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창한 봄
올해 현장학습은 예산 수덕사란다.
내가 태어난 곳은 충남 부여, 수덕사가 있는 예산은 같은 충남이지만 충남을 가로지르는 차령산맥때문에 사람의 왕래는 거의 없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가본적도 없고...ㅎ
수덕사는 불교 양대 문중의 하나인 덕숭문중을 배출한 곳 아닌가..
경허, 그리고 만공 선사의 입김이 서린 곳...
그래서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때는 꽃피는 4월 봄날 하고도 10일..
지난해는 날씨가 을씨년스러운 날이었는데 그야말로 오늘은 화창한 봄날...
9시 경 충주를 출발한 버스는 증평을 거쳐 오창 그리고 천안을 달린다.
우리나라는 온 동네가 길 공사장 같다.
지방도도 4차선으로 넓여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리가 덜 된 공사장은 분위기가 썰렁하긴 마찬가지.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려 12시 반이 다되어 겨우 첫번째 목적지 한국고건축박물관에 도착한다.
한국 고건축 박물관
어째 입구에서 보니 영화 세트장 분위기이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인데 우리는 인솔자라서 무료 ㅋㅋ
느낌은 그저 그랬다.
아이들도 이곳 구경보다는 같이 온 교생 누나들과 사진 찍는것이 더 좋은 듯...
한 때 유흥준의 우리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나온 주심포와 다포 양식을 보고 가는 절마다 꽤 관심있게 보곤 했는데 이러한 양식들은 중국 당나라와 송나라 때 절정을 이루었다는 다른 책을 읽고 그만 흥미를 잃어버렸다.
주어진 30여분의 시간을 끝내고 옆 동네에 있는 수덕사로..
학생들에게 점심 시간을 주고 우리는 산채 정식을 잘한다는 그때 그집으로...
그때 그집은 수덕사로 들어오던 옛길가에 있는데 자그만 계곡을 끼고 있고 요란한 음식점이 들어서있는 주차장 근처보다 한적한 곳...
음식은 정갈하게 잘 나왔다...
하긴 시간이 1시 반이니 뭔들 맛 없겠어?
덕숭산 수덕사
점심 식사를 마치고 슬슬 수덕사로 간다.
기둥이 돌인 일주문
이응로 화백은 여러가지 면에서 화제의 주인공인데 이곳은 그의 생가였다고...
본 부인은 이곳에서 청춘을 다 혼자 보내고 흙으로 돌아갔고 이응로 화백은 프랑스에서 제자인 신 여성과 살다가 흙으로 돌아갔다.
유교 의식에 젖은 본부인은 남편의 외도에도 그저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았고 그 잘난 남편은 유교의 뒷받침속에 자기 좋은 대로 세상을 살았는데...
누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여성의 피맺힌 한은 누가 풀어주는가?
덧없는 세월은 흐르고 그 자리는 지금 돈벌이 차원에서 다시 지어지고 있는 듯....
대웅전앞에서 내려다보는 내포평야의 모습은 부석사에서 보는 대간만큼이나 경치가 좋았다.
물론 주는 느낌은 다르지만...
확실히 산이 작아서 골은 깊지 않지만 뭔가 아늑함이 느껴지는 수덕사...
과연 이 자리를 처음 잡은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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