온 가스는 이 호텔에서 귀중한 것..
모든 것이 이곳에서는 귀하다.
맛이야 그렇고 그런 저녁 식사를 마치고 할 일이 없는 우리는 식당에서 발 아래 놓은 숯불 난로 불을 쬐며 고스톱으로 지루한 밤을 그나마 재미있게 보내는데...
8시 30분 정도가 되니 이집 아들이 올라오더니 불 끄고 자야 된단다.
해서 방에 들어오니 춥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오리털 침낭을 펴고 그 동안 입고 있던 오리털 파커를 벗고 내복 바람으로 침낭 속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벗자 마자 사정없이 떨리는 몸뚱이...
황룡에서 있었던 밤의 오한 사건이 재현되었다.
그 때는 텐트 생활을 포기하고 아랫 마을 호텔로 피신을 해서 그 상황을 모면했는데 오늘은 뭘로?
당장 오리털 파커를 다시 입는다.
입고 침낭 속에 들어가긴 했는데......
머리털나고 가장 길고 힘 들었던 밤이 시작될 줄이야.....TT
우리 보금자리 자르코트 플라자 호텔
Park Elson님의 여행기에서 퍼온 사진(플라자 호텔인데 봄이라서 느낌이 완전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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