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풍경

새봄맞이 변산반도 나들이 - 1

정안군 2006. 4. 23. 22:13

다니는 교회에서 봄나들이를 가기로 했는데 희망자가 버스 정원보다 너무 적다고 머리수 부조를 해달란다.   나중에 인원이 차면 우리 부부는 빠지기로 하고 일단 신청을 했는데 전날 물어보니 가야 되겠단다.  

 

그래 핑게김에 남도 나들이를 해보기로 한다.   변산 반도를 간다고 하니 두아들아빠님의 여행기에도 나왔던 변산반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자.

 

아침에 교회에 가보니 예상밖으로 전날까지 희망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많이 나와 버스 한 차를 채운다.   그러고 보니 우리 부부는 그놈의 머리수 부조에 또 걸려든 셈이다.   하여튼 우리 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예측 불허이다.    전날까지 예약도 하지 않고 있다가 당일에 간다고 하는 사람들이나 왔다고 아무 말없이 받아 주는 사람들이나 당연한 듯 여긴다.   역시 다이나믹 코리아.

 

버스는 중부, 경부, 호남 고속도로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간다.   역시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나무들의 푸르름이 더해진다.

 

 

3시간여를 달려 정읍 휴게소에 도착한다.   녹두장군 휴게소이다.   녹두장군은 휴게소 이름으로도 남았다.   그래도 잊혀지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이름이 남아있음이 용해보인다.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은 예술이지만 이곳은 유아 전용 화장실까지 마련되어 있다.   어찌되었든 우리나라도 조금씩 조금씩 약자에 대한 배려가 좋아지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런 시설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느리지만 조금씩 선진국 모습으로 가는 한국...

 

정읍 인터체인지를 나오니 멀리 자전차 여행때 왔던 정읍역이 보인다.   5월 중순에 다시 오기로 했었는데 생각보다 이르게 이곳에 다시 온 셈이다.   물론 오늘은 그냥 스쳐가는 것이지만.   그 옆으로 교회 건물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와 !!! 저렇게 한 건물이 도시 이미지를 망칠 수 있구나.   꽤 규모가 있는 교회인데 저렇게 밖에 설계가 안되나 ?   정말 국적 불명의 교회 예배당 건물 하나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차는 한참 공사중인 도로를 지나 서해안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입구를 거쳐 줄포, 그리고 곰소를 지나간다.   삼양사를 일군 김서방네도 이 근처에서 소금으로 부자가 되었다는데 지금은 염전이 곰소 부근에만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점심식사를 위해 곰소를 조금 더 지나 조잡한 건물들이 이어진 횟집과 어시장 복합 상가에 도착한다.   버스 기사의 추천인데 그저그런 관계가 형성된 듯하다.

 

일인당 15,000원이라는 회 메뉴로 점심을 먹는다.   맛은 그럭저럭인데 전라도 음식 가치 15,000원에는 훨씬 못미친 내용이다.

 

 

 

 

상가에 진열되어 있는 문어발, 오징어입(?), 갈치 말린것과 갑오징어와 쭈꾸미가 들어있는 수족관 등 여러 가지를 구경하다가 상가 뒤로 돌아가니 곰소 항이 나온다.   이제는 서울 근처에서는 별로 남지 않은 뻘이 보이는 어항이다.  진한 갯비린내가 진동을 하는 서해안 고유의 어항이 바로 여기 있었다.

 

 

다시 상가쪽으로 돌아오는데 그나마 상가 옆에는 기차 침목을 이용해 지었다는 횟집이 운치가 있지만 옆 상가들과은 어딘가 조화가 되지를 않는다.   기차 침목은 오랜 동안 배어있던 기름 냄새만 해결하면 아주 좋은 건축 재료이긴 한데...

점심 시간과 쇼핑이 무려 2시간이다.   쇼핑도 뭔가 커넥션이 있겠지만 여행에서 뭔가 사는 재미도 관광의 하나니까 특별히 어색할 것도 없겠다.   서로가 돕고 사는 공생 관계일 수도 있겠다고 좋게 생각해주기로 한다.

해질력 경치가 아름답다는 모항이다.   모항입구도 불멸의 이순신 장군이 사용했다는 거북선이 점점 더 흉물이 되어가고 있다.   여기저기 영화나 텔레비젼 촬영장 흔적이 변산반도를 덮고 있었다.  

 

어쨌든 모항은 아름다웠다.   가족 단위로 여름에 와도 너무 좋겠다.   더 팬션 스타일 건축물들이 들어서기 전에 오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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